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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사토시라고? 나는 비트코인 아닌 블록체인 신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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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토시라고? 나는 비트코인 아닌 블록체인 신봉자"

    [WEEKLY BIZ] 블록체인 전문가 주얼스 코넬대 교수 "밈 코인은 '문화적 실험'에 가까워"

    홍준기 기자

    홍민지 인턴기자

    입력 2024.06.06. 17:47업데이트 2024.06.0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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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사토시)’라는 가명을 쓰는 개인 혹은 집단이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세상에 내놨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란 기술을 활용해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 간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탈(脫)중앙화, 비(非)제도권 금융’의 상징이 됐다.

    그런데 올 들어 세계 금융 시장의 중심인 미국에서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회사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 대상이 되면서 “비트코인이 가진 당초 목표는 실패로 돌아간 것”이라는 평가도 쏟아졌다.

    블록체인 전문가인 아리 주얼스 코넬대 공대 교수는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한다면 손실을 봐도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의 돈만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가상화폐 자체가 아니라 그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했다./이태경 기자

    블록체인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사토시로 의심받는 인물 중 하나인 아리 주얼스 코넬대 공대 교수는 서울 최근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가진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루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가상화폐라는 자산의 기저에 있는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주얼스 교수는 MIT(매사추세츠공대)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35세 이하 혁신가 35인’에 뽑힌 적이 있는 블록체인 전문가다.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라틴 문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올해 2월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소재로 한 소설 ‘디 오라클’을 내놓기도 했다.

    ◇”나는 사토시도, 비트코인 신봉자도 아니다”

    -당신이 사토시가 아닐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사토시가 아니다. 물론 맞더라도 지금처럼 (아니라고) 답하지 않았을까. 그가 남긴 이메일과 글을 바탕으로 생각해 볼 때, 나는 그가 (일부의 추정처럼) 개발자 집단이라기보다는 개인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비트코인은 원래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나.

    “나는 비트코인만이 유일하게 가치 있는 디지털 자산이라고 믿는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maximalist)가 아니다. 비트코인은 큰 변동성 때문에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화폐의 조건 중 하나인) ‘거래의 매개’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금융 시스템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사토시의 목표도 아직은 달성되지 못한 셈이다. (화폐의 또 다른 조건인 ‘가치 저장의 수단’의 경우) 금의 대안으로선 분명 의미가 있다. 금과 비교하면 소유권을 증명하거나 이전하기가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비트코인은 단점이 많다고 지적받는데.

    “비트코인의 작동 방식은 보안 측면에서 매우 뛰어나지만, 이른바 ‘채굴’이라 불리는 작업 과정에 많은 양의 전기를 소모한다. 느린 속도도 단점이다. 비트코인은 초당 네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글로벌 결제 회사 비자(VISA)의 네트워크(초당 6만5000건)와 비교하면 매우 느린 편이다.”

    그래픽=김의균

    ◇”가상화폐가 아닌 블록체인 기술이 더 중요”

    -가상화폐 회의론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비트코인을 ‘애완용 돌’이라고 부를 정도다. 그런데 반대로 JP모건은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에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동일시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일조한 측면이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의 근간이 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더 큰 가능성을 지녔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큰 가상화폐) 이더리움은 어떤가.

    “이더리움의 작동 방식은 비트코인의 단점(많은 전기 소모량과 느린 결제 처리 속도)을 일부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가상화폐를 자동으로 이체하게 하는 블록체인상의 계약)’ 기능이 지원된다는 게 큰 장점이다. 덕분에 좀 더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

    -도지코인 등 수많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코인’의 인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가상화폐는 실험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결제 처리 속도 같은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탄생한 기술적 실험의 산물인 가상화폐들도 있다. 하지만 밈을 앞세운 코인들은 진정한 가상화폐라기보다 ‘문화적인 실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도지코인이 대표적이다. 비트코인과 비교해도 도지코인은 기술적으로 더 나은 부분은 없다. 도지코인에 대한 집착보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건 (가상화폐 중 시가총액 11위인) 시바이누의 인기다. 시바이누는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가상화폐가 아니라 이더리움의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토큰’에 불과하다.”

    ◇”첨단 기술의 시대에도 인문학은 중요”

    블록체인 전문가인 아리 주얼스 코넬대 공대 교수는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한다면 손실을 봐도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의 돈만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가상화폐 자체가 아니라 그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했다./이태경 기자

    -블록체인 혹은 가상화폐 전문가가 되려면 무슨 공부를 해야 하나.(주얼스 교수는 학부 때 라틴 문학을 전공했다.)

    “공학도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다. ‘어떻게’에 대해 공부하는 셈이다. 반면 인문학을 통해서는 그런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왜’라는 질문이 ‘어떻게’라는 궁금증보다 더 중요한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른 취미도 있나.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담아서 소설을 썼다. 소설의 주인공은 ‘저 사람을 죽이면 가상화폐를 보상으로 주겠다’는 스마트 콘트랙트의 표적이 된 인물이다. 적어도 기술의 윤리나 유용성, 미학과 같은 영역에서는 기술자가 아닌 인문학자나 사회과학자의 역할이 더 크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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