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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절하면 기적은 온다… 낡은 가치와 싸워서 이길 것”
    정치,외교 2007. 10. 24. 09:16

     

    “간절하면 기적은 온다… 낡은 가치와 싸워서 이길 것”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인터뷰


    李후보의 경제정책엔 온기가 없어 부자를 위한 ‘2대8 사회’ 막겠다
    대통령은 선거 정치에서 초연해야 브리핑룸 통·폐합 합리적으로 재검토
    ‘잃어버린 10년’ 아닌 ‘되찾은 10년’ 韓·美관계 새출발시킬 비전 있어

    김민배 정치부장 
    황대진 기자 djhwang@chosun.com 
    최경운 기자 codel@chosun.com 
    입력 : 2007.10.22 00:39 / 수정 : 2007.10.22 10:27

    •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통령 후보가 21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의 집권 전략을 비롯,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鄭東泳) 대선후보는 21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자신이 12월 19일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크게 뒤지는데도 승리를 확신하는가’라는 질문에 정 후보는 “기적은 기적적으로 오게 돼 있다. 믿어야 힘이 나온다. 간절함이 있으면 사람의 마음에서 기적이 온다”고 말했다. 김민배 조선일보 정치부장과의 이날 인터뷰는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1시간가량 진행한 뒤, 신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해찬 전 총리를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추가로 이뤄졌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요약이다.

    ―열린우리당은 국민에 의해 해체당했다. 100년 정당을 기약했던 열린우리당이 창당 4년을 못 채우고 간판을 내린 이유는 뭔가.
    “우선 책임을 통감한다. 면목이 없다. 민심 앞에 좌초한 것이다. 반드시 신당에서 못다 이룬 꿈을 펴겠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국가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야 할 때 내분과 갈등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동의하지 않는다. 되찾은 10년이다. 30년 적폐(積弊)가 무너진 것이다. 상징적으로는 토목 경제가 삼풍백화점 붕괴로 무너졌고, 국가 시스템이 무너진 게 IMF(외환위기)이다. 1998년 민주정부가 탄생한 이후, 우리 사회에 비로소 투명성이란 명제가 던져졌다.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 정치가 깨끗해졌다.”

    ―미국에선 대통령 출마를 고민하는 정치인에게 “왜 당신은 대통령이 되려 하는가?”를 묻는다. 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이유는 뭔가. 또 대통령이 되면 만들어 보고 싶은 나라의 모습과 21세기 대한민국의 발전 전략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싶다. 그게 첫 번째 꿈이다. 30년 산업화, 20년 민주화를 거쳐 이제 종합의 단계로 간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긍정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진보와 보수, 지역으로, 계층으로, 세대로 다 갈려 있다. 대통령의 우선 과제가 통합 조정력이다. 마음을 모아서 당면한 벽을 넘고 싶다.
    또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문학도 하고 시와 소설도 읽고, 역사·철학 공부도 하는 ‘문·사·철’이 좀 통하는 세상, 인문적 교양을 가지고 몰상식한 사회에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가고 싶다.”

    ―대선후보 확정 직후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올 초 열린우리당을 깨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때는 ‘노무현식 정치’를 가리켜 “오기와 독선의 정치”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입장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잘못 전달된 것인가.
    “정책과 정치를 구분해서 말하고 싶다. 정책에선 공과(功過)가 있다. 또 정치의 본령이 통합인데 그 부분을 잘 못했다. 그런데 나는 참여정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도망칠 생각은 없다.”

    노 대통령은 여전히 야당 후보 비판이나 선거개입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은가.
    “국민의 관습법이란 게 있다. 대통령은 국정 책임자로서 선거 정치에서 초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국민이 그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면 국민 뜻에 따르는 게 좋겠다. 이제 (범여권 대선)후보가 중심에 서서 이명박 후보와 일대일대결구도를 펼쳐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잘 해야겠죠.”

    ―친노(親盧) 진영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함께하겠다. (신당) 내부에 저도 싫은 사람이 있다. 그러나 통합의 가치가 더 위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훌륭한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실적을 갖고 있다. 그런데 나와는 차이가 많다. 살아온 길과 생각, 만들고 싶은 나라가 다르다. 예를 들면 이 후보가 말하는 경제는 정글 자본주의이다. 여기에는 온기가 없다. 피와 눈물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국가가 가족의 행복을 보충해줄 때라고 생각한다. 또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성장 제일주의다. 예컨대 은·산(銀産·은행과 산업)분리 해제하자고 하는데, 이는 은행이 재벌의 사(私)금고화 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자는 것이다. 나는 반대다.”

    ―정 후보가 ‘부유한 사람 20% 대 가난한 사람 80%’라는, 이른바 ‘2대8’을 강조하는 것은 편 가르기 선거 전략이자, 신종 이념 논쟁이란 지적이 있다.

    “그 이야기 꼭 좀 하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2대8사회’를 반대하는 것이다. 막자는 것이다. 4000만 중산층 시대로 가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후보가 주장하는 은·산 분리 해제, 고교 평준화 폐지, 운하 파는 토목경제 이런 것들이 초래할 결과는 2대 8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저는 상대를 규정(define)한 것이다. 나는 부자를 적대시하지 않는다. 평화시장에서 장사해서 돈 벌까, 월급쟁이 할까 심각하게 고민하다 월급쟁이가 됐다. 부자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더 큰 부자가 되는 것을 돕겠다. 2대8 사회를 부추기는 게 아니라 막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성장전략은 대표 기업이 앞에서 끌고 다른 기업이 벤치마킹해서 따라가는 식이었다. 그런데 정 후보의 ‘차별 없는 성장’이 구호가 아니라 현실로 가능하다고 보나.

    “가능하다. 의지와 실천 전략이 중요하다. 대기업은 더 큰 글로벌 기업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상생(相生)으로 가야 한다. 대기업이 계속 쥐어짜기 해서 중소기업이 말라 비틀어지는 구조는 안 된다. 대기업의 발목은 풀고 중소기업은 상생하도록 해서 중소기업 강국론으로 가자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교육정책과 관련해 ▲단계적 대입 자율화 ▲수월성(秀越性) 교육 확대 ▲자율형 사립고 대폭 확대 등을 주장했고, 정 후보는 이를 비판하면서 ‘3불 정책은 지키겠다’고 했다. 교육에도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 아닌가.
    “이 후보의 수월성 교육은 초점이 잘못됐다. 중·고교가 아니라 대학에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 대학 가서 제대로 경쟁하고 공부하는 사회를 만들어야지, 고교 평준화 틀을 허물면, 초·중학교가 입시 지옥에 빠진다. 집권하면 2008년에 학부모·교사·시민단체 등과 함께 교육사회대협약을 맺어, 2011년을 교육 혁명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

    ―노무현 정부의 취재 브리핑 룸 통·폐합 조치를 놓고 언론계 전체가 반발하고 있다. 19년간 기자 생활을 한 정 후보가 누구보다 이 문제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입장이 너무 애매하다.
    “국민의 눈과 귀를 대신하는 언론의 역할은 증대돼야 한다. 이에 대한 내 입장은 분명하다. 대통령이 되면 합리적으로 재검토하겠다.”

    ―통일부장관 시절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어떤 사람인가.
    “2005년 6월 5시간 동안 대좌하면서 속으로 대화가 되는 것에 대해 많이 안도했다. 대통령이 되면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대화를 통해 북핵 폐기를 달성하고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

    ―지난 10년간 우리의 한반도 정책이 한·미 동맹을 일탈해 ‘북한 일변도’로 치우쳤다는 비판이 있다.
    “대통령이 되면 한·미 관계의 새출발(fresh start)에 관한 비전을 갖고 있다. 중국·일본·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의 항구적 평화를 유지하려면 한·미 동맹을 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그게 김정일 위원장에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 입문 12년 동안 줄곧 ‘개혁의 기수’임을 자부해 왔다. 그러나 이번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구태(舊態) 정치’의 상징인 것처럼 낙인 찍혔는데, 이에 대한 소회를 밝혀달라.
    “나는 강한 자발적 서포터즈(지원자)를 가진 범여권의 유일한 정치인이라고 자부한다. 현재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회원이 3만5000여 명이나 되고 대단한 열정을 갖고 있다. 정동영이는 돈과는 관계없는 정치인이다. 내 서포터즈는 자기 돈 내고 밥 먹고 뛰어다닌다.”

    ―이명박 후보 측에선 대선에 이용하기 위해 BBK를 통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돼 미국 연방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김경준씨를 대선 전에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범여권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 법 절차에 따른 것이다. 음모 운운할 일이 아니다. 이 후보 측은 한 손으로는 ‘들어오라’고 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올 것 없다’고 하는데, 이는 국민을 무시하고 속이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의 진심은 들어오지 말라는 것 아니냐.”

    • 21일 정동영 후보를 조선일보 에서 단독 인터뷰 했다. /사진부 VJ 이재호 기자

    (조선일보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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