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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명태균·김영선 vs 강혜경·김태열 ‘잘못된 만남’지금 이곳에선 2024. 11. 19. 09:44
김태열·강혜경·명태균씨(왼쪽부터)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함께 활동하며 사이가 좋았던 시절 모습. 명태균씨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명태균·김영선·강혜경·김태열 등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들은 어떻게 만났을까? 그리고 어쩌다가 원팀(one team)에서 원수로 갈라섰을까?
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들의 ‘잘못된 만남’부터 먼저 파악해야 한다.
명태균(54)씨와 강혜경(47·공천 개입 의혹 제보자)씨는 2013년 12월 명씨가 운영하던 ㈜좋은날리서치의 사장과 사원으로 처음 만났다. 강씨는 “좋은날리서치 사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입사했다.
당시에도 실제 운영은 명씨가 하고 있었지만, 명의상 대표는 다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좋은날리서치는 썬리서치 등으로 이름을 바꾸다가, 2017년 9월 인터넷매체 시사경남과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체제를 갖췄다. 강씨는 시사경남 편집국장과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직을 맡았다.
김태열(62)씨는 김영선(64) 전 의원보다 나이는 적지만 김 전 의원의 재당숙(7촌 아저씨)이다.
김 전 의원이 수도권에서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때 김씨는 10년가량 비서관으로 김 전 의원을 보좌했다.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변호사로 재직할 때는 김 전 의원 법률사무소에서도 근무했다.
창원으로 돌아온 뒤 김씨는 명씨를 만나 명씨가 운영하던 시사경남의 보도국장, 미래한국연구소의 명의상 대표를 맡았다.
줄곧 수도권에서 4차례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 전 의원은 2017년 갑자기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경남을 찾았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 등 경남에서 재기에 성공한 정치인들을 보며, 김 전 의원도 정치인생 2막 지역으로 경남을 선택한 것이다. 명씨와 함께 일했던 김씨는 경남에 정치적 기반이 없던 김 전 의원에게 명씨를 소개해줬다.
명씨는 강씨를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로 보냈다. 이렇게 명씨와 명씨의 사람 강씨, 김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의 사람 김태열씨 등 4명은 한배를 탔다. 김 전 의원이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경남도지사 후보로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이들의 밀월관계는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거쳐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이어졌다.
이들의 관계는 공천과 당선에 처음으로 성공했던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깨졌다. 2022년 3월9일 대통령선거, 6월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 등을 잇달아 치르면서 사용한 돈을 조달하고 정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2021년 대통령 부부와의 ‘잘못된 만남’ 이후 명씨의 기고만장해진 태도는 원팀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현재 이들은 상대편에 대해 “숨 쉬는 것 빼고 모두 거짓말”(명씨쪽 변호인)이라고 막말을 쏟아내며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수사와 재판을 통해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여론조사 비용, 공천 청탁금, 김 전 의원 ‘세비 반띵(세비를 반으로 나눔)’ 등이 사건의 실체를 밝힐 열쇠다.
애초 김영선·김태열 편과 명태균·강혜경 편으로 이뤄졌던 조합은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은 명태균·김영선 편과 강혜경·김태열 편으로 바뀌었다. 4명 모두 피의자 신분이지만, 명태균·김영선은 지난 15일 새벽 구속돼 창원교도소에 수감중인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강혜경·김태열은 공익제보자로서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강씨는 18일 오전 9차 조사를 받기 위해 창원지검에 출석하면서 “나는 허위 진술을 한 적이 없다. 있는 그대로 모두 진실되게 지금까지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19일에는 김씨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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