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대통령 “인터넷 제한 풀라” 지시, 강경파 의원들 반대 ‘내홍’지금 이곳에선 2026. 5. 28. 12:26

27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에서 한 남성이 인터넷 접속이 재개됐다는 보도 이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반정부 시위 이후 이어진 이란 당국의 ‘인터넷 접근 제한’이 최근 이란 대통령 지시로 점차 풀리고 있지만, 강경파들이 반발하면서 다시 일부 제한되는 등 내홍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각) 시엔엔(CNN)은 전날부터 이란의 인터넷 접속이 부분적으로 복구되고 있다며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테헤란에 사는 46살 남성은 “인터넷에 연결돼 있긴 하지만 여전히 브이피엔(VPN·가상 사설망)을 사용해야 한다. 완전 개방은 아니고 차단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말 급격한 인플레이션 문제 등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지며 올 초 이란 내 인터넷 접근을 제한했다. 시위가 진압되면서 점차 풀렸지만,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은 다시 전면적인 인터넷 차단 상태에 들어갔다.
이런 인터넷 접근 제한은 90여일 만에 풀리기 시작했다. 이란 통신부 소식통을 인용한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당국에 인터넷 접근을 복구하라고 지시했다.
이란은 인터넷 감독 기구인 ‘최고사이버공간위원회’를 통해 인터넷 차단 등의 결정을 내린다. 이 위원회에는 이란 대통령, 정보부 장관, 이란 혁명수비대 수장들이 포함돼 있다. 인터넷 재개가 위원회 표결로 승인된 뒤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당국에 제한을 풀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인터넷 감시 기구 넷블록스는 인터넷 차단 88일째에 인터넷이 복구됐다고 밝히면서 이번 사태를 “현대 역사상 가장 긴 전국적 인터넷 차단”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나 인터넷 재개에 반대표를 던진 강경파 의원 일부가 이에 반발해 위원회 해산을 요구하는 법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국제 메시지 앱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미국 군사 무기에 비유하면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도 반대하고 있다. 강경파들의 소송에 따라 이란 행정법원이 인터넷 복구 조처를 일시 중단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넷블록스는 이날 엑스(X)에 “이란의 인터넷 연결은 현재 24시간 동안 복구 과정에 있는 상태”라면서 “다만, 서비스는 여전히 강하게 검열돼 있고 지난 1월과 비교해 메시지 서비스와 앱 스토어에 대한 새로운 제한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시엔엔은 “이란이 인터넷 접근을 복구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미국과의 협정에 반대하는 강경파가 반대하면서 내부 분열의 징후가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지금 이곳에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지원, 박근혜·MB 겨냥 “꼴뚜기·망둥이…윤석열도 함께 뛸라” (0) 2026.05.28 “엄마 뱃속보다 짧은 생”…3명 살리고 떠난 9개월 ‘아기 천사’ (0) 2026.05.28 뇌졸중은 갑자기 오지 않아…‘혈관·하체·장·잠’이 무너진 결과 (0) 2026.05.28 영상“그냥 결재나 하세요, 결재”…팀장에 45분간 언성 높인 ‘하극상’ 경찰의 최후 (0) 2026.05.27 서소문고가 ‘침하 위험’ 알면서도 안전진단 강행…“철거절차 누락 규명해야” (0) 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