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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신도 극찬한 '산천어축제'…"당장 중단" 요구에 '발칵'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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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도 극찬한 '산천어축제'…"당장 중단" 요구에 '발칵' [이슈+]

    김세린 기자

    입력2024.01.20 17:15 수정2024.01.20 20:46

    강원 지역 명물 겨울 축제에 외신 '호평'

    시민단체 "100만명에 살생의 추억 안긴다"

    시민들 "생태계 훼손" vs "낚시도 동물학대?"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에서 물고기를 잡고 활짝 웃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국내 유명 지역축제가 전 세계 외신의 극찬을 받았다. 지난 6일 개막한 강원 화천군 대표 지역축제 ' 화천산천어축제'는 매년 1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지역 명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맨손 낚시, 얼음낚시, 산천어 운반, 먹이 수급 등 축제 과정 전반이 '물고기에 과도한 학대 행위를 가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축제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19일 화천군에 따르면 군이 해외 언론에 소개된 화천산천어축제 관련 기사를 모니터링한 결과, 미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서남아시아 등 세계 각국 외신에 280여건이 소개됐다고 밝혔다. 군은 "특히 겨울이 없는 동남아시아 지역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등의 언론에도 산천어축제의 사진과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에서 강원 화천군 대표 지역축제 ' 화천산천어축제'를 극찬하며 공개한 사진. /사진=화천군 제공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온라인판을 통해 '올겨울 아시아에서 꼭 봐야 할 축제 5곳'으로 화천산천어축제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얼어붙은 강에서 산천어를 잡을 기회를 위해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에 모여든다"며 "낚시하지 않아도 튀김, 구이, 회 등 신선한 요리를 맛볼 수 있고 스케이트, 썰매 등 얼음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해외 유력 통신사들은 축제 전부터 화천의 겨울 축제를 전 세계에 알렸다.

    이처럼 지역 명물로 여겨지며 축제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으나, 일부 시민단체의 규탄은 계속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환경운동연합 등 39개 시민단체는 △맨손 잡기 프로그램 즉각 중단 △양식어류를 사용한 얼음낚시 프로그램 점진적 폐쇄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 및 생태적 축제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7일 화천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간 고통을 느끼는 어류를 윤리적으로 대우할 것을 화천군에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화천군은 무응답, 적반하장, 무변화로 일관해왔다"며 "화천 산천어 축제는 어류 학대 축제다. 동물 학대 프로그램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오직 화천 산천어 축제를 위해 인공 번식으로 태어나 양식장에서 길러진 60만 마리 산천어, 이들은 고작 3주 동안 어떠한 존엄도 없이 인간의 손맛과 입맛을 위해 죽어 나간다"며 "축제가 열리는 상수원보호구역 화천천은 얼음 경도 강화를 위한 수중 제초와 겹겹으로 된 물막이 공사로 토종어류가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다"고 강조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동물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며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 /사진=동물해방물결 제공

     

    해당 축제가 동물 학대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0년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최문순 화천군수와 재단법인 나라를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로 고발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산천어가 축제에서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내용을 근거로 축제 주최 측을 불기소처분했다.

    이에 단체는 "우리가 비판하고 있는 곳은 산천어 '식당'이 아니라 산천어 '축제'다. 단순히 먹는 게 아니라 산천어를 놀잇감으로 이용하며 최대한의 고통을 준 다음 먹는 게 문제"라며 "화천을 찾아온 100만명에게 살생의 추억을 가득 안기고, 그 끝에 황폐하고 오염된 강만을 남기는 행사, 그것이 지금의 산천어 축제"라고 재차 비판했다.

    특히 이 축제의 프로그램 중 '산천어 맨손 잡기'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프로그램이 산천어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죽기 전까지 공포의 상황으로 몰아넣는 잔혹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단체의 지적이다.

    단체는 "평소에 동물을 함부로 하지 않던 사람들도 미숙한 낚시 실력, 어류에 대한 두려움, 혹은 무관심과 무감각으로 산천어를 쥐고, 던지고, 내리치고, 방치한다"며 "얼음판 위에서 펄떡거리다 질식사하는 산천어, 그런 산천어를 갖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누구든 축제 현장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축제를 반대하는 서명에서 시민들은 "가족, 친구들의 행복과 아동의 교육, 지역문화의 발전을 살육으로 이루려고 하는 것은 문명의 수치", "무심코 즐기던 일이 자연과 생태계를 훼손하는 일이었다. 반성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는 "물고기 잡기가 문제이면 낚시도 동물 학대에 해당하냐", "파리 잡고 바퀴벌레 잡아도 동물 학대라고 할 것이냐" 등 의견을 내놨다.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활동가는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지역 살림 문제에 공감하지만, 생태계를 해치며 동물을 이용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방식에는 반대한다"며 "윤리적이고 지속이 가능한 축제를 위해 화천 산천어 축제가 동물 학대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고, 생태적 축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은성 새벽이생추어리 비질모임 활동가는 "화천 산천어축제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이 비인간 동물을 학대, 감금, 착취하였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산천어를 한 곳에 가두어 도살하는 것과 다름없다"이라고 일침했다.

    한편 동물 학대 논란 속에도 산천어축제장에는 매일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한 단체 외국인 관광객 1000여명 이상이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천군은 산천어축제에 지난 18일 기준 약 2만8000여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추산한다. 이번 축제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1196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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