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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이마트 은행 하겠네… 저축은행 뺨치는 스타벅스 카드 충전금 3400억
    시사 경제 2022. 4. 20. 11:45

    [단독] 이마트 은행 하겠네… 저축은행 뺨치는 스타벅스 카드 충전금 3400억

    입력 2022.04.20 05:00
    #대기업에 다니는 A팀장은 작년 말 회식을 못 하는 대신 팀원들에게 스타벅스 5만원권 선불 충전 카드를 돌렸다. A씨는 “코로나 이후 쌓인 회식비를 어떻게 소진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선물이 스타벅스 카드였다”고 말했다.
    #대학생 B씨는 생일을 맞은 지인에게 주로 스타벅스 3만원 기프티콘을 선물한다. 그는 “SNS로 보내기 쉬운 데다 사용 가능한 매장이 많고, 금액도 적당해 선물용으로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했다.


    국내 1위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의 선불 충전금이 중형 저축은행 규모에 맞먹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9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국내 스타벅스에 신규로 쌓인 선불 충전금은 3402억원으로, 1년 전(1848억원)보다 84% 급증했다. 직전 3년간은 연평균 20%대로 증가했는데 지난해 폭발적으로 뛴 것이다. 원래 충성 고객이 많았던 스타벅스가 코로나 사태 이후 모임비나 격려금의 대안으로 활용되는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 스타벅스 선불카드 충전금 1년만에 84% 폭증해 3400억…저축은행 뺨치고 웬만한 핀테크 앞서
    스타벅스의 작년 선불 충전금 잔액(아직 미사용된 금액)은 웬만한 핀테크 업체보다도 많다. 작년 12월 말 기준 2503억원으로 업계 1위인 카카오페이(3841억원)보다는 적지만 네이버페이(913억원)의 3배에 가까웠다. 은행으로 치면 예금이 두둑해진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500억원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50위권 업체의 연간 수신(예·적금) 규모와 맞먹는다”고 했다.
    은행 등 전통 금융사들은 스타벅스로 돈이 몰리는 것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선불 충전금은 고객의 충성도나 플랫폼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 지표로 꼽히기 때문이다. 아직 은행의 수신 규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디지털 시대에 금융 플랫폼으로서 스타벅스의 잠재력이나 영향력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불 충전금 시장 규모(잔액 기준)는 2014년 7800억원에서 지난해 3월 2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특히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처럼 쓸 곳이 많은 핀테크와 달리 스타벅스 선불 충전금은 오로지 국내 스타벅스에서만 쓸 수 있어서 고객을 잡아두는 ‘록 인(Lock-In·잠금) 효과’가 훨씬 크다.
    은행들의 미성년 자녀 용돈용 선불 충전금 카드나 신용카드사의 저신용자용 선불 충전 머니 등 전통 금융사도 다양한 선불 충전금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3~5% 적립 리워드를 제시해도 별 반응이 없다”며 “스타벅스가 2014년 ‘사이렌오더’(앱으로 주문) 기능을 도입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듯 은행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보여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자금융업자 아니어서 관리·감독 사각지대
    금융권에서는 스타벅스 선불 충전금이 아무런 관리·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가능성은 낮지만 혹시 스타벅스가 자금난에 빠질 경우 선불 충전금을 환불해줄 고객 보호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처럼 당국에 등록한 전자금융업자는 작년 9월부터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불 충전금의 절반 이상을 은행 등 외부 기관에 신탁하고 분기마다 공시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전자금융거래법상 등록 대상이 아니어서 이런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또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의 선불 충전금은 오픈뱅킹을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데 비해, 스타벅스는 전자금융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조회할 수 없다.
    지난해 스타벅스는 유효 기간이 지난 충전금 30억원가량을 자사 이익으로 귀속시켜 비판을 받았다. 약관상 충전금 유효 기간(5년)이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10년)보다 짧은 데다 충전금 소멸 사실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여론이 악화되자 스타벅스는 유효 기간 5년이 지나도 고객이 요청하면 5년을 추가로 연장해주고 있지만 약관을 고치지 않았다. 강민국 의원은 “약관은 그대로 놔둔 채 고객이 요청할 경우에만 권리를 보장해준 것은 생색내기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고객들이 더 안심할 수 있도록 (충전금 소멸 관련)약관 변경도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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