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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10년 만에 드러난 속살… 폭포마다 ‘비경 파노라마’
    문화 광장 2008. 5. 26. 17:55

    <박상문의 Photo & Essay>10년 만에 드러난 속살… 폭포마다 ‘비경 파노라마’

    기사입력 2008-05-24 09:33 |최종수정2008-05-24 10:00 기사원문보기

    속이 후련 대륙폭포 : 지리산 칠선계곡의 대륙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다. 칠선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출입이 통제된 지 10년 만에 공개돼 절경을 보여주고 있다.

    지리산의 마지막 원시림인 칠선계곡(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의 문이 10년 만에 열렸다.

    자연과 동·식물 보호를 위해 출입이 통제됐던 칠선계곡의 비선담과 천왕봉(1915m)까지 총 5.8㎞구간이다.

    비록 왕복 주 2회 그것도 5, 6월과 9, 10월에 한시적으로 개방되지만

    그동안 신비로움으로 감춰져 있던 비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다.

    칠선계곡의 등반은 추성동 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

    장구목을 넘어 조금만 더 올라가면 사람이 거주하는 마지막 마을인 두지동(두지터라고도 함)에 도착한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선녀가 내려올 듯 : 선녀들이 목욕을 끝내고 하늘에 올랐다는 비선담에 햇빛이 들자 단풍나무 잎이 노란색을 띠며 계곡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산골 찻집에선 칠선계곡에서 자란 100여 가지 약초와 나물의 새순으로 만든 녹차의 향을 즐길 수 있다.

    붉은 보라색의 개불알꽃과 흰앵초, 깽깽이풀, 꼬리진달래 등 두지동의 들꽃들은 마음을 더없이 편안하게 해 준다.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우거진 숲을 오르다 보면 잡초로 뒤덮여 있는 마을 터를 발견하게 된다.

    옛 칠성동 마을로 독가촌이 있었던 지역이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깊은 산속에 들어와 살았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두지동을 지나며 잠깐 계곡을 만났을 뿐 울창한 숲과 경사진 산행길은 지루함을 느낄 만큼 계속된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가 싶었는데 드디어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마침내 도착한 곳은 추성동으로부터 3.4㎞ 올라온 선녀탕이다.

    개불알꽃 : 두지동 산골찻집 주변 계곡에는 개불알꽃 등 들꽃들이 진한 자연의 향을 발산하고 있다.

    비로소 칠선계곡의 절경이 그 속살을 내밀고 있었다.

    일곱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선녀탕.

    계곡의 이름이 칠선계곡으로 불린 것도 이들 일곱 선녀 덕분이다.

    선녀에게 연정을 품은 곰과 위험으로부터 선녀들을 구한 사향노루의 동화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많은 부분이 바위와 모래 등으로 메워져 있어

    전설 속의 선녀들이 목욕을 했던 곳으로는 약간 초라하게 보였다.

    선녀탕에서 조금 오르다 보면 칠선계곡에서 빼어난 풍경을 보여주는 옥녀탕이 나온다.

    나뭇잎이 반영돼 진초록을 띤 옥녀탕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아름답기 그지없다.

    세월의 이끼 : 바위틈에 난 이끼가 계곡을 흐르는 물줄기와 함께 청량감을 더하고 있다.

    이곳에서 목욕을 끝낸 선녀들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비선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소(沼)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어우러져 계곡미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칠선계곡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폭포는 바로 칠선폭포.

    작고 아담한 폭포에 불과하지만 산을 오르느라 지친 심신을 상쾌하게 씻어 줄 수 있는 반가운 폭포다.

    재미있는 것은 떨어지는 폭포수의 왼쪽을 자세히 보면 사람의 형상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나이 든 선녀의 모습이라고도 하는데 나는 보지도 못한 채 아쉬움만 남기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칠선폭포와 함께 대륙폭포, 3층폭포의 시원한 폭포수는

    천왕봉과 중봉, 하봉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골까지 이어진다.

    숲속 ‘미래의 생명’ : 숲에서는 새들이 집을 짓고 알을 낳아 놓은 모습을 훔쳐 볼 수도 있다.

    칠선계곡에 있는 7개의 폭포 중 이 곳에 3개의 폭포가 몰려 있어 폭포수골이라고도 불린다.

    울창한 수림을 따라 계속 가파른 계곡을 오르면 칠선계곡의 마지막 폭포인 마폭포를 만나게 된다.

    마폭포에서 천왕봉까지 1.6㎞구간은 그야말로 죽음의 산행길이다. 오르고 또 올라도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급경사다. 활엽수들은 어느새 침엽수로 바뀌어 있다.

    지리산에서 최고의 주목을 만날 수 있으며 구상나무, 전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마지막 힘을 다해 오르면 마침내 한국인의 기상이 담긴 천왕봉에 오르게 된다. 산행을 시작한 지 8시간 만이다.

    칠선계곡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20년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계속 출입이 통제된다.

    그러나 자연보전과 등산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제한적이지만 개방을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탐방예약·가이드제를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홈페이지(www.knps.or.kr)에서 산행을 예약할 수 있다.

    사진·글 = moon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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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예사회(예술사진동호회)
    글쓴이 : 빛과 마음의 탄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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