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유럽 생활 /교실 내 휴대폰, 도움되나?지금 이곳에선 2025. 3. 9. 20:02
슬기로운 유럽 생활 /교실 내 휴대폰, 도움되나?
VOL.44|2025.03.03안녕하세요, 독자님유럽에서 날아온 마흔네 번째 편지를 개봉해 주셔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어느덧 3월입니다. 개인적으로 3월은 서운함과 감사함이 교차하는 달입니다. 짧은 2월을 보내고 맞이하게 되어서인지,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아차 싶으면서도, 한 해의 첫 2개월 동안 미처 지키지 못했던 올해의 약속 또는 다짐 같은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며 마음을 다잡기도 하니까요. 설렘이 있는 달이기도 해요.학교를 졸업한지 꽤 지나긴 했지만 3월만 되면 개학을 기다리던 과거 언젠가가 떠오르곤 합니다. 학교 이야기를 꺼낸 김에, 계속 이어가 볼게요. 유럽 각국 언론을 보다 보면, 교내 휴대폰 정책에 대한 뉴스가 자주 눈에 띕니다. 교내에서 금지 또는 제한을 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어서입니다. 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걸까요? 오늘의 슬유생, 학교와 휴대폰입니다."교실 내 휴대폰, 도움되나?"전세계 교육, 과학, 문화 보급 및 교류를 위해 설립된 유엔 기구인 유네스코는 2023년 보고서 하나를 발표합니다. '교육 분야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가'를 다룬 것인데요. 해당 보고서에서 유네스코는 '교실에서의 기술이 학생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결론을 냅니다. 스마트폰 등 각종 기술 사용이 학업 성취도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피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말입니다.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유네스코는 전세계에 권고합니다. "교실 내 휴대폰 사용을 금지 또는 자제하자." '기술과 함께 사는 방법'과 '기술 없이 사는 방법' 그리고 '필요한 것을 취하는 방법'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무시하는 방법'을 동시에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알려줘야 하는데, 휴대폰과 24시간 내내 붙어 있는 환경에서는 이를 가르치는 게 불가능하다고도 유네스코느 부연합니다.당시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발언에도 '뼈'가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은 헤아릴 수 없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사회에서 이를 규제하는 방법에 대한 경고가 제기되는 것처럼 교육에서 역시 이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비슷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술은 학습 경험을 향상시키고 학생과 교사의 복지에 도움이 되어야지, 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사실 유네스코가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부터 휴대폰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국가는 늘고 있었습니다. 이미 2022년 기준 전세계 4개국 중 1개국이 법률 또는 정책으로 '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를 도입했거든요(유네스코 조사). 13% 국가는 법률로 금지 조치를 명시했고, 14%는 비법정 정책이나 지침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 관련 규제는 더 활발하게 도입되는 모습입니다.유럽 각국 정책들 보니...많은 국가가 '교육적 목적 외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정책을 시행 중인데, 자세히 보면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네덜란드에서는 지난해 1월 중학교에서 휴대폰을 금지했고, 이를 같은 해 9월 초등학교로 확대 적용했습니다. 학교는 교사, 학생 및 학부모와의 논의를 통해 세부적인 운영 방식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에 따르면 스마트 워치, 태블릿 등의 사용도 금지된다고 합니다.-라트비아는 올해 5월 31일부터 6학년 이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 외 목적으로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입니다.-룩셈부르크도 11세 이하 학생에게 휴대폰 사용을 금지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이외 학생들은 수업 중 휴대폰과 물리적 거리를 둬야 한다고 해요.-그리스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 동안 휴대폰을 가방에 넣어두도록 하고 있습니다.-이탈리아의 경우는 꽤 엄격한데요. 유치원~중학교에서 교육적 목적으로도 휴대폰을 쓸 수 없다고 해요.-스페인에서는 7개 주(州)가 교내 휴대폰 사용 관련 규제를 도입한 상태입니다. 스페인은 교육 관련 정책을 각 지방자치단체의 소관으로 두고 있습니다.-프랑스는 이미 2018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시켰는데, 이를 어떻게 고도화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가장 최근의 움직임 중 하나는 영국에서 나왔습니다. 영국 대부분 학교가 이미 휴대폰 금지 및 제한 정책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법제화하고자 영국 노동당 소속 조쉬 맥앨리스터 의원은 '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를 골자로 한 '아동 보호 법안'을 지난해 10월 발의했습니다.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 정책은 영국 국민 절반 정도가 지지합니다. 지난해 9월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성인 2,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7%는 '교내 휴대폰 사용 전면 금지'에 찬성했습니다. 10명 중 7명꼴로 '수업 중 휴대폰을 바구니 등 특정 장소에 별도로 보관해야 한다'고 답했고요."북유럽 너마저..."교내 휴대폰 사용 규제를 도입하는 여러 국가들 중에서도 덴마크의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덴마크는 일찍부터 '교실의 디지털화'에 가장 적극적이었고, 이러한 맥락에서 휴대폰 사용에도 꽤나 관대했기 때문입니다.지난해 2월 덴마크는 교육부 산하 교육품질관리청과의 협의를 거쳐 '학교에서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관한 권고안'을 마련했는데요.여기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없는 학교로의 전환 △수업에서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와 태블릿 등은 다른 장소에 보관 △관련 없는 웹사이트에 대한 접근 차단 △교육학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디지털 기기를 사용 △아날로그 학습을 위한 공간 마련 등의 조치가 담겼습니다.이러한 조치를 도입한 건 덴마크 학생의 학습 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 탓입니다. 2022년 피사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덴마크 학생들의 읽기·수학·과학 점수는 각각 489점, 489점, 494점으로 OECD 평균보다는 높습니다(OECD 평균 읽기·수학·과학 점수는 각각 476점, 472점, 485점). 그러나 직전 조사에 비해서는 눈에 띄게 하락했습니다. 2018년 읽기 점수(501점)에서 12점, 수학 점수(509점)에서 각각 20점씩 떨어졌고, 과학은 정체 상태였습니다.무엇보다 상당수 학생(31%)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 주의가 산만해진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학생의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방해를 받는다는 학생도 4명 중 1명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대표로 하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접하는 세계, 예를 들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유해성도 덴마크는 우려했습니다.교실을 스마트하게 바꾸는 데 진심이었던 옆 나라 스웨덴도 덴마크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스웨덴 교육부는 '유치원에 디지털 기기를 의무 설치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재작년 철회했습니다. 스웨덴 교육부에 자문한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성명에는 이러 내용이 담겼습니다. "교실 디지털화의 부정적 영향은 수년 동안 알려져 있었지만 스웨덴 교육부는 이를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 무엇보다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상 정보를 지식 습득 경로로 활용하게 되면 지식이 상대적이라는 점을 부각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물론 휴대폰을 학생들에게서 의도적으로 떼어내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습니다. '휴대폰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삶을 살게 된 상황이라면 휴대폰 사용을 억지로 막기보다는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대표적입니다. '아동 및 청소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전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교내 휴대폰 금지 조치,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일까요. 아니면 실효성 없는 전세계의 수많은 조치 중 하나가 되는 걸까요. 독자 여러분의 생각도 궁금합니다.지난달 23일 독일에서는 연방의회 총선거를 치렀습니다. 새 정부의 가장 큰 부담, 아마도 경제일 겁니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으로 불리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저성장 늪에서 허덕였고, 나아질 기미도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기 때문입니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요?올해 극심한 식품 가격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올해 1월 코코아, 커피 가격이 각각 163%, 103% 상승한 것 등을 근거로 하는데요. 이는 강수량 급증, 기온 상승 등 이상 기후로 인해 발생했다고 합니다.이탈리아 20개주(州) 중 최초로 조력자살을 법제화한 곳이 있습니다. 중부에 위치한 토스카나입니다. 의료 윤리위원회가 환자의 조력자살 요청을 승인하면 지역 보건 당국이 관련 조치를 취하는 건데, 가톨릭 본산인 이탈리아에서 나온 이러한 결정에 반발도 상당합니다.
'지금 이곳에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석열 석방으로 시민 결의 손상되지 않아”…파면집회 함성 (0) 2025.03.10 김경수, 윤석열 파면 촉구 단식 농성 돌입…“승리의 밀알 될 것” (0) 2025.03.10 트럼프 발 불확실성의 위협 😵 [뉴잼] (1) 2025.03.09 황소처럼 돌진하는 스페인 경제… 관광 덕분? 진짜 답은 따로 있다 (3) 2025.03.08 트럼프 "비트코인 전략 비축", 쉬쉬하는 진짜 이유는 '국가 부채'라는데 (3) 2025.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