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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중남미-멕시코편 III
    문화 광장 2011. 9. 28. 11:09

    칸쿤(마야어로 "뱀의 둥지" 라는 뜻)은 유카탄반도 동쪽 끝 카리브해 연안에 있으며, 휴양관광지로 개발한지가 얼마 되지 않는다.

    상시 물이 따뜻하여 사계절 내내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관광지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나, 멕시코는 해안가 땅은 외국인이 소유할 수 없게 법으로 막고 있단다.

    칸쿤은 최신 호텔들이 즐비하고 모든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을 뿐 아니라, 멕시코답지 않게 치안이 철저히 유지되고 있어 관광객이 맘편히 지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         

    처음 여기 도착한 시간이 밤이어서, 호텔까지 가는 동안 보여지는 야경은 마치 라스베가스에 온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오늘은 치첸잇사로 가는 날....

    치첸잇사는 마야어로 "잇사족이 사는 우물마을"이라는 뜻인데 칸쿤에서 4시간 버스를 탄다.

    도로는 직선도로인데 사방을 둘러 봐도 산이라고는 없고 평평한 밀림 정글이다.  

    이 정글을 벗어나려면 8시간을 달려야 한다니   정글의 넓이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산이 없으니 강이 없고 비가 안오면 농사를 지을 수없는 환경이 된다.

    이것이 나중에 설명되는 마야족의 처절한 몸부림의 이유가 된다.

     

     

    뜬금없는 얘기지만 여러분은 애니깽이라고 들어 보셨는지...?

    애니깽은 원래 선인장 종류로서 섬유질이 매우 질겨 로프, 방탄복, 헬멧 등의 원료로 쓰인다.

    이 정글에 애니깽농장이 있는데 1905년 우리나라 사람 1033명이 집단이민을 왔단다.

    구한말 뜻있는 조선족이 중국으로, 하와이로 망명, 일본에 대항그룹을 만들자 이에 불안감을 느낀 일본이 조선 양반들을 꾀어 높은 보수와 가족동반을 미끼로 1033명을 한 배에 태워 방출한 것이다.  

     

    몇달을 걸려 남미대륙을 돌아서 고생고생 유카탄반도에 도착한 이 양반들은 그제서야 속은 것을 알았으나 어쩌랴~

    가족동반 조건이 함정인 것이 가족들 식료품 값이 임금보다 많고, 이 넓은 정글에 도망갈 곳도 없고.....

    지금도 멕시코 교과서에는 이렇게 씌어 있단다. "1905년 한국에서 노예를 들여 오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닌가~

     

    그러나 하늘이 도왔는지 5년 후에 기적처럼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이들은 혹독한 노역에서 풀려나게 된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한일합방(1910년)이 되어 돌아갈 조국도, 여비도 없었으니,  그대로 고스란히 정글에 남겨지고 마야족에 동화되어, 이곳 현지 가이드도 가끔 김씨, 최씨를 만난단다.

    물론 최하층 화전민 생활을하고 스페인어도 모르고 마야어로 소통을 하는 그들을.....

     

     

     

    치첸잇사는 고대 마야문명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유적지이다.

    여기서 고대 마야문명이란 기원전 2500년전부터 시작해서 서기900년경 갑자기 사라져 버린 마야인들의 문명을 말한다.

    정교한 천문지식과 뇌수술까지 할 수있는 의술, 그리고 우수한 건축기술, 문자(마야족은 잉카족과 달리 문자가 있고 오늘날 모두 해독 가능하다) 까지 있었던 민족.... 

    당시 1500만 인구, 인구밀도로는 오늘날 시카고 수준의 번성기를 누리던 민족이 왜 사라졌는지는 아지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으나, 최근 기술로 지질조사등을 한 결과에 의하면, 기상이변에 의해 7000년만에 닥친 100년 가뭄이 마야문명이 소멸된 바로 그 시기와 일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말이 그렇지 가뭄이 100년 지속 되었다면 굶주림과 기아는 물론이고 모두가 제 정신을 지키기가 어렵지  않았을거다.

    거기에 내란이 생기고 외부 부족에 쉽게 정복당한게 아닌가 하는 쪽으로 학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고대 마야문명이 사라진 한참 후에 다시 멕시코 일대에서 새로운 마야문명이 번성하기 시작했으나, 고대 마야문명으로 부터 문자나 생활풍습 등을 계승하기는 했으나 별로 내세울 것이 없으며, 스페인에 의해 멸망되었다.

    스페인은 개종을 반대하는 종족에게는 죽음을 내려도 좋다는 교황청의 지시를 받아, 스페인 침략 150년만에 원주민 수가 20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물론 여기에는 직접적인 학살도 있지만 천연두 같은 전염병에 의한 인구감소도 포함된다

     

     

    위 사진은 치체잇사의 중심에 자리잡은 피라밋, 카스티요이다.

    이것은 신전이 아니고 문명건축물로서 4면 계단 수가 각각 91개,중앙 꼭대기에 1개 해서 합이 365개로 일년의 날수를 나타낸다.

    아야 문헌에 일년은365.2420 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현대과학이 보는 일년은 365.2422 로서,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나 17.28초 차이가 난다. ㅎ ㅎ

    이 사람들은 인류 최초로 영의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다.

     

    아래 사진은 카스티요의 정면과 이를 마주 보는 공연무대이다~

     

     

    피라밋 정면에서 박수를 치면 저 피라밋 꼭대기에서 쩍~쩍 하는 새소리가 난다. 참 신기했다.

    이는 비의신을 부르는 새소리란다.

    앞쪽에 보이는 공연 무대는 요즘도 매년 한번씩 세계의 저명 가수(플래시도 도밍고 등)를 초청, 야외음악제를 연다고~

     

    또한 특이한 것은 춘,추분에는 피라밋에 생기는 그림자가 마야인들이 숭배하는 뱀의 형상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이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있길래 얼른 배껴왔다.

     

     

     

     

    카스티요 북쪽에는 정방형의 담으로 둘러 싸인 경기장이 하나 있다.

     

     

    경기 내용은 양팀이 나뉘어 생고무로 만든 공을 손을 쓰지 않고 발과 가슴으로 차고 패스를 해서, 벽 상단에 설치한 링안을 통과시키면 이기는 것인데 승리하는 팀의 주장이 영광을 안고 산 제물로 바쳐졌다고 한다.

     

    경기장 정문 상부 조각~

     

     

     

    카스티요의 남쪽에는 "전사의 신전"이 있는데 3층의기단으로 신전 중앙에 차끄몰이 배를 내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희노애락을 감춘 채 먼산을 보고 있는 듯한 차끄몰.....저 품에 안기고 싶은가?

    글쎄~ 저 차끄몰의 배 위에 제물의 심장이 놓여졌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런 생각은 전혀 없을거라고 확신한다.

     

    카스티요의 정면 공연무대 옆에는 전사들의 무덤이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신들의 무덤"이다.

    왜냐하면 희생의 제물들은 죽어서 신들이 된다고 믿었고, 제사장은 그 신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제물의 인육을 배불리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헉~

    제물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고 높은 신분의 귀족이나 전사가 되어야 했다.

    이 무덤의 사면 측면에는 정성스럽게 조각한 두개골상들이 있는데 바로 이 자리에 묻힌 신들의 모습이다.

     

     

     

     

    좀더 들여다 보면..... (보기 싫으면 안 봐도 된다)

     

     

    이게 신들의 모습이다.

    이 무덤 둘레에만 12,000개의 해골상이 있다.

    내가 이 신들의 모습을 강조해서 보여 주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나나 여러분이나 이 분들께 경례를... 그것도 안된다면 묵념이라도 해야 한다.

    여러분은 아마 마야의 달력이 2012년 12월 21에 끝난다는 얘기를 들어 보셨을거라 생각한다.

    마야 조각중에 혀를 길게 빼물고 있는 조각이 있는데 이게 바로 끊암없이 피를 원하는 태양신이다.

    이 태양신이 쇠약해져서 2012년에 세상에 큰 재앙이 오기 전에 자진해서 자기 피를 헌납하신 분들이 바로 이 분들이시다.

    만약 지구의 종말이 연장된다면 우리 모두는 이분들께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 것이다.

     

     

    피라밋에서 동쪽으로 약 300미터쯤 가면 세노떼연못이 있다.

    이곳은 가뭄에서 벗어나고자 물의 신께 15세의 소녀들을 공양한 곳이다.

    역시 귀족의 딸들이어야 했으며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집단으로 키우고 합숙 교육을 시켰다고 한다.

     

     

     

    사진에 보듯이 자그마한 연못인데, 1차 발굴때만 500구 이상의 시신이 패물, 장신구와 함께 나왔다고하며, 얼마전 내셔널지오그래픽 프로에서 수중탐험 한 것을 방영했는데 이 물은 흐르는 물로서 칸쿤해안 지역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공양되기 전 몸을 씻는 목욕탕~

     

     

     

     

    물에 뛰어드는 발판도 있다~

    이자리에 선 소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심장을 바치는 전사들.... 연못에 뛰어드는 소녀들.... 요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지만 당시 종교적인 관점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느껴졌다. 더구나 100년 가뭄이라는 극한상황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이런 행위를 비난하고 싶다면 비난하는 것은 자유이나,이차대전 당시의 가미가제특공대나, 서양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극단적인 종교행위(집단 자살, 신도 감금 등...) 을 상기해 보기 바란다.

     

    치첸잇사를 돌아보면서 처음에는 무섭고 섬뜩한 생각이 들었지만,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나니 조금은 엄숙한 기분도 들고, 또 하도 많이 해골상들을 보니 (관광상품이라는 것들도 죄다 그런 종류이니~) 우스개소리로 해골이 귀엽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정말이다~

     

    치첸잇사에는 그밖에도 여러 건축물들이 있다. 둘러 보면.....

     

    천주의 그룹기둥 : 기하학적으로 매우 정교하여 앞의 기둥에 뒤의수십개 기둥이 빈틈없이 가려진다.

     

     

     

    천문대 : 현대과학 못지 않은 실력을 배양한 천문 관측소 (경주 첨성대가 생각났음)

     

     

     

    신전을 관리하고 공양의 제물이 될 소녀들의 숙소 및 학교

     

     

     

     

     

    기념품 노점상

     

     

     

    시간에 쫓겨 기념품 티셔츠를 몇개 사고 서둘러 치첸잇사를 빠져 나오는데 꼬마 마야 소녀와 부딪쳤다.... 

    눈망울이 초롱초롱 하다.

     

                                  

     

    이렇게 수박 겉핥기 식으로나마 치첸잇사 관광을 마치고 칸쿤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돌아 와서도 마야문명의 충격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쉬고 있는 동안에도......

     

     

     

     

     

    종교란 무었인가? 신앙이란 무었이기에 그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몸을 바치고, 교황청은 캐톨릭 개종을 거부하는 인디오들을 그렇게 핍박하고 죽였는지......

    아마 이것은 마야 통치자가 종교를 빌미로 실력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 그리고 캐톨릭의 교세확장을 위한 인간적인 야욕에서 비롯된 건 아니였을까....?

     

     

     

    .........모르겠다........

     

    출처 : 예사회(예술사진동호회)
    글쓴이 : 하우/전석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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