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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 격려/나를 영원히 기억하게 하는 말 한마디
    수지생각 2010. 9. 13. 20:13
    따뜻한 격려/나를 영원히 기억하게 하는 말 한마디
     
    2010/09/13 11:11

    무대에 올랐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그녀는 멍하니 서 있었다. 관중들이 하나 둘 '수미조', '수미조'를 외쳤다.

    영화에서처럼 모든 관객이 한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데 그녀는 감사하지 않았다.

    자신이 이 지경에 처했는데 노래를 부르라고 하는 관객이 잔인하게까지 느껴졌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그 아픔 끝에 겨우 입을 떼었을 때,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났다.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음색의 목소리가 미친 듯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음식과 음악의 공통점은 사람의 기()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던가. 그녀는 그때를 소름끼쳐 하며 기억한다. 사람이 기적을 이룰 수 있음을 말이다.

     

    그녀에게는 음악이 삶의 목적이고 이유다. 그녀는 평범한 여자로서 하고 싶은 일을 해보지 못했다.

    공연 때문에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것을 말하며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결국 음악으로 돌아오는 자신의 운명에 웃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또,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 때문이란다.

     

    아마추어들이 프로로 등극하는, 영국의 텔레비전 쇼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탈렌트>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폴 포츠,

    휴대폰 외판원이었던 그는 이제 정식 앨범을 낸 성악가가 되었다.

    그의 출현은 세계인들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오늘 나는 한국의 폴 포츠를 보았다.

    횟집을 하며 성악을 독학으로 읊조리는 그를 바라보는 그의 어머니는 안타까워한다.

    집안 사정이 조금만 나았다면 아들에게 성악공부를 제대로 시켜주었을 텐데,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아들이

    회를 뜨며 소리 죽여 노래하는 모습이 서글프기만 하다. 그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 참다 참다 끝내 운다.

    어머니도 그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관객들이 환호를 보내 줄 때 지난 시간의 모든 아픔을 내려놓는다.

    그동안 쌓아온 꿈이 몽상이 아님을 확인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꿈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가 보다.

    나 역시 예전의 어느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아이 얘기를 하다가 끝내 울고 말았다.

    사람들은 자신이 놓아 버린 꿈을 말할 때는 웃어도 우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말을 하든 안 하든, 나이가 몇 살이든 누구에게나 꿈이 있다.

    그놈의 꿈은 하나를 이루어도 또 하나가 생긴다. 그런데 그 꿈은 재능만으로는 이루기가 불가능하다.

    누구에게나 그 길은 험난하여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결국 도달하지 못한다.

    오해를 받으며 오기가 생기기도 하지만 그보다 나를 지켜봐 주고 힘을 주는 여러 모양과 방법의 그 격려 때문에

    살아낼 수 있는 큰 힘을 얻는다. 자살하려 올라선 난간에서 때마침 울리는 휴대폰 벨 소리에 발길을 돌린다.

    바로 밥 먹었으냐는 그 소박한 안부가 한 사람을 끝내 살리기도 한다.

    내가 밥 먹었는지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 쉽게 죽지 못한다. 그게 정상이다.

     

    죽을 것 같은 순간에도 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격려이다.

    격려와 같은 뜻을 가진 고무(鼓舞) '북 고()' '춤 출 무()', 바로 '북을 쳐 춤을 추게 한다'는 뜻이다.

    그냥 '춤춰라' 하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북을 쳐주어 상대를 춤추게 하는 것이다.

    머리에 그림을 그려 보아도 혼자 북치고 장구 치며 도는 것보다 남이 쳐주는 북소리에 흠뻑 빠져 추는 춤이

    보기에도 아름답고 흥겹다.

     

    미국의 가장 힘든 시대를 이끌던 위대한 대통령 링컨의 힘은 격려 한 줄이었다.

    비난과 협박에 시달리던 그는 암살당했을 때 주머니에서 발견되었다던 낡은 신문 기사 한 조각.

    '링컨은 모든 시대의 가장 위대한 정치인 중 한 사람이었다'라고 적힌 그 신문 쪼가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그는 고난의 시간을 견디어 냈다.

     

    그냥 주머니에 넣고만 다녔다면 오늘날 그것을 '낡은 신문 기사'로 표현하지 않았을 터다.

    수없이 꺼내보고 또 보면서 낡은 것이리라. 사람 때문에 힘들어지지만, 또 사람 때문에 기운을 차린다.

    사람에게 입은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 주는 것 역시 또 사람이다.

    그것은 비단 실연한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시련을 겪는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다.

     

    나는 종종 강의 중에 스트로크(stroke)를 언급한다. 원래는 보듬어 안아주거나 쓰다듬어 준다는 뜻이다.

    른끼리 더구나, 다 큰 이성끼리 매번 그럴 수는 없다. 그러나 어깨를 두드려주고, 환하게 인사하고,

    훈훈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스트로크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렇게 쉬운 일도 힘들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이것이 불필요하다면 세상에 내가

    할 게 뭐가 있을까.

     

    월리엄 아더 워드가 전하는 아래 네 가지에서 골라보아도 내가 해야 할 것은 결국 달랑 하나밖에 안 남는다.

     

    아첨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믿지 않게 될 것이다.

    비난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좋아하지 않게 될 것이다.

    무시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용서하지 않게 될 것이다.

    격려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잊지 않게 될 것이다.

                                                                                      (종선님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中에서)

     

    네이버 이웃인 조우리님블러그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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