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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인들은 여권 없이도 비행기 탄다 [탐나는 유럽]
    문화 광장 2026. 7. 28. 12:23

     

    👑 유럽인들은 여권 없이도 비행기 탄다 [탐나는 유럽]

    2026.07.27

     
    안녕하세요, 본격적인 휴가철입니다.
    독자님이 겪은 여행 떠나기 직전 가장 당황했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여행은 아니지만 지난해 가을 베를린에서 룩셈부르크로 출장가는 길에 겪은 일인데요. 공항에 도착해서 보안 검색까지 마친 후 카페에 앉아 출장 자료를 보고 있었습니다. 비행기 탑승 시간을 확인할 겸 티켓을 보는 순간 멘붕이 왔습니다. 제 이름 가운데 글자인 Seung(승)이 Seing으로 돼 있는 것을 발견한 겁니다😱 제가 온라인으로 체크인할 때 철자를 잘못 입력한 것이었는데요.
    순간 ‘철자를 정확히 입력해달라’는 국내 항공사 공지와 ‘철자를 틀리게 입력하면 추가 요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유럽의 모 항공사 공지를 봤던 기억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철자를 정확히 입력해달라는 건 혹시 모를 탑승 거부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일 수 있고,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는 건 이름 철자 오기가 업무 방해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 비행기 탈 때 신분 확인을 대충했던 경험이 떠올라 그냥 모른 척 탑승해버릴까 생각도 했는데요. 괜히 이실직고했다가 긁어부스럼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출장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그냥 여행이면 모를까, 출장가는 길에 모험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신분증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경우도 간혹 있거든요. 그래서 주변에 보이는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달려갔는데요.
    제가 예약한 항공사와 탑승 시각을 들은 직원의 답변은 다행히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탑승 직전 항공사 직원에게 한 번 더 문의해보라고 했는데요. 제가 사람을 잘 못 믿는 성격이라 그런지 끝까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는데요. 저는 과연 무사히 룩셈부르크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을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본문에서 하기로 하고요. 오늘의 주제부터 소개할게요. 25번째 레터 주제는 ‘여권 없이 비행기 타는 유럽 사람들’ 입니다.
     
    룩셈부르크행 항공기답게 제가 탄 비행기는 ‘럭스에어(Luxair)’였는데요. 탑승구에서 만난 항공사 직원의 답변은 황당할 정도로 쿨했습니다. “철자가 3개까지 틀려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제 이름에서 철자가 2개나 더 틀려도 비행기를 태워주겠다는 것이잖아요. 세상 관대할 수가...😀
    아마도 성이 유난히 길고 중간 이름이 흔한 유럽인들의 특징을 감안한 것 같은데요. 무엇보다 유럽, 정확히는 유럽연합(EU) 내에서 이동하는 비행기라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EU 소속이거나 쉥겐 조약에 가입한 국가 내에선 별도의 출입국 심사 없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을 수 있는데요. 만약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면 구간에 따라 신분증 검사를 안 했을 수도 있기에 비행기를 탈 때도 까다롭게 보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실제로 유럽인들은 EU내에서 이동하는 비행기를 탈 때 여권이 필요 없는데요. 운전면허증이나 우리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신분증만 소지해도 됩니다. 드물지만 신분증을 안 가져왔는데도 비행기를 태워주는 경우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비행기를 탈 때 티켓만 확인하고 신분증 검사는 아예 하지 않는 경우도 봤고요.
    얼마 전엔 독일과 국경을 맞대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다녀왔는데요. 잘츠부르크에서 독일 국경을 넘을 때는 경찰이 열차 안을 돌아다니면서 신분증 검사를 하더라고요. 저를 제외한 나머지 승객들은 서양인이라 모두 플라스틱으로 된 신분증을 내밀었는데요. 제 여권을 보고 EU 시민이 아니란 걸 확인한 경찰이 제게 혹시 거주증도 있느냐고 묻길래 비자를 보여줬습니다. 한국인은 EU 국가에 비자 없이 최대 90일 머물 수 있는데요. 제가 그 기간을 넘겨 머문 것처럼 보여서 요구하는 듯했습니다. EU시민권자와 비EU 국민의 차이를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EU내 자유로운 이동은 경쟁력이기도 한데요. 국경을 넘을 때마다 출입국 심사를 하려면 투입되는 인력도 그렇고, 시간까지 엄청 비효율적이거든요.
    저는 올해 초 비EU인 우크라이나 출장을 위해 폴란드에서 버스로 이동하면서 그 불편함을 체감했는데요. 국경을 넘을 때 버스에 탄 모든 승객이 짐까지 전부 가지고 내려서 보안 검색에 응해야 했고, 별도의 출입국 심사까지 받느라 1시간 넘게 지체됐거든요. 당시 영하의 날씨였는데 벌벌 떨면서 밖에서 대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EU에서 탈퇴한 영국을 여행할 때도 별도의 출입국 심사가 필요한데요. EU 국가에서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이동하는 경우, 탑승구가 동떨어져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EU 권역 내 자유로운 이동은 미국인들에게도 부러움의 대상인데요. 얼마 전 미국인 친구와 통화하는데 본인은 미국에서 24시간 넘게 운전해도 또 같은 미국이라 지루한데, 유럽에선 그 시간이면 언어와 문화가 다른 여러 국가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면서 부럽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이 자유로운 이동이 때론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하는데요. 여행객뿐만 아니라 절도범, 범죄자의 이동도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절도범들이 관광객이 많은 국가 혹은 도시로 원정 범죄를 떠나는 데 걸림돌이 별로 없습니다. 반대로 경찰 입장에선 국경을 쉽게 넘는 이들을 잡을 길이 없고요.
    요즘 한국인들이 유럽을 여행하다가 도난 당한 사연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단순 휴대폰, 캐리어 절도부터 주차장에 버젓이 세운 자동차 유리 문을 망치로 부셔서 노트북 등 각종 귀중품을 챙겨 달아난 사례까지.
    더 속이 터지는 건 현지 경찰의 답답한 대응입니다. 범행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혀도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바로 확인할 수 없고 CCTV가 없는 경우도 많거든요. 게다가 유럽 경찰에는 한국에는 없는 ‘퇴근 개념’이 있습니다. 10분 전에 도난을 당해서 경찰서에 왔는데 칼퇴근 해야 되니 내일 아침에 다시 오라는 황당한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애초에 범인을 잡을 생각이 없어 보이기까진 한데요. 실제 경험담을 들어보면 유럽의 경찰은 범인을 잡아주는 치안 인력이 아니라 피해자가 보험사에 제출할 도난 확인서를 발급해주는 행정 인력에 가까워보였습니다.
    독자님은 이웃 국가를 이동할 때도 여권이 필요 없는 EU의 접근성, 어떠신가요.
    저는 그 간편함이 탐나다가도 자유로운 이동을 핑계로 경찰이 현지 치안을 아예 포기해버린 건 아닌지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눈뜨고 코 베이지 않게 정신 바짝 차리고 다닙니다.
    독자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EU내 자유로운 이동, 탐나시나요?
    아니면 치안에 부담이 될까요?
     

     

     
    축구에 미친 도시 : 리버풀의 낭만 벽화⚽
    독자님, 얼마 전에 끝난 북중미 월드컵 어떻게 보셨나요. 한국 대표팀이 32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속 탄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제가 사는 독일도 축구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일찍부터 남의 나라 잔치를 구경해야 했는데요. 그래도 4년에 한 번씩 전세계 슈퍼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월드컵이 주는 재미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축구에 미친 도시, 영국 리버풀로 가보겠습니다. 그곳에 유별난 볼거리가 있거든요😄
    사진은 리버풀을 대표하는 리버풀FC 홈구장 안필드 주변의 모습입니다. 이게 축구장 주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주택 벽면을 차지한 축구선수들 벽화가 눈길을 끄는데요. ‘축구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구장도 주택가와 붙어 있습니다. 축구와 일심동체인 이들에겐 축구장에서 들리는 소음은 소음이 아닌데요.
    과거 최대 항구 도시였던 리버풀의 항만 노동자들에겐 축구가 삶의 낙이었다고 합니다. 축구 클럽은 지역 주민들에게 소속감을 주었고 소속 선수들을 단순한 스포츠 스타가 아니라 동네 영웅으로 여겼는데요. 그래서 구단 주변에 동네 영웅을 기록하는 벽화를 하나 둘씩 새기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안필드는 보통 축구 구장처럼 외곽에 지은 대형 경기장이 아니라 주거지역 한 가운데 있는데요. 경기장 주변에 오래된 벽돌 주택과 펍, 담벼락이 많아서 벽화를 그릴 공간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벽도 엄연한 사유 공간이잖아요. 어떻게 사유지에 그렇게 많은 벽화를 새길 수 있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안필드 주변 벽화는 지역 예술가와 팬, 주민들이 함께 만든 민중 예술이라 할 수 있는데요. 팬이나 지역 주민들이 특별히 기리고 싶은 선수가 있으면 작가를 섭외하고 개인 주택이나 펍 소유자가에게 허가를 받아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벽화가 지워지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도 경기 시작 전 골목을 돌면서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유명 선수 벽화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리버풀FC에 전성기를 되찾아 준 위르겐 클롭 감독을 비롯해 이집트 축구 영웅 모하메드 살라까지. 주변을 돌다 보면 리버풀의 축구 역사도 저절로 알게 되는데요. 클롭 감독은 최근 독일의 새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리버풀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골목마다 숨은 벽화를 찾는 재미 놓치지 마세요.

    24번째 뉴스레터<스페인에선 국가가 공짜 여행 보내준다>(2026년 7월 13일 발송), 어떠셨나요?
    투표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 가운데 81%가 “탐난다”, 19%가 “탐나지 않는다”고 답하셨습니다.
    다음은 주요 답변입니다.
    (답변 시 닉네임을 따로 입력하지 않으면 익명 처리되니 편하게 남겨주세요.

    😊노인 여행 경비 대주는 스페인 ”탐난다” (81%)
    ●"물론 세비로 지원 하지만 노인 정책이니까 이해가 됩니다."(라이타돌님)
    ●“1석2조 사업에 탐난다. 비용 부담으로 여행을 못가는 노인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주면 여행도 가고 건강에도 도움될 것 같다. 또한 비수기 여행지 즉 지역 개발에도 도움이 되고 서로 윈윈하는 정책일 것 같다.”(산해님)
    ●“복지국가라서.”(일성호가님)
    ●“이미 우라나라도 비슷한 형태의 관광 지원제도가 있는데 아는 사람들만 활용하는 경향이 있어요. 차라리 스페인처럼 하나로 통일시키고 단순하게 만들어서 실제 여행 다니는 데 부담스러운 분들이 다녀올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무연님)
    ●“내가 85세 노인이지만 경제적으로 여행을 못 다니니까요.”(아침이슬님)
    ●“좋은 제도인데, 재정이 문제네요.”(대전유성님)
    ●“우리나라도 즉각 실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수풀에 큰 호랑이님)
    ●“저소득층 노인 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저소득층 관광 약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는 더 효과적인 제도라고 생각합니다.."(진성일님)
    🤔“탐나지 않는다” (19%)
    ●“국가적 재정손실과 나이들어 여행은 고생이다.” (설록님)
    ●“한국 노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epribahn님)
     
    탐나는 유럽 레터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주세요.

     

    한국일보 이메일서비스 중에서 발췌

    https://www.hankookilbo.com/newsletter/story/LI2026072416414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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