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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문화 광장 2009. 4. 16. 17:28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엊그제 주말에 친구와 왕십리 CGV에서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를 개봉 한지 한 달이 다 되서 이제야 봤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아카데미 8개 부분 수상을 수상한 작품 이라 해서 다른 영화를 다 제치고 1시간 이상을 기다리면서 굳이 보았다.

    인도가 소재인 영화이기에 아카데미와 관계가 없어도 보고 싶었을 것이다.

    내가 좋아 하는 영화 수십 년이 지나도 또렷이 기억되는 영화 몇 편중에 인도가 소재는 아니지만  주인공토토가 나오던 이탈리아영화 ‘시네마 천국’, 과 인도가 소재인 영화 시티오브조이가 있다. City of joys 는 껄렁한 영국의사 패트릭스웨이지가 인도로 와서 어둡고 칙칙하고 더러운 거리, 차와 사람과 소와 양, 심지어 닭들까지 모두사람과 같이 한 길로 다니는 것을 보고, 오자마자 빨리 떠나야 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다가 어영부영 얼마가 지나면서부터 그 음습하고 지리한 인도거리와 사람들을 좋아 하게 되면서 눌러 살았던 City of joys ,와, 인도인의 총애를 받다가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하고 만 인도 건국의 아버지인 간디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간디, 초자연적인 세계와 인간에 대한 따뜻한 감성을 영상으로 84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과 , 음악상을 탄 인도로 가는 길, 그리고 제인 오스틴 원작의 ‘오만과 편견’을 인도산 뮤지컬 스타일의 발랄한 구애 이야기로 완전히 다르게 풀어 놓은, 유쾌한 사랑 이야기 ‘신부와 편견’ 등 영화감독은 영국이나 미국인 이지만 영화의 무대가 인도인 영화들이 수없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왔고 국제무대에서 상들도 많이 타기 시작했다.

    인도가 국책사업이라 일컬을 만치 볼리우드(인도판 헐리우드를 일컬음)를 산업화하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서론이 좀 길었다.

     

     

     

     

    * 화장실에 앉아 있다가 스타가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똥통에 코를 막고 빠져 들어갔다 탈출해서

    기어이 스타의 사인을 받아내고 즐거워 하는 자말. 그리고 어린 자말 과 살람,  라티카 .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이 영화가 배우지도 못하고 콜센터에서 차(차이) 심부를 꾼으로 일하는 청년 자말 말리끄(데브 파텔 (Dev Patel)라는 가난한 뭄바이 청년들을 소재로 하고 있으나, 성공에 대한  욕망과 로맨스에 대한 강박관념이란 세계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빈민가에서나 부촌에서나 늙은이거나 젊은이거나  돈과 사랑에 대한 욕망은 목숨이 붙어 있는한 누구나 추구하는 가치일 것이며 더구나 그것이 수십 년 일을 하거나 주식에 투자를 해서 버는 것이 아니고 단지 퀴즈쇼에 출연을 해서 자기가 아는 것을 대답 했을 뿐인데 그게 계속 퀴즈를 맞히게 돼서 밀리어네어 백만장자가 된다는 것이다. 

    슬럼독밀리어네어는 ‘누가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가?(Who Wants To Be A Millonaire?)’라는 쇼에 뭄바이의 빈민가에 사는 18세의 고아소년 자말 말리크가 출연해서  상금으로 2천만 루피(원화 약 6억 원가량) 가 걸린 인도 최대의 퀴즈쇼 에 참가해서 백만장자가 된다는 이야기 이다.

    어찌 보면 굉장히 심플한 영화이다. 나의 위치가 현재 어떻든 간에 퀴즈쇼에 출연했다가 운이 좋아서 백만장자가 됐다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감독이 어떻게 풀어냈느냐이다.

    2천만 루피가 걸려 있는 퀴즈가 그렇게 내가 알고 있는 문제만 나올 수 있을까 그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부모도 일찍 죽고 가난하게 막자란 한 소년이 짧은 인생이지만 살아오면서 겪었던 수많은 일화들이 모두 퀴즈에 나온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일 것이다. 그리고 간혹 주인공 자말의 경험 밖의 문제들은 정말 몰라서 아무것이나 선택했는데 아무것이나 고른 것이 답이 되고, 전화 찬스를 사용 하는 때에는 오직 한 개뿐이 없는 형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지만 전화는 이미 형의 손을 떠나 있고, 그가 퀴즈쇼에 출연 하는 동안 깡패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형이 마지막으로 형의 입장에서 동생이 사랑하는 연인 라티카 (프리다 핀토 Freida Pinto)에게 차 열쇠와 핸드폰을 주며 암흑세계에서 그녀를 나가라고 놓아주고 마침내 라티카는 자말의 퀴즈쇼 프로그램 시청을 위해 빙송국으로 달려와 퀴즈쇼를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전화기는 차에서 혼자 울리고, 우여곡절 끝에 전화를 받은 라티카. (방송국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전 인도 시청자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신호가 가도 전화를 받지 않기에 스튜디오에선 그냥 접으려 하는 찰나, 그 찰나의 순간에 전화기를 집어 올린다.) 어느 책에서 나오는 세 번째 총사의 이름을 대야하는데, 아뿔사 라티카는 정답을 모른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고 만다.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퀴즈쇼를 지켜보는 수십만 아니 수천만 인도인들이 다 안타까워하며 실망하는 소리를 낸다. 어차피 하루 벌어먹고 살기 바쁜 이들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사치일 것이다. (가난해도 책을 읽을 수는 있겠지만 이들은 공부할 시간을 놓쳤기 때문에 글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그걸 기대 하는 것 자체가 과도한(?) 바램이긴 하지만. 주인공 자말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전 인도인들 뿐만 아니라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들까지도 모두 초를 다투는 숨 막힘에 갇히게 된다. 하는 수없이 자말은 아무거나 답을 찍고 만다.

     

     

    진행자는 몇 번이고 자신이 선택한 답이 맞느냐고 되묻고 자말은 애초에 선택한 답( It is Written) 을 말한다. 그런데 정답이다. 이렇게 찍은 게 정답이라니…….  시청자들은 물론 인도 시민들은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 하지만 정작 주인공 자말은 포커페이스로 좋은 기색도 없다. 인생이 이렇게도 역전이 될 수 있다니....그저 멍멍한 상태이다.

    슬럼독이 인도판 인생 성공스토리일가 ? 아니면, 한남자의 인생성공기일까 ? 이도 아니면  어려서부터 고아가 된 형제가 때론 천국 같은, 때론  지옥 같은 요술쟁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형제애 일까 ? 이도 아니면 두형제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로맨스일까? 이도 아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빈민가의 현실, 그리고 그 빈민가에서 어린 두 형제가 사회라는 수레바퀴 속에서 자갈 같이 구르면서 성장해 가고, 그 속에서 형은 스스로 보스이며 살기위해 깡패 소굴로 들어가고, 동생은 시급 알바를 하면서 살다가 결국은 형이 동생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치는 비극의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형 살람( 마드허 미탈 Madhur Mittal) 입장에서고, 자말의 입장에선 형을 잃긴 했지만 그리던 연인을 되찮고, 퀴즈쇼에서 백만장자가 되기도 했으니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도 있다. 

    슬럼독은 퀴즈쇼라는 무대를 차용하고 있지만 결국은 인간의 욕망과 행복을 그린 영화, 백만장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말이 어떻게 백만장자가 되어가는 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겠다.  퀴즈쇼의 무대는 우리 인생무대를 좁혀 놓은 일종의 시물레이션 같다.

    2천만 달러의 영웅이 되느냐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느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보편적으로 쏠려 있는 가운데 차분하게 자신이 겪어온 일상 속에서 퀴즈의 해답을 찾아가는 동안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도 자말과 같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드는 영화이다.  이 영화가 국제시장에서 호평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인도의 절망적인 빈부 격차를 디테일하 게 묘사한 대니 보일 (Danny Boyle)이라는 감독이 있었기 때문 일 것이다. 그러나 슬럼독에 대한 인도 관객들의 반응은 그리 열광적이지 않은 편으로 알려졌다.

     

    가난에 익숙한 인도 관객들에게 슬럼독은 충격적이지도, 새롭지도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평론가들은 '빈곤 포르노', '슬럼 관음주의'로 신랄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보수층은 '개(DOG)'란 표현 때문에 이 영화가 인도를 비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슬럼독’의 상영반대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으며 주인공 어린아이들이 못사는 인도의 모습을 그리는 영화에 출연했다고 해서 나라망신(?) 을 시켰다고 살해위협 까지 있어 숨어살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다. 가장 인도적이고 가장 적나라한 인도의 모습을 보여 주었기에 이영화가 그렇게 국제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많은 상을 타게 된 것 일 텐데 말이다. 

    슬럼독은 영국 아카데미상뿐만 아니라 골든글로브상에서 드라마부문 최우수 작품상 등 4개부문을 수상했으며, 각종 평론가상을 휩쓸었다. 제작비 총 1,300만 달러(한화 약 180억원). 지난해 11월 북미 시장에서 개봉된 이작품은 13주째 롱런하면서 총 7,7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더구나 이 영화의 특징은 서구관객들과 인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서양 중간자' 배역이 없다. 게다가 대사의 대부분이 인도어인 힌두어로 돼있다.

    이 얼마나 인도적인가 말이다.

     

     * 성장 한 후의 자말과 라티카, 살람

     

     

    *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자말 . 쓸어져 가던 슬럼가는 간곳이 없고, 이렇게 고층빌딩이 들어서 있다. 

     

    슬럼독의 원제목은 비카스 스와루프 라는 저자가  'Q&A'라는 제목으로 쓴 인도가 배경인 인도소설이다. 저자가 정규 업무를 하며 두 달 만에 집필했다는『슬럼독 밀리어네어』는 2005년 발표된 후 프랑스어, 독일, 이태리, 스페인등 32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슬럼독에서 가장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주인공 자말이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동네에 왔는데 사인을 받기위해 굳게 닫힌 화장실속에서 나오지 못하자 손으로 코를 막고 똥통으로 들어가서 화장실을 탈출 한 후 온통 똥 투성이가 된 몸으로 관중 속을 뚫고 나가서 스타의 사인을 받아 내는 장면이다. 나 같으면 아무리 좋다고 한들 스타의 사인을 받기위해 똥통에 빠질 수 있을까? 나는 절대 아니다 이다.

    그리고 두 번째 장면은 퀴즈쇼에서 밀리어네어가 된 날 자말이 쇼가 끝나고 집으로 가려하는 데 진행자가 그를 경찰에 넘기는 장면, 배우지도 못하고 가난한 청년이 퀴즈의 정답을 모두 맞히자 사기나 어떤 수작이라도 부린 줄 알고  경찰에 넘겨 조사받으며 전기고문 까지 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화장실에서 정답을 고심하는 자말을 보고 진행자는 그가 오답을 말 할 수 있게 틀린 답을 슬쩍 흘려 놓고 그가 선택하도록 유도 하지만 그는 자기 신념에 따라 선택한 답을 말한다. 또 정답이다. 진행자는 주인공이 퀴즈를 잘 맞추자 시샘을 하는 듯이  주인공 자말을 비웃는 말투를 서슴지 않고 그를 자기 의지에 의해서 경찰에 넘기기 까지 한다. (나쁜넘)

    세 번째 영화가 끝나고 기차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는 장면이다. 주인공들의 해피엔딩을 축하하는 장면 일수도 있고 인도 영화 특유의 춤과 노래를 홍보(?) 하기 위함도 있다. 감독 대니보일은 영국사람 이다. 그가 이렇게 인도인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다.  하긴 상업화에 성공하는 게 우선일테니까 어찌보면 당연 한 것일 수도 있겠다

    인도영화는 어느 영화 이고 그들 특유의 춤과 노래를 거의 모든 영화에 삽입하는 특징이 있다. 영화가 끝나고 이들의 춤을 잠시 동안 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묘미를 더욱 살려 주는 맛이 있었다.


     

    * 고아나 어린 아이들을 마구 데려다가 앵벌이를 시키는 나쁜 인간들 틈에서 탈출하여

    기차에 숨어들어 타고가다 들켜서 떨어진곳이 관광지 타지마할.

     이곳에서 형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어깨넘어 들은 관광지식으로 사진도 찍어주고

    가이드 노릇해가면서 먹고 산다.

     

     * 라티카도 똑같이 어려서 고아가된다. 자말과 살람의 보이지않는 보호를 받고 살고 있다가 

        마침내 사랑 하는자말의 연인이 된다.

     

     * 사랑 하는 동생을 위해 위험하게 동생의 연인을 탈출시키고, 두목에게 쫓기게 되자

        두목을 죽이고 자신도 죽임을 당하고 만 형 살람. 그렇게 원이던 돈속에 뭍혀서 죽었다.   

     

      * 영화가 끝나고 기차역플랫폼에서 벌어지던 향연 ...인도의 춤과 노래가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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