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김남희, 극과 극 인물 다 소유한 '본투비 얼굴 재벌'
    문화 광장 2022. 12. 14. 11:43

    김남희, 극과 극 인물 다 소유한 '본투비 얼굴 재벌'

    '재벌집 막내아들'서 입체적인 인물 금수저 진성준 호연

    사진제공=SLL, 래몽래인, 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 연출 정대윤 김상호) 속 진성준(김남희)은 흔한 표현처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아니 금수저를 넘어 ‘순금 탯줄을 몸에 두르고’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아버지는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순양그룹 창업주이고,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그룹을 지키기 위해 옥살이까지 한 장남이다. 그런 아버지를 둔 자신은 장손이니, 사연을 차치하고서라도 언젠가는 할아버지가 일군 회사를 물려받을 운명이다.

    하지만 진성준은 순금 탯줄을 오롯이 누리지 못한다. 태산같은 할아버지의 눈에 저와 제 아버지는 만족스러운 후계자가 아니라는 걸 어릴 때부터 알아 버린 탓이다. 때문에 세상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인생임에도 정작 자신은 손에 쥔 모든 걸 한순간 빼앗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품고 있다. 불안감이란 마음의 그늘을 어느 누구에게도 들켜선 안된다는 걸 알고 있는 그는 적당한 기품과 예의로, 온화한 얼굴로 제 불안을 적당히 감춘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을 무시하거나 제 것을 건드리면, 제 불안감을 자극하면 이면의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내곤 한다.진성준의 이중성은 ‘재벌집 막내아들’ 첫 화부터 점차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는 아버지(윤제문)를 찾아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룹 후계자 자리를 거부하는데, 언쟁을 벌이던 아버지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지만 그는 현장에서 도망친다.

    이를 목격한 윤현우(송중기)가 상황을 정리하고 그룹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그를 찾아오자 골프채를 휘두르며 화를 낸다. 행사에 참석해 이를 성공적으로 마친 진성준의 마음엔 어느새 승계에 대한 욕심은 잔뜩 커졌다. 의식 불명 상태인 아버지를 찾아간 그는 “승계 작업이 끝날 때까지 숨은 쉬고 계세요.”라며 제 검은 속내를 내비친다.

    사진제공=SLL, 래몽래인, 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윤현우의 죽음과 함께 드라마는 과거의 이야기를 펼치는데, 진성준의 미국 유학 직후 모습도 그려진다. 귀국한 그를 마중 나온 사람은 할아버지가 맺어준 정략결혼 상대 모현민(박지현)으로, 우연한 만남을 가장해 자신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보라는 어른들에 등 떠밀려 나왔으나 더 이상의 생각은 없다는 여자다. 지금까지 만나온 상대들과 다른 모현민에 진성준은 흥미를 느끼고 “서울이 언제부터 이렇게 재밌어진 거야, 내 허락도 없이.”라는 안하무인 발언을 던진다.

    할아버지의 뜻은 절대 거스를 수 없는 진성준은 결국 모현민과 결혼에 성공하지만, 모현민이 진도준(송중기)에게 거절당하고 자신을 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결혼식 직전 하객들을 대하던 밝은 미소를 지우고 싸늘한 비웃음으로 모현민을 대한다. 이후에는 순탄할 줄 알았던 제 인생에 적수로 마주한 도준과 대결구도를 이루며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배우 김남희는 진성준의 이 같은 이중성을 자연스러운 연기로 소화한다. 진양철(이성민)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언제나 불안한 아버지를 안심시키고 제 자리를 지키기 위해(혹은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는 순양의 듬직한 장손으로서의 모습부터 가면을 벗어던진 ‘갑질 무개념’ 재벌 3세의 모습까지, 진성준이란 하나의 인물이 지닌 입체적인 면모를 자연스럽게 펼쳐내며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특히 김남희는 마주하는 상대에 따라, 제 기분에 따라 수시로 달리하는 눈빛과 말투만으로 진성준의 안하무인, 오만방자한 성격을 드러낸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잔인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진성준의 모습에 시청자는 공포를 느끼면서도 빠져드는데, 이는 친절하고 다정하게 진성준의 이야기를 펼쳐낸 안내자 김남희의 영향이다. 물론 여기에 김남희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가 한몫을 톡톡히 했다는 건 배제할 수 없다.

    사진제공=SLL, 래몽래인, 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김남희 하면 많은 이들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 속 모리 타카시를 떠올린다. 극 중 모리 타카시는 악역이었음에도 그의 매끄러운 일본어와 일본어가 짙게 묻어나는 한국어와 영어가 더해져 ‘실제 일본인인 줄 알았다’는 극찬을 받으며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에 앞서 드라마 ‘도깨비’(2016)에서 과로사로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애쓰던 의사 망자로 출연, 짧은 등장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임팩트 있는 그의 연기는 다년간 연극 무대를 통해 쌓인 경험을 통해 나온 것. 이외에도 ‘언니는 살아있다’ ‘스위트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미치지 않고서야’ ‘법대로 사랑하라’ 등 시대와 스토리, 캐릭터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설정 과다 캐릭터부터 생활 연기까지 매끄럽게 소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사실 ‘재벌집 막내아들’은 방송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여러 이유가 꼽혔지만 그 가운데 김남희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방송이 공개된 이후 그의 이름은 여러 차례 회자되고 있다. ‘연기신’이란 별명도 아깝지 않을 쟁쟁한 선배들과 조화를 이루며 자신의 색을 완성시키는 그의 연기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영향이다. 벌써 들려오는 그의 차기작 소식에 기대가 더해지는 이유다.

    조이음(칼럼니스트)

     

    https://www.iz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677&VRO_P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