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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미제 '신정동 연쇄 살인범' 이제 잡았나 했더니 이미 사망
    지금 이곳에선 2025. 11. 21. 15:39

    20년 미제 '신정동 연쇄 살인범' 이제 잡았나 했더니 이미 사망

    범인은 빌딩 관리인

    최하연 기자

    입력 2025.11.21. 12:00업데이트 2025.11.21. 14:37

    ‘신정동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20년 만에 밝혀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에서 5개월 간격으로 연달아 발생한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장기 미제 수사를 벌인 끝에 피의자 정모(범행 당시 60대)씨를 특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정씨는 범행 장소였던 Y빌딩의 관리인으로, 지난 2015년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정씨의 범행은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수법으로 이뤄졌다.

    정씨는 서울 양천구 소재 Y빌딩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당시인 2005년 6월, 휴일에 병원 진료차 빌딩을 방문한 A씨에게 “1층 문이 잠겼으니 지하로 가라”며 유인했다. 정씨는 A씨를 빌딩 지하 창고로 데려가 현금 등을 빼앗고 성폭행한 후, 양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시신을 노끈과 쌀포대로 결박해 자신의 차량으로 옮긴 후 인근 초등학교 주차장에 유기했다. A씨의 몸 안에서는 생리대와 휴지 등이 발견됐다.

    같은 해 11월, 정씨는 귀가 중이던 B씨를 같은 방법으로 지하 창고로 유인했다. 정씨는 B씨에게 폭행을 가해 늑골 골절 등 중상을 입힌 뒤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노끈과 쌀포대로 시신을 결박해 인근 주택가 노상에 버렸다.

    지난 2005년 6월 범행 당시 인근 초등학교에서 포대와 노끈으로 결박된 채 발견된 A씨의 시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정씨는 이듬해인 2006년 2월, 동일한 수법으로 또다른 피해자 C씨를 지하 창고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러나 당시 수사에서는 앞서 발생한 A씨·B씨 살인 사건과의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유전자 감식 기술의 한계로 A씨와 B씨의 몸에서 DNA를 검출하지 못했고, 현장 탐문 과정에서 Y빌딩 관리인에 대한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초동수사에서 단서를 잡지 못한 사건은 2013년 미제로 전환됐고, 2016년 서울경찰청 미제사건팀이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경찰은 방송 제보, 유사 사건 기록 등을 다시 검토한 뒤 2016년과 2020년 두 차례 국과수 감정을 통해 두 사건이 동일범 소행임을 확인했다.

    이후 사건 현장 반경 인근 공사장 관계자, 전과자, 당시 출입기록 보유자 등 총 23만1897명을 수사대상으로 선정했고, 이 중 1514명의 DNA를 확보해 대조했다. 중국 등 해외 데이터베이스까지 조회했지만 일치하는 시료는 나오지 않았다.

    수사팀은 사망자로까지 범위를 넓혔다. 가능성이 있는 사망자 56명의 유품·검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병원에 보관돼 있던 정씨의 검체를 발견했다. 국과수 분석 결과 정씨의 DNA는 두 사건 피해자에게서 발견된 노끈·속옷 등 증거물과 완전히 일치했다. 정씨는 2015년 7월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경찰이 경기도에 위치한 정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모습. 범행에 사용됐던 것과 유사한 검은 비닐봉지가 발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한편 이 사건은 일명 ‘엽기토끼 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오인돼 왔다. 두 사건 모두 비슷한 시기 신정동에서 발생했고 피해자가 납치·폭행을 당했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한 방송사가 동일범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의혹은 더 확산됐다. ‘엽기토끼 사건’은 2006년 5월, 한 여성이 신정동의 반지하 원룸으로 끌려갔다가 가까스로 도주한 뒤 신발장에 붙어있던 엽기토끼 스티커를 봤다고 진술했던 사건이다. 그러나 2006년 5월 당시 정씨는 이미 강간치상 혐의로 수감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장소와 시기가 비슷해 혼동이 있었을 뿐, 두 사건이 연결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정씨가 지난 2015년 이미 사망함에 따라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경찰은 “살인범은 끝까지 추적한다는 각오로 수사를 이어왔다”며 “범인의 생사와 관계없이 장기 미제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에게는 “20년 넘게 경찰을 믿고 기다려 준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5/11/21/CGLNZBCG3BAOTL2TAX5KVJRN7I/?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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