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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언스카페] 버터가 살 빼고 아기도 재운다고? 사망 위험 15% 높인다
    지금 이곳에선 2025. 3. 11. 20:38

    [사이언스카페] 버터가 살 빼고 아기도 재운다고? 사망 위험 15% 높인다

    하버드 보건대 33년간 22만명 이상 조사

    식물성 기름은 사망 위험 16% 줄여

    버터를 올리브유로 대체, 암 사망 17% 감소

    입력 2025.03.11. 06:00업데이트 2025.03.11. 06:14
    버터와 올리브유. 동물성 포화 지방인 버터를 과다 섭취하면 사망률이 15%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버터를 올리브유로 대체하면 암 사망 위험이 17% 감소했다./미 하버드대

    지난 3일 미국 뉴욕포스트지는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잠재우기 위해 버터를 먹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틱톡, 인스타그램에는 버터를 한 숟가락 가득 떠 아기들에게 먹이는 부모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팔로워가 100만명이 넘는 한 여성 인플루언서는 버터와 계란, 고기만 먹고 30파운드(14kg)를 감량했다고 주장했다. 여드름과 건선도 사라졌다고 했다.
    버터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2024년 미국 1인당 소비량이 6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때 건강에 해롭다고 구박을 받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과연 버터를 먹으면 병이 낫고 살도 빠질까. 아기를 재우려고 먹여도 문제가 없을까. 전문가들은 큰일 날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버터를 과도하게 먹으면 사망 위험이 15%까지 올라간다는 것이다.
    ◇의료인 22만여명을 30년 이상 추적 조사
    미국 하버드 보건대의 동 대니얼 왕(Dong Daniel Wang) 교수 연구진은 “간호사 22만1054명을 33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버터를 과식하면 사망 위험률이 급증하고 이를 식물성 기름으로 바꾸면 반대로 사망 위험률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6일 ‘미국의사협회지(JAMA) 내과학’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4년마다 간호사들이 특정 유형의 음식을 얼마나 자주 먹었는지 설문 조사했다. 이와 함께 의료정보도 분석했다. 그 결과 매일 밥숟가락 1.5배 크기만큼 버터를 먹는 최다 섭취군은 가장 적게 먹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5%나 더 높게 나왔다. 아기를 재운다고 버터를 먹인 부모는 아기의 미래를 갉아먹고 있었던 셈이다.
    반대로 올리브유와 같이 식물성 기름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은 가장 덜 먹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6% 낮았다. 왕 교수는 “버터를 콩기름이나 올리브유로 바꾸는 간단한 식습관 변화만으로도 장기적으로 상당한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공중 보건의 관점에서 보면 암이나 다른 만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올리브유로 대체하면 암 사망 감소
    버터는 포화 지방이라서 몸에 나쁘다고 알려졌다. 지방은 탄소 원자들이 사슬처럼 이어진 구조다. 탄소 원자가 모두 수소 2개와 결합한 것이 포화 지방이고, 일부 탄소가 수소 하나에만 결합한 것이 불포화 지방이다. 포화 지방은 동물성 지방에 많고, 불포화 지방은 등 푸른 생선이나 식물성 기름에 많다.
    포화 지방은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지방 분자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 수용체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반대로 불포화 지방은 이 수용체를 활성화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린다. 실제로 버터를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버터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버터는 암으로 인한 사망과 관련이 있었다. 하버드 연구진은 매일 10g의 버터를 같은 양의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17%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엄마들이 아기를 잠 재우기 위해 버터를 먹이고 있는 모습./틱톡
    ◇소셜미디어의 가짜 뉴스 반박할 증거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소셜미디어에 퍼져 있는 가짜 뉴스를 반박할 증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영양학 석좌교수인 토머스 샌더스(Thomas Sanders) 교수는 사이언스미디어센터(Science Media Center)에 “이번 연구의 결론은 버터보다는 불포화 식물성 기름을 선택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이라며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식물성 기름에 대한 근거 없는 유해성 주장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이언스미디어센터는 사회적 이슈와 관련이 있는 과학 연구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언론에 전달하는 기관이다. 같은 대학 사라 베리(Sarah Berry)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버터를 건강식품으로 홍보하고 식물성 기름이 치명적이라고 주장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하지만 버터를 많이 먹으면 암과 총 사망률이 증가하는 반면, 식물성 기름은 심혈관 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맛이 좋다고 해도 버터는 가끔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영국 브리스톨대의 조지 데이비 스미스(Gerogy Davey Smith) 교수는 연구의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버터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피하는 사람들보다 흡연자가 두 배나 많았다”며 “사망률에 식품 섭취가 아닌 다른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JAMA Internal Medicine(2025), DOI: https://doi.org/10.1001/jamainternmed.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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