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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연일 ‘이재명 리스크’ 공세…국정 쇄신 요구는 실종지금 이곳에선 2024. 11. 19. 09:47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부에서 ‘용산’을 향한 ‘쇄신’ 요구 목소리가 자취를 감췄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공개회의는 물론 페이스북을 통해 활발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용산을 향한 쇄신 요구는 삼간 채 오로지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선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결과에 도취돼 쇄신의 고삐를 놓을 경우,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결과를 두고 “이건 백현동에 대한 유죄 판결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을 위한 부지 용도 변경은 국토교통부의 협박 때문이었다’고 한 발언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에서도 유죄가 나올 것이라고 단언한 것이다. 그는 또 “선거법상 2심은 (1심 선고 뒤) 3개월, 3심은 (2심 선고 뒤) 3개월 안에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며 “재판이 빨리 확정돼야 한다”, “신속하게 진행되는 것을 모니터링하는 티에프를 법률위원회에서 꾸려 재판 절차가 왜곡되는 것을 막겠다”고도 했다.
이처럼 한 대표는 지난 15일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온 이후, 기회가 될 때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나흘 동안 페이스북에 올린 관련 게시물만도 9건이나 된다. 검찰과 명태균씨는 물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의 입에서 추가로 쏟아져 나오는 각종 공천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 다음날인 지난 8일 “대통령께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 등에 대해 국민께 약속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줄곧 용산발 소식이 나오기만 기다리는 모양새다.
친한동훈계 한 인사는 “(대통령더러 쇄신하라고) 떼쓰듯이 밀어붙인다고 되는 건 아니지 않냐”고 했고, 또 다른 인사는 “쇄신이 더디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다시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용산을 향한 쇄신 요구가 사라진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15일 재판 결과는) 이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이지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이 이겼다는 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유죄라고 희희낙락할 게 아니라, 그가 득세하도록 자락을 깔아준 우리 스스로부터 반성하고 변화해야 한다”며 “대통령부터 제발 바뀌시고, 여사도 자중자숙하고, 당도 단합하고 변화 쇄신해서 이제는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그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이 대표 유죄 판결이) 한 대표에게 일시적으로 플러스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이것 때문에 쇄신 요구를 미루면 국민의힘도 지지를 못 받는 국면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한 대표의 속도조절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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