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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공무원" 겸손했던 김건희가... '영욕의 10년'지금 이곳에선 2025. 8. 18. 01:35
"남편은 공무원" 겸손했던 김건희가... '영욕의 10년'
[주간조선]
오기영 기자
입력 2025.08.17. 05:20업데이트 2025.08.17. 13:11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photo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2012년 3월 11일 정오 대검찰청 강당에서 윤석열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의 결혼식이 열렸다. 결혼 한 달 전부터 기업 대관 담당자들 사이에서 윤 과장의 청첩장이 돌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잘나가는 검사이자 대기업 저승사자로 통했던 그의 결혼소식이 돌면서, 각 기업마다 어떤 식으로 얼만큼 ‘성의’를 표시해야 하는지가 고민거리였을 정도였다. 윤 과장이 직접 청첩한 건 아니었지만, 누군가가 구한 청첩장이 카카오톡을 타고 여러 사람에게 전해졌다.결혼 당일 신랑 측에 축의금을 전달하려는 인사들의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재계 저승사자의 신부가 누군지 궁금해했으나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었다. 김건희란 이름을 쓰고, 12살 나이차가 나고 서울대를 졸업했다는 정도의 얘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결혼 후 윤 과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선임 격인 특수 1부장을 거쳐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발령났다. 여주지청은 여주뿐만 아니라 인접한 경기도 양평군도 관할 아래 두고 있었다.
김건희의 존재가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그가 코바나컨텐츠란 회사를 운영하면서 2015년 개최한 ‘마크 로스코전’ 때부터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이다. 추상화의 대가인 마크 로스코전을 국내에서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미술계에서 센세이셔널한 일이었는데, 그걸 코바나컨텐츠라는 소규모 기획사가 기획하면서 김건희란 이름 석 자도 미술계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언론에 코바나컨텐츠 김건희 대표가 처음 등장한 건 주간조선 인터뷰(2017년 11월 24일 자 2484호 ‘컬처人-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였다.
주간조선이 그를 만난 건 코바나컨텐츠가 마크 로스코에 이어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를 끝마친 이후다. 두 번의 전시로 일약 미술계의 기린아가 된 그는 이 시기 국내에서는 최초로 르 코르뷔지에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주간조선은 모 대학교 건축과 교수의 르 코르뷔지에 관련 강의를 취재 갔었는데, 그 자리에 김건희 대표가 전시 준비를 위해 코바나컨텐츠 직원을 비롯해 여러 명의 사람들과 강의를 들으러 왔다. 그가 마크 로스코 전시를 개최한 인물이란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기획사 직원에게 인터뷰 승낙 전화가 왔다. 그날 전화를 한 사람이 바로 최근 특검조사를 받은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었다.

2017년 11월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 소개된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尹 아내’란 사실 알리기 꺼려…
그 시절 김 대표
김건희 대표는 외향적이고 진취적인 사업가였다. 그는 “정치로 문화를 만들 순 없지만, 문화로는 정치를 만들 수 있다”는 전 서독 대통령 테오도어 호이스의 말을 인용하며, 문화가 가진 힘을 마치 신념처럼 내세우기도 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결혼 여부를 물었는데, 그는 남편이 공무원이라고 했을 뿐 말을 아꼈다. 기사가 나간 후 김 대표가 ‘윤석열 검사’의 아내란 소문이 났었고, 주간조선은 이를 확인해 기사화했다. 2018년 4월 진행된 주간조선과의 인터뷰(2018년 4월 6일 자 2502호 ‘윤석열 지검장의 재력가 부인은 누구?’)였다. 당시 김 여사는 ‘문화 관련 C기업의 대표’로 소개됐는데, 이는 자신이 운영해오던 코바나컨텐츠였다.
그로부터 약 1년 뒤인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을 임명했다. 그리고 그 옆에 검찰총장의 아내로서 김건희 대표가 섰다. 잘나가던 미술기획자는 검찰총장의 부인을 거쳐 대통령의 영부인이 됐고, 2025년8월 13일 ‘헌정 사상 첫 구속된 전(前) 영부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이 세간에 등장한 것은 2019년 7월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고속승진’하면서다. 당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 여사가 기획한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협찬 의혹이 처음 제기됐다. 최근 특검이 압박하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역시 이 시기에 불거졌다. 그러나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무난히 임명되면서, 김 여사의 의혹 역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빙산의 일각이었다. 숱한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대통령 선거에 나서면서 집중적으로 시작됐다. 이번엔 김 여사의 학력 위조·허위 이력 의혹이 등장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여사 모친의 요양급여 부정 수급 의혹과 무속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까지 논란의 중심이 됐다. 2021년 12월 26일 오후 3시.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김 여사가 등장한다. 김 여사는 2년6개월여 전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으며 했던 것처럼, 국민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인다. 당시 김 여사는 앞서 ‘개사과 논란’을 의식한 듯 7분여간 굳은 표정으로 사과문을 읽고 자리를 뜬다. 이날 사과가 김 여사에게 여론 반전을 가져오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권교체에 목말랐던 국민의힘이 대통령 후보 배우자를 공식으로 사과하도록 이끌었다는 점은 그에 대해 제어를 할 수 있다는 모습처럼 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실세 영부인’에 대한 소문은 정권 내내 끊이지 않았다. 김 여사는 취임 직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코바나컨텐츠 직원들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첫 해외 순방 당시 민간인을 수행직원으로 동행시켜 ‘비선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2023년 11월에는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인해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지난해 7월 김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 경호처 부속건물에서 비공개 조사하면서 ‘황제 출장조사’란 비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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