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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컷] 백만원 넘는 샤넬 지갑, 이곳에선 3만원
    지금 이곳에선 2024. 8. 20. 19:40

    [C컷] 백만원 넘는 샤넬 지갑, 이곳에선 3만원

    박성원 기자

    입력 2024.08.20. 07:00업데이트 2024.08.20. 16:44

    지난 16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새빛 시장에서 상인이 짝퉁(위조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 명품과 거의 똑같은 짝퉁이 매대에 올려져 있었다. /박성원 기자

    밤이 되면 동대문 인근 도로에는 승합차들이 도열한다. 차에서 내린 상인들이 물건을 꺼내고 잠시 후 노란 천막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노란 천막에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곳은 ‘짝퉁 시장’으로 불리는 새빛 시장이다.

    이곳에서는 백만 원이 넘는 샤넬 지갑이 단돈 3만 5000원에 판매된다.

    상인들과 흥정하며 가격을 더 깎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이곳에 있는 제품들은 루이비통, 샤넬, 디올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카피한 위조 상품이다. 가방, 지갑, 신발, 옷, 액세서리 등 다양한 ‘짝퉁’ 제품들이 거래되고 있었다.

    특허청· 서울시· 서울 중구청· 서울 중부 경찰서로 구성된 ‘새빛 시장 위조상품 수사협의체’는 올해 3차례 새빛 시장을 불시에 점검했다.

    그 결과 총 1173점의 짝퉁을 압수했고 판매자들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지만, 단속이 뜸해지자 ‘짝퉁시장’은 여전히 불을 밝히고 있었다.

    서울 중구 새빛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위조 상품들. /박성원 기자

    지난 9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도로에 마련된 새빛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위조 상품들. /박성원 기자

    이날 새빛 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과 외국인이었다. 지갑을 구매하기 위해 흥정하고 있는 남성 무리에게 ‘위조품인 걸 알면서 왜 사냐’고 물었더니, 이들은 “명품은 비싸니 못 사고, 짝퉁을 사서 명품 산 듯 행세하면 그만”이라며 “남들은 진짜인지 짝퉁인지 구분 못한다”고 말했다. 이들 중 한 남성은 결국 가격 흥정에 성공해 명품 지갑을 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을 본 한 상인은 기자에게 “사진 찍지 말라”고 카메라를 막으며 “먹고살기 힘든데 굳이 까발려야겠냐”고 하소연했다. 취재하고 있다는 소식은 상인들 사이에 순식간에 퍼졌고, 순식간에 물건들을 챙겨 어디론가 사라져 텅 빈 매대가 다수 목격됐다. 이들은 짝퉁 판매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단속을 피해 가며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 9일 밤 취재가 시작되자 상인들이 매대에 널려 있던 물품을 싹 정리한 모습. /박성원 기자

    새빛 시장은 서울 중구청이 지난 2016년 동대문 야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표법 준수를 조건으로 장사를 허가해 줘 생긴 야간 노점이다. 하지만 지금은 곳곳에서 위조상품 판매 행위가 다수 적발되는 등 불법 영업이 기생하는 ‘짝퉁시장’이 됐다.

    특허청 박주연 상표특별사법경찰과장은 “수사력을 집중해 강력한 단속을 이어나가겠다”며 “위조상품 판매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단속 외에도 소비자 스스로 위조상품 구매를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도로에 마련된 새빛 시장이 붐비고 있다. 새빛 시장은 '노란 천막 시장' 혹은 '짝퉁 시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박성원 기자

    지난 9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도로에 마련된 새빛 시장에서 시민들이 명품을 카피한 짝퉁 상품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박성원 기자

    지난 16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새빛 시장에 상인들의 차량이 도열한 모습. /박성원 기자

    16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새빛 시장에 노란 천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는 명품을 카피한 위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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