어제 충남보령의 머드축제를 다녀 왔다.
새벽부터 일어나 설쳤지만 마을버스 타고 지하철 두번씩갈아타고
만나기로 한 교대역 14번 출구를 못찾아 헤매느라
약속 시간보다 15분여를 지각했다.
수많은 눈초리들이 버스출입문으로 쏠려 있음은 당연한일 .
늦은 변명을 시골에서 올라와 14번 출구찾아 삼만리 하느라 늦었다고
다 들으라는 식으로 친구한테 변명아닌 면병을 했다. (비겁 하게시리ㅋㅋ)
어디냐고 버스 출발한다고 빨리오라는 친구의 채근전화를 세번이나 받았으니 .......
사실이 14번 출구찾는데 화살표 따라가다보면 갑자기 없어져서 몇번이나 물어물어서
2호선역과 3호선 승강역을 헤매고 다녔었다.
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출발하는 버스.
일요일 이른시간의 버스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이바구 마냥 막히지않고 씽씽달렸다.
일요일 아침 이라 거의 3시간여 만에 도착한 보령머드축제장....
그야말로 진흙탕속의 레슬링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영복을 입은 남자들과 가끔씩은 연인끼리 그리고 또 가끔씩은
친구들 끼리 한데 뭉개고 넘어지고,
진흙탕물을 뒤집어 쓰고도 즐거워 하고 있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나도 신이난다. 나도 한번 들어가 진흙탕에 뒹굴어봐?
아서라 사진이나 찍자 그렇지만 일상복을 입은 나는 마치 이방인으로 느껴졌다.
수영복패션은 기본.
수많은 젊은 남녀가 온몸에 진흘을 바르고 문지르고 각 행사장마다
게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일제히 땡 볕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온몸에 진흙바르는게 뭐가 그리 즐거울까 ?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완전 놀이문화를 잊은 기성세대였다. ㅠㅠ
모두들 20~30대 젊은이들이였다. 그럼 그렇지 나이먹은 사람들은 별로 없네 ...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온 학부모를 제외하곤 거의 80% 이상이 젊은이들이였다.
그래, 맨날 정돈된 곳에서 예의나 차리고 데이트를 즐겼던 이들이
이렇게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서로 밀고 당기며 넘어지며 원초적으로
놀다보면 그만큼 더 상대에게 가까이 다가 갈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차츰 이들이 부러워 졌다.
나도 지금보다 조금만 더 젊었으면 저렇게 뛰어 들 수 있을텐데 .....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글거리는 태양마져 이들의 뜨거운 정열과 낭만을 넘어 트릴수는 없어 보였다,.
'그래 이 맛이야' TV속 광고문같이
이렇게 원초적으로 서로 비비고 부딪치며 즐거워 하다보면
이들의 젊은날이 추억거리도 그만큼 낭만적이겠지 .
머드감옥체험, 진흙씨름장, 머드서바이벌장 등 각종 행사장 옆으로는
멋진대천 해수욕장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알록달록 각가지색의 파라솔아래엔 이 여름만큼이나 뜨거운
낭만이 영글고 있었다.
어떤이는 쌍쌍으로 어떤이는 가족모임, 어떤이는 친구들들끼리
대천해수욕장에서 올해의 바캉스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가면무도회 같이 말라버린 진흙이 각자의 얼굴형상을 바꿔놓은 채
간간히 외국인들도 섞여서 서로 즐거워 하는 놀잇거리...
그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진흙탕 싸움,
즐거운 니전투구(泥田鬪狗) 가 벌어지고 있었다.
* 보령머드축제는 문화관광부에서 주관하는 문화관광축제 평가에서
2006년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다고 한다.
보령머드축제는 지난 7.14일부터 21일까지 '세계속의 머드, 머드속의 웰빙'이란 주제로
7일간 대천해수욕장에서 57개의 다양한 체험행사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보령시가 밝힌 지난해 관광객 수는 4만4천명여명의 외국인과 국내관광객 등 대략 172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밝혀 졌다. 최우수문화관광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평가 받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우수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