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위 면죄부’ 우려에도 해임 안 된 이정식, 부하직원은 징계지금 이곳에선 2022. 4. 22. 13:32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시절 비위에 대해, 해임 결정을 하지 않을 경우 ‘면죄부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노동부가 재단 이사회에서 여러차례 우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는 부하직원에게 양주를 받은 게 문제됐는데, 결과적으로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이 후보자와 달리 해당 부하직원은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개인의 이해관계를 위해 직권을 남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1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사발전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11월9일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노동부는 이사회 자리에서 이 후보자를 해임하지 않을 경우 국회와 국민들에게 면죄부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 후보자는 노동부 조사 결과 부하직원으로부터 고급 양주 수수, 성추행 사건 처리 지연, 업무용 차량 사적 사용 등 비위가 발견됐다.
재단 정관상 사무총장에 대한 징계수위는 해임 밖에 없다. 이사회는 해임을 결정하거나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는 방법 중 선택해야 했다. 이사회에 이사 지위로 참석했던 임서정 노동부 차관(현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공공기관장에 대해 다른 규정을 두지 않는 것은 직원들보다 굉장히 큰 도덕적 책임감과 의무감이 드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해임 의견을 밝혔다.
특히 노동부는 양주를 상납한 부하직원은 징계가 될 수 있는데 이 후보자는 아무런 조치가 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지적도 했다. 임 차관은 “재단의 여러가지 문제가 발견돼 많은 직원들이 징계를 당하고 해임, 파면까지 당했는데 사무총장은 아무런 것 없이 이사회에서 면죄부만 주느냐에 대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임 차관은 “이사회에서 판단할 문제이지만, 저희들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럽다”고 했다.
임 차관은 그러면서 재단 쇄신 방안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차관은 “과거를 더 명확히 정리하면서 명백한 비전이 제시되고, 그 역할을 현 사무총장이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가 이야기돼야 한다”며 “단순히 옛날의 행태에 의한 것이고 큰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냥 해임 안하고 끝나버리면 국민들 입장에서, 국회에서 봤을 때는 도저히 납득이 안 가는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은 다른 이사가 “이 후보자가 (받은 술을) 사적으로 쓰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고 말한 뒤에 나왔다. 해당 이사는 이 후보자가 한국노총 사무처장일 때 단위 노조 대표자들이 외국에서 술을 사갖고 오면 집에 들고가지 않고 캐비넷에 넣어둔 뒤 나중에 워크숍 등에서 마시라고 줬다면서 비위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황당했다고 했다.
공방 끝에 이사회는 이 후보자를 해임하지 않기로 결론내렸다. 재발 방지에 대해 주의를 환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끝냈다.
그러나 송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와 달리 양주를 전달한 직원은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 송 의원은 “재단 이사회도 불공정한 징계를 우려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며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징계가 국민 눈높이에 적합했는지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재단 사무총장 재직 때인 2017~2020년 직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총 36건, 주의·경고 처분은 395건 이뤄졌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별도 입장문을 내고 “이 후보자는 재단 사무총장 재직 시 개인의 이해관계를 위해 직권을 남용하지 않았다”며 “여러 기관의 통합으로 인한 재단 내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재단도 여러 조직이 재단으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소통 미흡 등으로 인해 구조적 갈등이 있었다면서 지속적인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또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2020년 2등급 기관으로 상승했다”며 “지속적인 자체 감사와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노력으로 최근 직원 징계 횟수와 비위 정도도 개선됐다”고 했다.
#‘비위 #면죄부’# 우려에도 #해임 #안 #된 #이정식,# 부하직원은 #징계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204211649001
'지금 이곳에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산 82억’ 한덕수 기부내역, 연간 ‘적십자회비 1만원’이 전부일 때도 (0) 2022.04.22 종로구 창신동에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 숨진 채 발견…“한 달 이상 지나” (0) 2022.04.22 한승헌 변호사 별세…민주화 헌신한 1세대 인권변호사 (0) 2022.04.21 들썩이는 집값에…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토지거래 (0) 2022.04.21 499가구, 999가구 아파트 왜나오나 했더니… “한 채 덜 지어 규제를 피했다” (0) 2022.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