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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6명 제압하면 무너진다”…윤석열 체포 ‘장기전’ 시작지금 이곳에선 2025. 1. 9. 20:05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가 한층 두꺼운 차벽과 철조망으로 ‘무장’하면서, 공조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재집행이 ‘강 대 강’ 대치 양상으로 흐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주도의 첫번째 영장 집행 실패 뒤 압도적인 경찰력을 앞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하며 윤 대통령에게 접근하는 과제를 풀어야 하는 경찰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공조본의 지난 3일 첫 윤 대통령 체포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2차 집행은 한층 더 난도가 높아졌다. 닷새가 지난 8일 경호처는 이미 관저를 ‘요새화’했다. 관저 정문에는 가로세로로 겹겹이 주차된 대형 버스 7대가 두꺼운 차벽을 이뤘다.
관저 정문과 외벽 등에는 지름 50~60㎝가량의 철침이 박힌 ‘면도날 철조망’도 둘렀다. 경내에는 드론 무력화 기능이 있는 차량 등 각종 군사차량이 곳곳에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관저가 견고한 경계 태세를 갖추면서, 경찰도 철두철미한 준비로 영장 집행을 관철하겠다는 태도다.
대통령 경호처가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한정된 만큼, 경찰은 2차 집행에서 우선 ‘인해전술’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일 공조본은 공수처와 경찰 특별수사단을 합쳐 150여명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 ‘인간 방패’로 나선 200여명 규모의 경호처 인력 앞에 맥없이 돌아섰다는 비판이 거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다음 날인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입구가 버스로 막혀있다.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충분한 경찰력만 투입된다면 경호처 저항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게 일선 경찰들 생각이다. 체포 경험이 많은 수사 경과의 한 경정은 “버스는 밧줄을 걸어서 끌어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고, 철조망도 마찬가지”라며 “아무리 경호처가 스크럼을 짜고 있어도 떼어내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 경험상 앞서서 막는 사람 중 대여섯명만 수갑을 채워도 대오가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특별수사단 외에 체포 작전에 능숙한 형사기동대 등 각 지역 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이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호처 무력화를 위해 군 병력이나 대테러작전을 벌이는 경찰특공대 투입도 점쳐지는 가운데, 그로 인한 충돌에 대한 우려도 경찰 내부에 공존한다.
서울경찰청에서 근무하는 한 총경은 “대테러작전을 하는 특공대의 섣부른 투입은 경호처가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하도록 빌미를 주는 것일 수 있다”며 “경호처는 이번에도 각종 방해 작전을 펼 텐데, 2박3일 정도 시간을 두고 대치하면서 경호처를 고사시키는 전략으로 가야 큰 충돌 없이 체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충분한 인력으로 교대가 가능한 경찰의 이점을 활용해 ‘장기전’을 펴는 게 좀 더 안정적으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법이라는 의미다.
불체포 특권을 앞세운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도 변수로 꼽힌다.
형사와 수사 경험을 두루 갖춘 한 경정은 “차벽과 철조망을 처리하고 경호처 스크럼을 푸는 것은 훈련받은 경찰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국회의원들이 관저 앞에 먼저 집결해 막아서는 등의 현장 변수가 문제 ”라며 “ 체포팀은 관저 정문으로 진입 시도를 하되 후문으로도 경력을 투입해서 양동작전을 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저 인근에 모여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소요를 일으킬 가능성도 적지 않은 만큼 , 경내의 작전만큼이나 외부 질서 유지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770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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