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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빈자리 노린 염소 고기, 웃는 건 값싼 호주산이었다지금 이곳에선 2026. 6. 9. 12:04
개고기 빈자리 노린 염소 고기, 웃는 건 값싼 호주산이었다
'개 식용 금지' 시행 앞두고
염소농장, 여름 보양식 특수 못 누려
입력 2026.06.09. 00:48업데이트 2026.06.09. 08:36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흑염소에는 소고기의 11배, 돼지고기의 18배 더 많은 칼슘이 들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초복’은 7월 15일이다. 보양식을 즐겨 먹는 초복을 한 달 앞둔 6월은 국내 염소 농장들이 대목을 기대할 때다. 그러나 지난 4일 본지가 찾은 전북 남원의 한 염소 농장은 복날 특수와는 상관없어 보였다. 보통 이맘때면 염소를 시장에 출하해 농장에 빈 공간이 많아야 정상이다. 하지만 15평 남짓한 축사에는 염소 80여 마리가 빼곡히 서서 건초를 뜯고 있었다. 농장주 전영기(63)씨는 “내년 2월 개 식용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문을 닫은 개 농장이 많아 염소를 찾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았는데 평소보다도 출하가 안 된다”고 했다.
전씨 말처럼 최근 수년간 염소고기를 찾는 사람이 늘긴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염소고기 소비량은 2020년 6328t에서 2024년 1만3708t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2024년 2월 ‘개 식용 종식법’이 제정된 영향이 크다. 개 식용 종식법은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거나 도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다.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이미 국내 육견 농장은 80%가량 폐업했다고 한다.
하지만 식용 목적 개 사육·도살이 금지되는 혜택은 전국적으로 1만 곳이 넘는 국내 염소 농장의 몫이 아니었다. 수입산 염소고기가 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호주 등에서 수입된 염소고기는 2020년 1161t에서 2024년 8143t으로 6982t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염소고기 소비량 증가분(7380t) 대부분이 수입산이었던 셈이다.
수입산 염소고기는 국내산보다 저렴하다. 업계에 따르면, 식당에 공급되는 국내산 염소고기 가격은 1㎏에 1만8000~1만9500원 정도인데, 호주산은 1㎏에 1만2000원 수준이다. 국내산이 50% 이상 비싼 셈이다. 2023년부터는 한국·호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호주산 염소고기가 무관세로 들어오고 있다. 이 바람에 국내 염소 가격도 줄곧 하락세다. 농협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전국 지역축협의 가축시장에서 거래된 살아 있는 염소 가격(암컷)은 1㎏당 1만9522원이었으나, 올해는 지난 4월 7021원까지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도 대책을 마련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한국·호주 FTA 발효 이전부터 염소 농장을 운영해 오던 농가에 ‘FTA 피해 보전 직불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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