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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석방으로 시민 결의 손상되지 않아”…파면집회 함성지금 이곳에선 2025. 3. 10. 09:38
“윤석열 석방으로 시민 결의 손상되지 않아”…파면집회 함성
“12월3일 돌아간 듯 참담해도 다시 이길 것”
희망의 웃음과 눈물 교차한 경복궁 앞 집회
김가윤기자
수정 2025-03-09 21:27등록 2025-03-09 16:06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틀째인 9일 시민사회단체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15일까지 한 주간을 ''즉각 파면 촉구 주간''으로 선포한 뒤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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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 이후 가장 두려웠던 때를 꼽으라면, 민지은(30)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한 채 한남동 관저에 머물렀던 지난 1월을 짚는다. “체포되기 직전까지 30분에 한번씩 뉴스를 보고, 잠도 못 잤거든요.”
전날 윤 대통령이 구치소를 나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관저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며, 민씨는 그 시기 두려움이 다시 고개 드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구속되고 몇 주는 잠시 일상을 되찾았는데, 참담했어요. 그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 무서워요.” 민씨가 9일 아침 7시 경복궁역 농성장에 달려온 이유다.
체포 52일 만에 석방돼 관저로 돌아오는 윤 대통령 모습을 본 시민들은, 전날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범시민대행진)이 끝난 뒤에도 경복궁역 주변을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 집회를 주도해 온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대표단은 이곳에서 전날 밤 11시부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시민 1천여명도 예기치 못한 사태에 경악하며 밤 늦도록 그 곁에서 시민 발언을 이어갔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비상행동 주간 선포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9일 아침 만난 이다몬(24)씨는 전날부터 그대로 경복궁 담벼락에 기대어 밤을 지새웠다고 했다. 이씨는 “어제 집회 현장에서 석방 소식을 듣고 곧장 집에서 담요를 챙겨서 다시 나왔다”며 “(탄핵 촉구 의견을) 쉽게 무시하지 말아달라는 간절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체포영장 집행 전 한남동에서도 ‘키세스 시위대’가 되어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밤을 샌 경험이 있다.
그렇게 만들어 낸 변화가 무위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다. 이씨는 “석방 뒤 예상치 못한 행동을 자유롭게 하면서 사회적 혼란을 더 키우는 상황이 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밤샘 농성에 나선 시민들은 “다시 힘내고 있는 모습”을 다른 시민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은박 담요를 덮고 밤을 지샌 장아무개(31)씨는 “체포에 이르기까지 힘들었던 시간이 있다보니, 많은 시민들이 동요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그 마음을 위로하고 결의가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밤새 있었다”고 했다. 이날 아침 일찍 집회 현장을 찾은 김영주(28)씨도 “우리는 계속 이겨왔다. 절망적인 소식이 많지만 이번에도 이겨낼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윤석열 파면 촉구 긴급 비상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전까지 매일 저녁 7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을 밝혔다. 전국 법원, 검찰, 정부청사 등 거점별로 동시다발 1인 시위와 시국선언 발표도 이어간다. 비상행동은 “우리 시민들은 위기 때마다 광장을 메우며 역사를 만들어 왔다”며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다시 광장에 모여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860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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