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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바이오 규제 풀라며 한미FTA 흔들 듯지금 이곳에선 2025. 3. 14. 11:49
美, 빅테크·바이오 규제 풀라며 한미FTA 흔들 듯
한국은 상호관세 어떤 영향 받을까
美 상공회의소·USTR 보고서 보니
입력 2025.02.15. 01:05업데이트 2025.02.17. 10:22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상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수입 관세를 높이겠다는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 부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2012년부터 무관세 교역을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대부분의 수입품에 서로 관세를 물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매길 때 세금·환율과 함께 보조금과 규제 등 ‘비관세 장벽’도 고려하겠다고 밝히면서, 무관세 원칙인 한미 FTA가 무력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미 고위 당국자는 상호 관세의 타깃으로 유럽연합(EU)과 함께 우리나라와 일본을 언급하기도 했다. 상호 관세에 환율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불안감을 더한다.
국내 미국 기업들의 모임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지난해 7월 발간한 ‘비즈니스 환경 인사이트 리포트’와 미 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3월 말 내놓는 ‘2024년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통해 미국이 어떤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아 우리에게 공세를 가할지를 분석해봤다. 미국의 경쟁력이 강한 온라인 플랫폼, AI(인공지능) 등 테크 분야나 바이오를 중심으로 압박이 예상된다.
그래픽=김성규
◇미국이 거론하는 ‘비관세 장벽’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수출을 늘리고, 해외 기업 생산 시설을 자국에 유치해 무역 적자를 축소하는 수단으로 상호 관세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 FTA로 관세가 거의 모두 사라진 현실에서 미국이 트럼프 1기 때보다 크게 늘어난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지적해온 여러 비관세 장벽을 상호 관세 협상에서도 꺼내 들 전망이다.
미국 재계와 정부가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분야는 구글과 애플 등의 타격이 예상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다. 우리 정부는 미국 빅테크 등을 거대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해 끼워 팔기와 같은 불공정 행위를 강하게 단속하고, 처벌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미국 빅테크를 차별하는 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오픈AI 등 미국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AI에서도 “각종 AI 규제가 한국 AI 시장을 개척하려는 미국 기업의 기회를 가로막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바이오 신약도 주요 불만 분야로 꼽힌다. 암참은 “한국의 약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면서 “연구·개발(R&D) 비용이 많이 드는 제약업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해마다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도 미국 수입차 업체들이 대응이 어렵다고 반발하는 항목 중 하나다.
◇비관세 장벽 거론하며 車 관세 위협할 듯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는 어떻게 이뤄질까? 우선 미국이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는 아랑곳하지 않고,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에서 보듯 한미 FTA도 무력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지형 서울대 교수는 “1기 때 한미 FTA를 재협상했지만, 미국의 무역 적자는 더 심해졌다”며 “이젠 한미 FTA를 무시하고 관세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했다
우리 대미 수출의 4분의 1을 넘는 자동차에 대해 미국이 상호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이 당장 부과를 결정하지는 않은 만큼 불공정 무역 조사에 이어 시정 조치 요구 등을 거치며 양국이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이 동원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공장 추가 건설 등 눈에 보이는 성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non-tariff barrier)
관세 외의 방법으로 외국 물품의 수입을 규제하는 모든 수단을 말한다. 특정 품목에 수량 제한(쿼터)을 두거나, 위생 검역 절차를 까다롭게 적용해 수입을 막는 조치 등이 해당한다. 상대국의 보복관세 등을 피하는 동시에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5/02/15/BHJ3G66ZEFFG5CWYXMA6SEGA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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