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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관세만큼 두려운 中 수출 통제...희토류 없으면 회사 수익성에 큰 타격"지금 이곳에선 2025. 5. 20. 10:08
애플 "관세만큼 두려운 中 수출 통제...희토류 없으면 회사 수익성에 큰 타격"
[WEEKLY BIZ] [Weekly Biz 밑줄 쫙] 서비스 부문은 꾸준히 증가해 전체 매출의 4분의 1 넘어
입력 2025.05.08. 17:42업데이트 2025.05.08. 18:31
애플스토어 매장 입구에 붙은 애플 로고./연합뉴스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이폰 제조사로 잘 알려진 애플이 최근 들어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비롯해 애플TV·애플페이와 같이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로 올리는 매출을 ‘서비스’ 부문 매출로 분류하는데, 이 비율이 갈수록 높아져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애플 경영진에게도 서비스 부문 성장은 자랑거리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분기 실적 관련 보도 자료에서 “애플은 서비스 부문의 두 자릿수 성장을 포함한 탄탄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 1~3월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266억4500만달러(약 37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38억6700만달러)보다 11.6% 불어났다. WEEKLY BIZ는 최근 10년 동안 애플이 내놓은 분기 실적 자료를 분석해 애플 매출의 무게중심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살펴봤다.
그래픽=김의균
◇서비스 부문, 매출 4분의 1 책임진다
서비스 부문 매출이 애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오름세다. 10년 전인 2016년 1~3월엔 11.8% 수준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27.9%까지 높아졌다. 애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난 1~3월 실적 관련 보고서에서 “앱스토어와 광고,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서비스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쿡은 실적 발표회에서도 “(지난 1~3월) 서비스 부문에선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했다.
애플은 자사 서비스가 이용자들의 일상 곳곳에 녹아들기를 바란다. 쿡은 실적 발표회에서 “(애플 서비스 이용자들은) 좋아하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애플페이로 커피를 사고, 오후에는 애플북스로 책을 읽고, 저녁엔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를 활용해 운동한다”고 했다. 애플은 영화도 만든다. 쿡은 “올여름에는 (애플이 주도해 제작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F1(포뮬러원)도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비스 부문은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지난 1~3월 서비스 부문의 매출 총이익률(전체에서 원가를 제외한 매출의 비율)은 75.7%였다. 아이폰과 같은 제품 부문의 매출 총이익률(35.9%)의 약 두 배 수준이다.
반면 대표 상품인 아이폰 의존도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줄었다. 지난 1~3월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 매출 비율은 49.1%로 2016년 같은 기간(65%)보다 15.9%포인트 떨어졌다. 아이폰 매출이 여전히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다른 수익원을 꾸준히 늘려나간 셈이다.
◇관세 부담만 9억달러 늘어난다
제조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애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올 4~6월 애플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9억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쿡은 실적 발표회에서 “관세 부담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중국에 부과되는 관세 20%에 따른 것”이라며 “아이폰 등 대부분의 제품은 4월에 발표한 글로벌 상호 관세(중국 대상 125%)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12일 스마트폰, 컴퓨터, 반도체 등에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6월 이후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때문에 애플의 경영이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는 ‘예측 불허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쿡은 “(관세 정책과 관련해) 미래 예측을 내놓고 싶지는 않다”며 “관세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나 의약품의 ‘과도한’ 해외 생산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필요하다면 품목별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인데, 반도체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제품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되면 애플의 수익성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애플 제품은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기 때문이다.
◇인도·베트남으로 생산지 조정한다
미·중 무역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애플은 제품별·판매처별 생산 기지를 재조정하고 있다. 쿡은 실적 발표회에서 “4~6월 미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은 대부분 인도가 원산지가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판매할)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에어팟은 대부분 베트남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애플이 중국 내 생산을 완전히 포기하는 건 아니다. 쿡은 “미국 외 지역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앞으로도 중국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애플 경영진은 제품별 생산지를 조정하더라도 무역 전쟁의 후폭풍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희토류 등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강화하면 미국 기업인 애플은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애플은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관세와 관련된 조치들은 회사(애플)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희토류나 다른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회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 매출만 줄었다
애플의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중국 시장 매출만 유독 뒷걸음쳤다. 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 1~3월 중화권(중국·홍콩·대만) 매출은 160억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63억7200만달러)보다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16.5%),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8.4%), 미주(8.2%) 등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매출이 늘었다.
애플은 매출 감소 배경으로 ‘환율’을 들었다. 애플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위안화가 미국 달러 대비 약세를 보여 전년 대비 실적이 부정적으로 보이게 됐다”고 했다. 쿡은 실적 발표회에서 “환율 역풍을 제외하면 중국 시장 매출은 사실상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며 “특히 지난해 10~12월 중국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11% 감소했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회복된 수준”이라고 했다.
◇트럼프 구미에 맞는 정책도 이어간다
애플 경영진은 트럼프의 입맛에 맞는 발언도 쏟아냈다. 이들은 실적 발표회에서 구체적인 지역과 수치를 들어가며, 미국 내 투자 계획과 미국 기업과의 협력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트럼프가 원하는 ‘미국 제조업의 부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쿡은 “앞으로 4년 동안 50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며 “미시간, 텍사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아이오와, 오리건, 노스캐롤라이나, 워싱턴 등 여러 주에서 팀(인력)과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애플은 올해 안에 텍사스에 짓고 있는 첨단 서버 제조 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기업과 맺은 협력 관계도 상세히 설명했다. 쿡은 “올해 애리조나에서 생산하는 수천만 개의 첨단 칩(반도체)을 포함해 미국 12주에서 올해 190억개 이상의 칩(반도체)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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