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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규의 외교만사 外交萬思 ]트럼프가 바꾼 세계정치,외교 2025. 8. 15. 23:53
[김흥규의 외교만사 外交萬思 ]트럼프가 바꾼 세계
수정 2025.08.14 21:28

트럼프의 미국은 다시 세계의 중심이 됐다. 2008~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세계 어디를 가나 화제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전쟁은 구질서 파괴와 새 질서의 문법을 쓰고 있다. 트럼프는 기존 국력의 3대 요소인 군사력, 경제력, 소프트파워에 시장 규모라는 새로운 국력의 요소를 제시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접근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들에 관세라는 수단을 통해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대부분 주요 국가들은 미국의 전례 없는 요구에 반발하면서도 일견 순응하는 듯하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미국 자유주의 패권 질서 속에서 최고의 우등생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발 새로운 변화는 과거의 한·미 동맹 의존 전략과 프레임으로 대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윤석열 사태는 다행히 수습해, 대한민국이 국력을 더 이상 허비하지 않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공간이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주의라는 제3의 담론을 들고나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담론의 주류였던 한·미 동맹 만능론이 순식간에 그 목소리를 잃었다. ‘자강론’에 기초한 ‘한·미 동맹 현대화’론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표 실용주의 외교는 ‘자주론’과 ‘동맹론’의 혼종이다. 그 성공적 적용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세 판단, 유연한 사고, 인재의 적재적소 등용이 필요하다.
제조업 강화·관세전쟁 들고나와
1·2차 세계대전을 거친 인류는 비극의 재발 방지를 위해 미국에 거의 신과 같은 권능을 부여했다. 미국 화폐는 세계 기축통화가 됐고, 미국은 자유자재로 화폐를 찍어 낼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미국은 비토권을 행사하는 등 특별한 지위를 인정받았다. 석유수출국기구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페트로 달러 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의 인재들을 불러모았고,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구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패망했을 때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즉 팍스아메리카나는 그 절정에 달했다. 미국은 국제 안보와 경제질서의 수호자 역할을 자임했다.
안타깝게도 이 질서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은 성공 신화에 취했고, 중국의 부상을 과소평가했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 중국은 미국 중심적 질서에 반기를 들었다. 중국 중심의 비전을 제안하고, 미국의 재정적자를 지탱해주던 미국 국채를 매각하기 시작했다. 화려한 미·일 동맹의 외양과는 달리 일본도 조용히 미 국채를 매각했다. 일본은 결코 실용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페트로 달러 체제를 허물었다. 세계화와 더불어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 미국은 전례 없는 도전의 시기를 맞이했다. 미국의 패권을 지탱하던 제조업 기반이 거의 무너진 상황에서, 본래 구상했던 미국 중심의 세계적인 분업체계가 와해됐던 것이다.
트럼프는 이러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새로운 해법을 들고나왔다. 첫째는 국내적 역량의 강화다. 제조업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비효율성 제거를 위한 행정부 개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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