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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시대'는 저무는가문화 광장 2024. 9. 18. 00:51
축제의 시대'는 저무는가
[WEEKLY BIZ] [Trend Now] 코첼라, 버닝맨도 입장권 매진 실패... 표값 오른데다, 다양해진 관객 취향도 반영 못 해
입력 2024.09.05. 18:00업데이트 2024.09.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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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미국 캘리포이나에서 열린 코첼라 음악 축제. /로이터 뉴스1
‘축제의 시대’는 저무는가. 한동안 불티나게 팔렸던 주요 축제들의 입장권이 남아돌거나, 중고 시장에서 반값에 팔리는 등 부진을 겪으며 축제의 열기가 식어간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음악 행사로 꼽히는 코첼라는 물론, 미국 네바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열려 이색 문화 축제로 눈길을 끌었던 버닝맨(Burning Man)도 올해 10년 만에 입장권 매진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판매 시작 10여 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며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유명 축제들마저도 인기가 시들해지는 모양새다.
주된 원인은 운영비 증가로 인해 비싸진 표값이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020~2021년 코로나 봉쇄 조치로 많은 행사 관련 업체들이 사라지면서 조명 기술자부터 이동식 화장실 업체까지 공급난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 결과 (팬데믹 종식 이후) 억눌렸던 수요가 터져 나왔을 때 축제 개최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축제 운영비가 오르자 축제 업체들은 표값을 올리는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했고, 비싼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축제를 외면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단 것이다.
축제 업체들도 그간 치솟은 물가로 인해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지난달 20일 영국의 독립 음악 축제를 대표하는 단체인 독립축제협회(AIF)는 “올해 영국에서 60개의 축제가 취소 또는 연기됐다”고 밝혔다.
AIF의 존 로스트론 대표는 “2019년 이후 영국에서만 총 192개의 축제가 사라졌다”며 “예측을 초월하는 비용과 업계 내 신용 위기로 인해 올해도 취소 또는 전면 중단을 강요받은 축제의 수는 감소할 기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무대 설치비, 조명 대여료 등이 일제히 올라 축제 운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데, 축제들의 인기마저 시들해지면서 업체들은 진퇴양난에 처했다는 얘기다.
달라진 소비자들의 음악 소비 트렌드도 축제 인기가 내리막길을 걷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등 음원 서비스들이 보편화되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접하게 됐고, 소비자들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록 페스티벌, 힙합 페스티벌 등 하나의 장르로 구성된 음악 축제들이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포티파이의 윌 페이지 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K팝부터 힙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뉘면서 페스티벌 라인업을 구성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에 말했다.축제 문화가 일찍이 발달한 영국에서는 축제 업체들이 입을 모아 정부에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IF는 정부에 향후 3년간 입장권 판매에 대한 부가세를 현행 20%에서 5%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세제 혜택을 통해 표값을 조금이라도 낮춰 소비자들을 마음을 돌려보겠다는 취지다. 일부 업체들은 자구책으로 자체 모금 행사를 열기도 한다. BBC에 따르면, 2013년부터 열린 영국의 음악 축제 잉글페스트는 올해 축제를 연기하는 대신 1만 파운드 모금 행사를 시작했다. 이 모금 행사의 공동 주최자인 돈 모슬리는 BBC에 “(이번 모금 행사는) 지난 2년 동안 우리의 적자를 충당하기 위한 생명줄과 같다”며 “현재 상황에서 계속 나아가는 것은 재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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