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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직에 칼 꽂기도” 中 피싱에 기생한 한국인들지금 이곳에선 2024. 3. 14. 08:39
[단독] “조직에 칼 꽂기도” 中 피싱에 기생한 한국인들
‘피싱조직’ 한·중 공조로 잡고보니
30대, 프로그램 만들어 번호 수집
20대 사기전과자는 수거책 모집
조직 몰래 수익금 일부 빼돌리기도
입력 : 2024-03-14 00:02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은 국내에 공범들이 있어서다. 직접 중국으로 건너간 30, 40대와 달리 국내에선 20대 사기 전과자 등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기생하며 한국인 대상 범죄를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린성에 거점을 둔 조선족 피싱 조직들은 국내 개발자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범죄 대상 번호를 수집하고, 20대 사기 전과자들을 통해 범죄 수익 수거책을 모집해 왔다.
20대 범죄자들은 조직 총책 몰래 범죄 수익금을 빼돌리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강원경찰청은 최근 20대 A씨 등 보이스피싱 조직 현금 수거 모집책 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2022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 7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5범인 A씨를 포함해 검거된 5명은 사기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명도 유사 전과가 있는 범죄자였다. 모두 20대들이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소셜미디어(SNS) 구인광고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을 모집해 피싱 조직에 인력을 공급해 왔다. 또 모집된 수거책에게 조직의 현금 수거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은 피싱 피해자들로부터 수거한 현금 6895만원을 수거책들로부터 두 번에 걸쳐 공원과 화장실 등에 놓아두게 한 뒤 조직 몰래 돈을 빼돌렸다.
범죄 수익이 일부 사라졌지만 중국에 근거지를 둔 조직 총책은 이들을 의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책은 오히려 이들에게 현금 수거책이 돈을 빼돌린 것 같으니 돈을 찾아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사정에 어두운 조선족들을 이용해 (국내 공범들이) 다시 조직에 칼을 꽂는 행동을 한 셈”이라며 “보이스피싱 조직 자체가 서로 돈만 보고 배신하는 범죄집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최근 프로그램 개발자로 활동하던 고객관리업체 대표 30대 중반 이모씨도 검거했다. 이씨는 ‘1600-○○○○’과 같은 번호로 불특정 다수에게 허위 대출 광고를 발송했다. 이후 해당 번호로 대출 문의를 한 이들의 번호를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자동 수집했다.
그는 이 번호를 피싱 범죄조직에 넘겼다. 조직은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대출을 해준다고 전화를 걸어 피싱 피해자들에게서 돈을 갈취했다. 낮은 이자로 대환대출을 하려면 기존 대출금 일부를 계좌에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전달해줘야 한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회유했다. 이씨는 그 대가로 매달 조직으로부터 15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경찰은 피싱 피해 신고를 받은 번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대출광고 문자가 온 번호와 엮여 있는 인터넷 전화번호(070) 회선 40여개를 찾아냈다. 이를 분석한 결과 이씨가 법인 명의로 관리하던 번호라는 것을 확인하고 이씨를 검거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10321890&code=11131100&sid1=soc&cp=nv2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10321890&code=11131100&sid1=soc&cp=n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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