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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채 상병 모친의 분노는 박정훈 대령 말을 진실로 믿은 탓”지금 이곳에선 2025. 1. 13. 10:03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해 7월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2일, 자신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책임이 없고 이 사건을 수사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진실을 왜곡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채 상병 어머니가 이날 공개된 편지에서, 임 전 사단장이 지난 9일 박 대령 항명죄 재판 1심 무죄 선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한 데 분노를 드러내자 이에 맞대응한 것이다.
임 사단장은 12일 기자들에게 보낸 단체 문자 메시지에서 “박 대령의 항명 무죄 판결에 대한 제 입장 표명은 채 상병 사건의 사고 경위에 대한 것이 아님에도, 그것이 왜 모친에게 그런 분노를 불러일으키는지 생각해 보았다”며 “아마도 모친께서 채 상병 순직 사고의 발생 경위와 원인에 대한 박정훈 대령의 최초 판단을 확고부동의 진실로 믿으신 상태에서, 박정훈 대령이 주장해 온 바 즉, 대통령에서 비롯하는 거대 권력이 저를 지키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려고 하는 것을 박정훈 대령이 모든 것을 걸고 이를 막아내기 위해 상급자의 위법한 이첩 보류 지시를 거부했다는 스토리까지 그대로 믿고 계시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이날 공개된,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 9일은 박정훈 수사단장님 선고 공판이 있는 날이었어. 1심은 무죄로 나와 너무 좋았다”며 “전 사단장이 입장문을 공개했다. 아직도 미안한 마음과 변한 모습을 하나도 없고 본인만 빠져나갈 방법만 찾고 있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렇게라도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알려줘야 할 것 같다”고 썼다.
임 전 사단장은 “박 대령이 그 짧은 수사 기간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뜻임을 내세워 저를 상대로 기본적인 주장조차 못하게 한 인권침해 행위, 국방부로부터 이첩 보류 지시가 있자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내려고 시도했다 좌절된 일 등을 언젠가 유족이 정확히 아시게 되면, 그때는 위와 같은 스토리를 그대로 믿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정훈 대령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이 발생한지 1주일 만인 2023년 7월28일 모친을 비롯하여 유족께 설명드린 사고 발생 원인은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사고 발생 후 거의 1년 만에 이루어진 경북(경찰)청 수사결과에 의해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앞서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됐으나, 지난해 7월 경북경찰청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채 상병 유족들이 이의신청을 해 현재 대구지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만약 경찰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면 대구지검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 주셨으면 한다. 대구지검의 수사 결과조차 믿지 못하시겠다면 추가 절차를 밟아 주셨으면 한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국정조사, 특검 등도 예정되어 있는 듯하다.
그런 절차가 끝난 후 박정훈 대령의 설명이 객관적 진실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제가 그간 주장한 것이 진실인지를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디 모친을 비롯한 유족께서는 대구지검, 공수처 등이 발표할 수사 결과를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대구지검의 조속한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유족들께서 진실에 대한 기다림의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775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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