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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정부, ‘큰손’ 연기금·공제회 PF 현황 전수조사… “당장 문제될 건 없다”
    지금 이곳에선 2024. 4. 3. 08:35

    [단독] 정부, ‘큰손’ 연기금·공제회 PF 현황 전수조사… “당장 문제될 건 없다”

    기재부, 연기금·공제회 부동산 PF 파악

    사업장 부실 가능성 사전 확인 차원

    본PF·선순위 중심 ‘비교적 안정’ 평가

     
    입력 2024.04.03. 06:00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현황 파악 범위를 연기금·공제회로 확장했다. 부동산 PF 돈줄이 막혀 시공사와 금융사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다만 정부는 연기금·공제회의 부동산 PF 대출에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 큰손으로 꼽히는 연기금·공제회의 부동산 PF 대출은 초기 단계 대출이 없고, 또 대부분 변제 순위가 높은 선순위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재정부 청사 전경. /조선DB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연기금과 한국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주요 공제회로 부동산 PF 현황 자료 제출을 요청해 검토했다. 여기에는 투자 유형 및 건별 검토 자료도 포함됐다.
    기재부가 연기금·공제회 전반을 대상으로 국내 부동산 PF 투자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자료 요청 및 현황 파악은 기재부 1차관 산하의 경제정책국 자금시장과가 담당했다. 그동안 연기금·공제회 업무는 2차관 산하 예산실에서 주로 담당했다.
    기재부는 금융위, 금융감독원 등과 작년 하반기부터 매월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현황을 집계 중이었다. 다만 여기에 연기금·공제회의 부동산 PF는 빠져있었다. 이번 자료 요청을 계기로 기재부가 연기금과 공제회까지 PF 대출 관리 범위를 확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만 해도 총 49조원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전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136조원)의 36% 수준이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또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공제회를 포함하면 대출 잔액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정책국 자금시장과에서 부동산 PF 대출 현황 파악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연기금과 공제회는 자본시장의 큰손인 만큼 부동산 PF 위험 노출액도 많을 수밖에 없어 공사 지연에 따른 피해는 없는지 파악하고자 한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기재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었다.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2022년의 증가세(15.4%)에 비해 둔화했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커졌다. 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은 2022년 1.2%에서 지난해 말 2.7%가 됐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금융기관의 PF 대출 연체율 상승하는 등 PF 사업장 관련 잠재 리스크가 증대됐다”면서 “PF 부실 증대 시 비은행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하락하고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픽=손민균
    기재부는 연기금과 공제회의 부동산 PF 대출에서 당장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PF는 착공 전 토지매입, 인·허가 단계에서 진행하는 브릿지론과 이후의 본PF로 나뉘는데 연기금·공제회는 본PF에만 선별적인 대출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돼서다.
    여기에 연기금·공제회는 변제 순위가 낮은 중·후순위 대출이 아닌 선순위 대출 위주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순위 대출은 중·후순위에 비해 금리가 낮지만, 대출 상환이 불능에 따른 공매 진행 시 우선 변제권을 가질 수 있어 손실 가능성이 작은 편으로 꼽힌다.
    예컨대 태영건설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도시형 생활주택 개발 부동산 PF 사업장에 투자한 과학기술인공제회만해도 전체 2380억원 중 1520억원을 선순위로 집행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선순위·1군 시공사 이상’이라는 부동산 PF 대출 원칙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공제회 한 관계자는 “연기금·공제회는 2000년대 후반 양재동 화물 터미널 개발 사업, 판교 알파돔 시티 등 부동산 투자에 대거 자금을 집행했다가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면서 “이후 국내 부동산 PF 대출에서만큼은 조건을 까다롭게 해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제회 한 관계자는 “연기금은 몰라도 기대 수익을 높여야 하는 공제회의 경우 중순위 부동산 PF 대출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경우에도 시공사의 신용등급 및 분양 가능성을 따진 후 투자심의위원회까지 거친 건인 만큼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 등 정부는 부동산 PF 위기 연착륙을 정책 핵심에 두고 시장 감시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매월 전(全)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 및 연체율 조사도 진행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사 보유 토지를 매입하는 유동성 공급 정책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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