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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 기소...윤석열 검찰이 총선 앞두고 벌인 황당한 작업지금 이곳에선 2025. 9. 16. 09:28
프리미엄 1530일, 이광철의 기록 ㅣ 15화
15명 기소...윤석열 검찰이 총선 앞두고 벌인 황당한 작업
[1530일, 이광철의 기록⑮] '울산 사건'_세 번째
25.09.16 06:55ㅣ최종 업데이트 25.09.16 06:55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0년 2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유성호
고 백재영(이하 고인)이 고립된 상태에서 생사를 오가는 번뇌를 하고 있을 무렵, 청와대는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리 의혹>이라는 제목의 보고서 작성자가 누구인지에 관해 내부 조사를 진행중이었다. 고인의 죽음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공식 조사에 착수하였고, 그 결과 M행정관이 울산의 송병기 당시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진정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점이 밝혀지게 되었다.
고인의 사망은 윤석열 검찰에게는 크나큰 위기였다. 무고한 사람을 문건 작성자로 찍고 진술을 강압하다가 당사자가 죽었으니, 검찰청 문을 닫게 생겼다는 걱정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러한 청와대의 발표가 윤석열 검찰의 숨통을 틔워주고 나아가 판을 더 크게 벌이는 2차 조작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검찰은 송병기의 주거지, 사무실과 M행정관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여 두 사람의 업무수첩 등을 입수했다. M과 송병기의 업무수첩의 기록들이 윤석열 검찰의 상상력을 있는 대로 자극했다. 두 사람의 업무수첩에 적혀 있는 표현, 특히 2018년 6월 지방선거에 관한 표현 모두가 선거개입의 단서가 되었다.
두 실무자 책상 서랍에 방치돼 있던 보고서
그리하여 윤석열 검찰은 종전 '민정수석실의 수사개입'이라는 단순한 혐의에서 청와대 전체를 선거개입집단으로 둔갑시키며 울산 사건의 판을 키웠다. 즉 ➀민정수석실과 울산경찰청을 중심으로 한 하명수사, ➁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한 울산 시장 경선 개입, ➂정책실을 중심으로 한 울산 현지 산재모 병원 등 정책 추진이 그것이었다.
윤석열 검찰은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 두 달 동안 언론과 합세하여 북치고 장구치면서 청와대를 총체적인 부정선거집단으로 만들더니 2020년 1월 30일 송철호 당시 울산시장 등 13명을 기소하였다. 2021년 4월 9일 이진석 당시 국정상황실장 등이 추가 기소되어 전체 기소된 피고인은 15명으로 불어났다. 기소되지 않았지만, 조국 민정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역시 피의자로 입건되었다. 나 역시 울산 사건 피의자로 입건되어 수사 대상이 되었다. 내가 기소를 면한 것은 전적으로 고인의 죽음 덕분이다. 고인이 죽음으로 울산 현지 출장이 하명수사와 무관하다는 점을 밝혀주었기 때문이다.
검찰의 기소는 황당하고 허구적이었다. 내가 경험한 범위 내에서 보자면, 윤석열 검찰은 민정비서관실 M 행정관이 작성한 보고서가 경찰청을 거쳐 울산경찰청으로 하달되었고,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이 보고서를 보고 수사의 동력을 얻어 김기현을 때려 잡는 수사를 진행했다고 공소사실을 적었다. 2017년 10월경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나를 통해 문제의 보고서를 보고 받은 다음 수사기관을 담당하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건네 준 것은 맞다. 박 비서관은 이를 경찰청을 담당하는 Q행정관에게 건네주면서 경찰청에 전달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Q행정관이 이 보고서를 경찰청에 전달하는 것을 잊고 책상서랍에 방치해 둔 것이다.
나중에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Q행정관은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어느 날 서랍을 열어 봤는데, (이 보고서가) 여러 건 중에 섞여 있었고. 그래서 제가 '아! x됐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그것을 전달했습니다." 어찌됐든 이 보고서가 경찰청에 전달됐다. 그런데 여기서 또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경찰청의 소관 업무담당자인 S총경이 이 보고서를 한 달 이상 책상 서랍에 방치해 둔 것이었다. S총경은 2017년 12월 정례 인사에서 전보발령을 받아 책상 서랍을 정리하면서 이 보고서를 발견하였다. 2017년 10월 경 M행정관이 작성한 보고서는 결국 2017년 12월 28일에서야 경찰청을 거쳐 울산경찰청으로 하달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백원우나 박형철 등 청와대가 이 보고서가 울산 현지 수사 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데 별 관심이 없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생각해 보자. 윤석열 검찰 프레임대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사를 통해 김기현을 제거하고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 보고서를 만들어 울산경찰청에 하달했다면 백원우나 박형철이 이 보고서가 경찰청에 전달됐는지, 이 보고서가 울산경찰청에 전달되었는지, 그리고 이에 터잡아 울산 현지에서 수사가 잘 진행되는지를 점검했어야 했다.
윤석열 검찰이 고인의 울산 출장을 수사점검으로 단정지은 것도 그런 프레임 짜맞추기의 맥락이었다. 보고서 전달 관련 점검 작업이 어렵냐면 그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경찰인사와 경찰 제도(검경수사권 조정) 업무를 민정비서관실에서 담당했다. 백원우는 그 책임자였다. 백원우가 문제의 보고서가 울산으로 내려갔느냐고 경찰청에 한마디만 물어보면 될 일이었다. Q와 S총경의 보고서 서랍 방치 사태는 이 보고서의 향후 처리에 청와대가 아무 관심이 없었다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윤석열 검찰이 이를 몰랐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수사과정에서 나온 진술에 다 있는 내용들이었다. 고인의 울산 출장이 수사점검이 아니라고 보았기에 결국 나를 기소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검찰은 (나를 제외한) 기소를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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