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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주가누르기 방지법 ‘채찍’, 기업에 ‘당근’도 줘야지금 이곳에선 2026. 2. 27. 01:48
이번엔 주가누르기 방지법 ‘채찍’, 기업에 ‘당근’도 줘야
입력2026-02-27 00:01
지면 31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마자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까지 밀어붙일 태세다. ‘코스피 6000’ 시대에 맞춰 지배구조 개편을 일거에 매듭짓겠다는 구상이다. 기업 경영권을 제약하는 상법 개정안을 강행한 데 이어 기관투자가와 연기금의 경영 개입을 제도화할 수 있는 입법까지 속도를 내면서 기업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관련 입법 추진을 공식화했고 당내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도 주총 시즌에 맞춰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은 필요하다. 그러나 부작용을 깊이 고려하지 않은 속도전은 경영권 훼손 등의 우려가 크다. 이재명 대통령의 계속된 언급에 정책 드라이브가 걸린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정작 필요한 상속·증여세 합리화는 외면한 채 주가 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또 다른 왜곡이 걱정된다.
해당 법안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상장사의 상속·증여 때 ‘주가’ 대신 ‘비상장회사 평가 방식(공정가치평가)’으로 과세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배당 등 주주 환원을 꺼리고 내부 유보를 쌓는 행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PBR만으로 고의적 주가 억제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저PBR 기업에 일률적으로 공정가치평가를 적용할 경우 대주주가 막대한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경영권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도 신중해야 한다. 금융사의 책임 근거를 법에 명문화해 사실상 강제 규범으로 전환하고 이행 평가를 감독 당국에 맡길 경우 정부의 기업 경영 개입 여지가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대재해 등 정책 요소까지 포함되면 기업 활동 전반을 압박하는 과잉 규제로 변질될 소지도 크다. 상법 개정으로 지배구조에 ‘채찍’을 들었다면 이제는 ‘당근’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기업을 옥죄고 대주주를 위협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들이 스스로 의사 결정의 틀을 바꿀 수 있도록 유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보다 시급한 과제는 상속세 최고세율 완화와 최대주주 할증 폐지 등 상속·증여세 체계의 합리적 개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강제 규범화 또한 연기금의 경영권 개입을 제도화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정교한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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