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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뱃속보다 짧은 생”…3명 살리고 떠난 9개월 ‘아기 천사’지금 이곳에선 2026. 5. 28. 12:29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장소민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첫돌을 앞둔 생후 9개월 아기가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생후 9개월 된 장소민양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과 신장, 소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태어난 소민양은 지난달 19일 열이 나기 시작해 소아과에서 약을 처방받았다. 그럼에도 열은 며칠 동안 지속됐고 증상은 악화됐다. 다른 병원을 잇따라 찾았지만 소민양은 세균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장소민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소민양의 엄마 박아무개씨는 처음에는 장기기증을 반대했지만 남편의 제안으로 고심 끝에 기증을 결정했다. “세상 어딘가에 소민이의 흔적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믿고 싶다”는 남편과 가족의 뜻에 마음을 돌린 것이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냥 가기보다 좋은 일을 하고 가는 게 낫지 않겠나”라는 게 박씨가 기증을 결정한 이유다.
2.5㎏으로 태어난 소민양은 생후 9개월에도 몸무게가 평균에 못 미치는 7㎏대였다. 박씨는 예방접종부터 먹거리에 신경을 쏟으며 시간이 지나 면역력이 생기면 괜찮아질 것이라 믿었지만, 첫돌을 두 달 앞두고 예상치 못한 이별을 맞이했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장소민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올봄 가족이 함께한 벚꽃 구경은 딸과의 마지막 추억이 됐다. 5월에 가기로 했던 가족 여행은 끝내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됐다.
가족은 아직 소민양과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박씨는 “남편이 소민이와 비슷한 아기만 봐도 갑자기 눈물을 쏟아낸다”며 “더 많이 안아줘야 했는데 뱃속에 있을 때보다 더 짧은 시간을 살고 떠난 게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딸을 떠나보내던 날, 박씨는 미안함에 차마 ‘다음 생에도 다시 내 딸로 태어나달라’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박씨는 “누구의 딸이든 상관없으니 다음 생에는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딸의 장기를 기증받은 수혜자들에게는 “더는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게 잘 살아가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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