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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모닝인사이트] 영혼 없는 공무원의 말로
    지금 이곳에선 2025. 8. 28. 00:57
    ‘관점 있는 아침’ : ‘모닝 인사이트’는 매주 수요일 오전 7시 한국일보 정영오 논설위원이 독자분들에게 보내는 뉴스레터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지나쳐온 현안들을 차별화된 관점으로 다시 읽어 보세요.
    독자 여러분, 어제는 종일 한미 정상회담이 화제였습니다.
    회담 직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린 데다 예정된 일정도 뒤로 연기돼, 뉴스를 보던 한국 사람들은 밤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회담에서는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물러서 지켜보던 한국 사람들이 한숨을 돌렸습니다. 백악관 방명록에 이재명 대통령이 서명하는 걸 지켜보던 트럼프는 서명을 한 만년필을 집어 들고 “가져갈 거냐”며 노골적으로 펜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습니다. 이 장면에서 미국 사람들에게 품질 좋은 상품을 수출했다는 죄(?)로 거액의 대미 투자를 약속해야만 하는 한국 국민으로서 살짝 화가 나더군요.
    ‘영혼 없는 공무원’의 말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 인수위 업무보고에 나선 국정홍보처가 노무현 정부 때와 180도 달라진 보고를 하자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자리에 있던 홍보처 간부가 남긴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변명은 두고두고 변주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그저 정권의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돼선 안 된다”고 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영혼이 없다고 비난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대통령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공무원은 영혼을 붙였다, 떼어놓다 하는 팔자여야 하는 모양입니다.
    공무원이 되면 영혼을 붙였다, 떼어놓다 해야 할지라도, 아예 잃어버려선 안 됩니다. 오늘 구속될지 모를 한덕수 전 총리 같은 말로를 겪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기획원과 상공부를 오가며 잘나가던 공무원이었던 그는 김대중 정부 때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당시 한중 마늘 협상 이면합의 파문을 책임지고 경질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때 다시 국무조정실장으로 중용돼 부총리를 거쳐 정권 말기 국무총리를 맡기도 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출세 가도를 달리던 그는 야당이 된 민주당의 서울시장 출마 제안을 뿌리친 채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가 됩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장례에 불참하면서 민주당과 단절합니다.
     
    당을 갈아타고도 승승장구해 결국 대통령 권한 대행까지 지낸 것은 그의 능력과 성품 덕분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덕수 총리가 2005년 노무현 정부 후반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되면서 출입기자로서 그를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늘 유쾌하고 겸손했으며 무엇보다 유능한 관료였습니다. 하지만 불법 계엄이란 위기의 순간 그의 유능함은 교활함으로 그의 겸손함은 무책임으로 돌변했습니다. 그의 영혼은 자신의 입신양명과 출세를 위해 너무 오래 떼어놓은 탓에 양복바지 뒷주머니 속에서 이미 실종된 상태였습니다.
    내란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의 밤, 국무회의 소집을 제안함으로써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려 했다며, 불법 계엄 선포를 막을 헌법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계엄 선포문을 작성한 뒤 서명하고, 이후 폐기하면서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고 의심합니다. 특히 헌법재판소에 출석해 “계엄 선포문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판단합니다. 제 생각에 이보다 더 큰 잘못은 계엄 이후입니다. 오직 자신의 범죄를 덮기 위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연기하며 국정 혼란을 장기화했고, 더욱이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스스로 대통령이 되려고 했습니다.
    공무원 여러분, 직무를 위해 잠시 영혼을 떼어놓더라도, 부디 퇴근 후에는 잘 보살펴 고이 간직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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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의 칼, 검찰을 겨눈다
    내란 특검(조은석)이 지난 25일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구치소, 박성재 전 장관 자택, 그리고 심우정 전 총장의 검찰총장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지난 6월 특검 출범 후 군의 내란 관여와 외환유치 등에 수사력을 집중해 오다, 주된 칼날을 검찰로 돌리는 모습입니다.
    검찰총장에서 대번에 대통령이 된 윤석열 대통령의 가장 큰 배경은 역시 검찰 조직입니다. 그런데 불법 계엄이란 위험한 도박을 벌이며 검찰 인맥을 동원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것은 상식적 추론입니다. 특히 계엄 해제 당일 새벽, 제2 계엄을 포함 사후 대응책을 논의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안가회동’ 참가자 4명 중 3명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김주현 전 민정수석 등 검찰 출신입니다. 나머지 한 명은 대통령의 충암고 동창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고요. 하지만 계엄 해제 이후 관련 수사에서 검찰은 ‘무풍 지대’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조직적으로 내란과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를 지연 방해하려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내란 특검이 드디어 내란의 핵심을 파헤치려는 것입니다. 내란 특검의 압수수색 목적은 ▲박성재 전 장관의 내란 중요 임무 종사. 구체적으로 합수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지시 등의 증거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사건 관련 즉시 항고 미이행 증거 ▲대검찰청 등이 계엄과 내란 관련 준비·대응 과정에서 군과의 공조, 정치권 개입 정황 증거 등 확보입니다.
    검찰 압수수색은 내란특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건희 특검(민중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 가방 뇌물 수수, 공천 개입, 인사 개입, 양평고속도로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이 과거 해당 의혹들에 대해 ‘봐주기 수사’와 불기소 처분을 내렸던 부분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이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5,000만 원 관봉권’을 압수한 이후 자금 출처를 밝힐 결정적 증거인 관봉권 띠지(현금 다발 포장 띠)와 스티커를 수사 과정에서 분실했다는 어이없는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증거 분실 사실을 검찰이 올해 4월 알게 됐지만, 관할 지검장과 심 전 총장 등에게만 보고한 후 은폐해왔던 것도 드러났습니다. 검찰이 내란뿐 아니라 윤 전 대통령 부부 관련 비리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김건희 특검 역시 조만간 검찰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추석 전 검찰청 해체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신중한 추진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검찰 개혁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권력을 견제해야 할 검찰이 스스로 권력이 되어버린 병증이 도대체 조직 어디까지 확산했는지 가늠하기 힘든 현실에서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을 감시 감독할 독립적 기구는 반드시 서둘러 실현돼야 합니다.
    검찰의 ‘건진 관봉권’ 띠지 분실, 있을 수 없는 일
    추석 전 검찰청 없앤다지만… 중수청 어디로? 보완 수사권은?
    마이클 리-차지연-민우혁, ‘K뮤지컬’ 찬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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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이메일서비스 중에서 발췌 url없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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