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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초원이 자폐증 진단을 받자, 엄마 경숙(김미숙)은 좌절한다. 하지만 초원이의 달리기 실력이 정상인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한 경숙은 희망을 갖고 마라톤을 훈련시킨다. 시간이 흘러 초원(조승우)은 스무 살 청년이 되지만, 지능은 여전히 다섯 살 수준이다. 경숙은 ‘초원의 마라톤 서브스리(3시간 내 완주)’를 목표로 정하고 아들의 훈련에만 매달린다.
어느날 전직 유명 마라토너 정욱이 음주운전으로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초원의 학교로 온다. 경숙은 정욱에게 애원을 해서 아들의 코치를 맡긴다. 정욱은 매번 속도조절에 실패해 쓰러지지만 지구력이 남다른 초원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영화 ‘말아톤’은 2001년 19세의 나이에 춘천마라톤대회에 참가, 2시간 57분 7초에 완주해 서브스리를 달성한 배형진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팩션이다. 장애인이 주인공인 스포츠 영화로 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감동시키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초원이와 달리는 감동의 4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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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국제마라톤대회 그대로 담아내
영화 ‘말아톤’은 실제 주인공 배형진이 달린 춘천마라톤코스에서 많은 촬영이 이뤄졌는데, 가을에 열리는 ‘조선일보 춘천국제마라톤대회’ 장면을 그대로 담아냈다. 영화와 실제가 공존하는 춘천으로 달려가 보자. 춘천종합경기장이 춘천국제마라톤대회의 출발점이다. 때마침 내린 폭설로 세상은 눈으로 뒤덮였다. 추운 날씨에도 춘천종합경기장은 마라토너와 시민들로 생동감이 넘친다.
눈 덮인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아본 뒤 마라톤 코스를 따라 길을 나선다. 고속터미널을 지나면 이내 ‘춘천국제마라톤 5㎞’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 의암호 드라이브 길 지나 의암약수터로
5㎞ 지점을 지나면 이내 의암호가 오른쪽으로 바짝 따라붙는다. 의암호를 따라 달리는 길이 멋진 드라이브를 기대하게 만든다. 추위에 떠는 인어공주상이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의암댐이다. 7㎞ 지점에 있는 의암약수터에서 잠시 목을 축인다. 지하 120m의 암반에서 나오는 광천수로 갈증을 해결하고 댐 앞에 있는 의암교를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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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륙의 섬 ‘하중도’ 중도유원지 유명
10㎞ 지점에는 붕어섬이 의암호 위에 길게 누워 있다. 붕어섬과 헤어지나 싶으면 이내 하중도가 오른쪽으로 다가온다. 1969년 의암댐 건설로 생긴 내륙의 섬인 하중도에는 중도유원지가 있다. 영화 ‘와니와 준하’, 드라마 ‘겨울연가’ 등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15㎞ 지점 바로 앞에 있는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 만화의 재미에 흠뻑 빠져 보자. 박물관에서 나오면 이번에는 상중도가 길벗이 된다. 이어 고구마섬, 고슴도치섬(위도)이 차례로 반긴다. 신매대교와 연결된 고슴도치섬에서는 2월 18일까지 얼음섬 별빛축제(www.islandfestival.co.kr)가 열려 나그네의 발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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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양2교 ‘포스코 강구조 작품상 은상’ 받아
25㎞ 지점에는 춘천댐이 위용을 자랑한다. 서상2교를 건너 춘천시내쪽으로 내려선다. 인형극장을 지나면 고구마섬으로 들어서는 입구가 나온다. 자동차 경주가 열리는 이 섬은 영화 ‘청풍명월’에서 어가행렬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37㎞ 지점의 소양2교에 설치된 150m 길이의 아치는 1996년 ‘포스코 강구조 작품상 은상’을 받았다. 의암호 쪽은 빨간색, 소양강 쪽은 파란색으로 칠해진 아치가 조화롭게 서 있다. 춘천역을 지나 40㎞ 지점에 이르면 의암호와 이별할 시간이다. 등 뒤로 소양호와 멀어지며 시내 구경을 하다 보면 이내 춘천종합경기장과 재회한다.
영화는 이 밖에도 서울 관악산,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양재천, 광희중학교 등지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김정수＜로케이션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