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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든 커피잔 로고 계속 바꿔...PPL의 혁명"지금 이곳에선 2024. 7. 19. 11:50
주인공이 든 커피잔 로고 계속 바꿔...PPL의 혁명"
[WEEKLY BIZ] AI를 통해 기제작된 영화·드라마에도 자연스럽게 광고 삽입
입력 2024.07.11. 17:24업데이트 2024.07.1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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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영석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에 등장하는 달고나 과자에 인공지능(AI) 기술로 삼성전자나 스타벅스 로고를 자연스레 덧입히는 식의 간접광고(PPL)가 가능해진다면 어떨까. 처음부터 특정 브랜드나 제품 광고까지 감안해 드라마·영화를 찍는 게 아니라, 이미 다 완성된 작품에 AI 기술을 활용해 광고주가 원하는 PPL을 쏙쏙 덧입히는 시대가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국내에서 이처럼 AI로 PPL 광고 서비스를 개발 중인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설립된 토종 AI 기업 맥케이(MCCAAi)다. 최재호 맥케이 대표는 최근 WEEKLY BIZ와 인터뷰에서 “이미 완성된 영화나 드라마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광고를 넣을 수 있는 AI 프로그램 ‘리로드(reloAD)’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관련 기술을 선보이면 광고 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를 활용하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영상을 재생할 때 전 세계 시청자가 속한 국가별로 그 나라 시청자 맞춤형 브랜드나 제품을 영상에 녹여내 광고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고려대에서 컴퓨터학 석·박사 학위를 딴 최 대표는 2020년 소프트웨어 기업인 맥케이를 창업했다.
이후 2022년부터 웹툰과 광고 등에 특화한 AI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맥케이는 다음 달 중으로 달리3(DALL-E 3), 미드저니(Midjourney)와 같은 이미지 생성용 AI 서비스인 모아이(MOAI)를 내놓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동영상 생성 AI 서비스와 함께 리로드 프로그램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원하는 장면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PPL
-리로드 프로그램이 나오면 광고 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까.
“한 번 방영된 영상을 방송사에서 재방송하거나 OTT에서 재생할 때 사후적으로 브랜드나 제품 광고를 삽입하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굳이 사전 제작 단계부터 PPL을 염두에 두고 소품을 가져다두거나 억지 스토리를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특정 영화 내 전광판이 등장한다면, 그 전광판에 새로운 광고를 덧입혀 넣을 수도 있고, 주인공이 무심코 든 커피 잔에 특정 기업의 로고를 자유자재로 끼워 넣을 수도 있다.”
맥케이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조선일보 로고를 넣는 모습. 향후 동영상으로 제공하려는 서비스의 예시./맥케이 제공
-국가나 지역별로 서로 다른 맞춤형 PPL이 들어가는 서비스도 가능한가.
“그렇다. 똑같은 드라마나 영화라도 어느 국가 시청자가 보느냐에 따라 ‘국가별 맞춤 광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국가별 맞춤 광고’를 넘어 ‘개인 맞춤형 광고’까지도 현재 기술 수준에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마이데이터(특정인의 금융 정보를 한눈에 보는 서비스) 사업을 하는 금융사와 협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리로드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맥케이의 동영상 생성 AI 기술을 활용하면 완성된 영화나 드라마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사물을 지우거나 새롭게 집어넣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활용해 광고할 브랜드 로고나 제품을 집어넣을 수 있게 된다.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타이밍과 화면 내 위치를 포착할 수 있는 게 리로드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맥케이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조선일보 로고를 넣는 모습. 향후 동영상으로 제공하려는 서비스의 예시./맥케이 제공
-AI 광고의 한계는 없을까.
“아무리 자연스레 넣어도 PPL을 자꾸 등장시키면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거나 영상 재생을 끝낼 수 있다. 그래서 방송사, 광고 대행사에서 조언을 구하면서 리로드 프로그램을 개선 중이다.
고화질 영상일수록 사후에 이미지를 넣을 때 더 많은 연산이 이뤄져야 하는데, 하드웨어에 부담을 덜 주면서 PPL을 넣기 위한 기술 개발도 역시 더 필요한 상태다.”
◇웹툰 제작에도 날개 달 듯
맥케이의 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에선 처음(왼쪽 위 그림)에만 ‘녹색의 허름한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더벅머리의 소년’이라고 주어를 쓰면, 다음부터는 자동으로 등장인물의 머리 스타일・복장 등이 유지된다. /맥케이 제공
-AI 광고 기술 외에 맥케이가 내세우는 이미지 생성 기술은.
“만약 기존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를 이용해 ‘고양이가 서 있다’ ‘서 있다가 달려간다’ ‘달려가는 와중에 비가 온다’ 등과 같은 연속 이미지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경우 기존 프로그램들은 연속된 이미지임에도 주인공인 고양이 모습을 장면마다 완전히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맥케이의 AI 서비스인 모아이를 이용하면 주요 등장인물의 모습이 바뀌지 않은 채 이미지 사이 ‘맥락’을 유지하며 연속된 이미지를 생성해낼 수 있다. 개인이 취미로 한두장 이미지를 생성해 낼 땐 이런 기능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웹툰과 같은 상업적 콘텐츠를 생성하기 위해 수많은 이미지를 생성해내려면 이처럼 맥락을 유지하며 장면 변환이 되는 이미지 생성이 중요하다.
우리는 국내 주요 웹툰 기업과 드라마 제작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하이퍼 코믹’과 계약하고 웹툰 제작용 AI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다. 웹툰 작가별로 다른 그림체를 AI 프로그램이 학습하면 작가별 특유의 ‘화풍’을 살릴 수 있는 AI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외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점은.
“해외 생성 AI 서비스에 ‘한복을 입은 여성을 그려달라’고 주문하면, 전통 한복이 아닌 정체불명의 의상을 입은 여성 이미지가 표출되곤 한다. ‘막걸리를 담아 마시는 양은 주전자를 그려달라’고 하면 제대로 구현해 내는 AI 서비스가 아직 없다고 불평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도 만난 적이 있다.
AI는 수많은 학습의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서구에서 개발된 AI 프로그램이 한국 고유의 문화와 관련된 이미지나 동영상을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 고유의 웹툰이나 영화를 만들 땐 한국에서 개발된 토종 AI 프로그램의 역할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최재호 맥케이 대표/맥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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