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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단상
어제 아침에 급히 출근 하느라 지하 주차장에내려가는데 공원에서나 듣던
이름 모를 새소리가 들여 왔습니다. 아니 아파트에도 새가 사나 ?
시간이 촉박하지만 고개를 갸우뚱 해봐도
새는 보이지 않고 아름다운 새소리만 즐겁게 들려 옵니다.
자연의 이치는 이렇게 인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상이긴
합니다만 . 인간사는 왜 그리 복잡하고 얽히고 설킨게 많은지요 ..
쇠고기 수입고시가 확정이 됐습니다. 엊그제 오후에 ....
이름도 모를 새소리에 잠시나마 쾌적한 기분이었지만 차를 타고 가다가 듣는 뉴스는
금새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명박정부 출범 아직 100일도 지나지 않았는 데......
연일 서울시내를 비롯해서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촛불문화제서부터
잘 익어가던 남북한 문제는 북한에서 연일 아사자가 수십명씩 나오고 있다 하는 데도
우리 정부는 통일부, 외교부등 서로 다른 정책만을 내어놓은 채
북한에 쌀한줌 보낼 기미도 보이지 않고
북한문제는 시계를 다시 10년전으로 되돌려 놓은채 점점 뒷걸음질 치고 있네요 .
국제적인 곡물가 파동은 세계적으로 '그레인 쇼크'라는 위기를 낳고 있고,
올들어 30불 이상이 인상된 유가파동은 , 경유가가 석유값 앞지르고 말았고.....
청계천과 서울 광장은 국민의 건강 주권을 팔아먹은 이 정부에 대한
원망의 그러나 평화로운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군요.
그러나 부끄럽게도................
전 단 한번도 아직 청계광장에 나가보지 못했군요 ...
중딩 고딩들이 나오고 대학생이 나오고, 넥타이 부대가 가세하고,
아기를 업거나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들.
그리고 마침내 예비군복을 입은 예비군들이 시민들의 앞에서서
시민들을 보호를 자처하는 일까지 ...
시위의 주체가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집사람이고 우리 어머니이고
우리아이들이 내 시위의 주체 라고 밝히는 시민들은 스스로 닭장차에 오르고,
(이유없이 얻어터지고 다칠것을 우려해서) 그래서 항간에서는 닭장차 체험투어까지
있다는 웃지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대한민국의 시계는 지금 몇시 입니까 ?
40 `50대 중년들 심지어 60대 할아버지들까지,
촛불들고 국민의 주권을 지켜내지못했음을 ....
한탄하며...자신들의 심정을 타서 흐르는 촛불에 담아내고 있었는데,
마음은 굴뚝 같으나 마감 이라는 단어에 발목잡힌 짱구는 밤 10시가 넘도록.
일하느라 현장에 못나가고....,
아침 뉴스들으며 나도모르게 눈물이 왈칵~~(내가 늙어가나봅니다. 걸핏하면 눈물이 ..)
물론 변명은 많지요. 여늬 직장과 같은 사무실이 아니다보니
마감 이라는 단어에 늘 쫓기고 ...살다보니....
아니 그 보다는 더 급한게 나가서 나도 한목소리를 내는 게 더 급한 일이었을겁니다.
분명 이것은 아닌듯 합니다.
여직까지 시위는 그 주체가 있었고, 시위의 주체가 이끄는 대로 시위대들이 움직였으나
촛불문화제는 그 시위의 주체가 없이 전부 자발적으로
시위에 참여 하고 있는 시민들이라고 합니다. ....
시위의 주체가 없기에 더욱더 우려가 되는
이들이 원하는 소리가 무엇인지 ?
이명박 정부는 이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국민의 소리를 담아내는 정책을 세워야 할 것 입니다.
더,
늦기전에 ...
» 30일 저녁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을지로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글 수지 -
-사진 한겨례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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