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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b 2.0시대의 기업
    지금 이곳에선 2007. 3. 5. 18:31

     

    Web 2.0시대의 기업

     

    ‘고객 커뮤니케이션 전략’ 대전환
    상업적 목적 아닌 고객과 소통하는 ‘웹사이트’필수

     

    -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전략컨설팅실장

    세계적인 패션업체 베네통은 ‘베네통 플레이’(www.benettonplay.com)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한다. 이곳은 시공간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창의력을 표출하고 싶은 사람들이 ‘예술을 하면서 노는’ 사용자 참여형 커뮤니티다.
    베네통은 여기서 봄 신상품을 팔거나 기업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 방문자들은 재미있는 게임을 매개로 같이 놀고, 만들고, 나누는 행위를 한다. 현재 그림 그리기, 다른 그림 찾기 등 5가지 게임이 제공되고 있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베네통이 추구하는 가치를 전파하는 것이 이 사이트의 목적이다.
    인터넷 사용이 확산되면서 기업과 소비자간의 역학관계가 기업 우위에서 상호 대등 또는 고객 우위 구도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사용자 주도형 혁신(User-Centered Innovation)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인터넷을 통해 집단을 형성할 수 있게 된 고객들이 기업과 대등한 협상력을 갖고 제품 리콜이나 자신의 필요에 적합한 상품 개발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객이 개발하거나 성능을 개량한 상품을 유통하기도 한다.

    또 일반인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는 웹 2.0 기술과 UCC(User-Created Content·사용자 제작 콘텐트)의 확산으로 기업에 대한 여론이 신속히 형성, 전달되는 환경도 만들어지고 있다.
    고객(사용자) 주도형 혁신 연구의 대가인 미국 MIT 히펠(Hippel) 교수는 “혁신이 민주화되고 있다”고 주창한다. 혁신의 주도권이 고객에게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의 파워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기업의 핵심적인 생존 기반이 된다. 기업은 고객의 혁신적 아이디어가 잘 창안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 베네통과 GE의 커뮤니티 사이트.

    현재 일부 기업은 고객들이 와서 관심사를 서로 주고받는 사이트를 운영한다. 일방적인 기업홍보 사이트와는 전혀 다르다. 상업적인 색채는 거의 없으며, 고객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주로 재미·스토리·추억 등 감성적으로 디자인하고 있다. 이들을 놀이형, 모임방 운영형, 커뮤니티 후원형, 공동협력형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놀이형은 자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놀이 형식을 빌려 사용자에게 알리는 유형이다. 베네통 플레이가 여기에 해당된다.
    GE의 ‘이매지네이션 큐브드’(www.imaginationcubed.com)도 놀이형 사이트다. GE는 새로운 회사 슬로건인 ‘Imagination at Work’(상상을 현실로)를 알리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이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곳은 최대 3명이 협력해서 상상이나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화이트보드(칠판)다. 완성된 그림을 저장할 수 있고, 그간의 작업과정을 되돌려 보는 리플레이(replay) 기능도 제공한다.
    GE로서는 머릿속의 상상을 현실화하는 체험과정을 통해 회사의 슬로건을 간접 전달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두번째는 커뮤니티 후원형이다. ‘HOG’(Harley Owners Group)는 대형 모터사이클 ‘할리 데이비슨’의 비영리 동호회다. 할리 데이비슨은 HOG의 공식 후원업체로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한다. 경영진이 동호회 행사에 참여해 고객반응과 제품개발 아이디어를 얻고, 로열티 높은 고객층과 친분을 쌓는다. HOG 회원은 기꺼이 이 회사의 무보수 홍보맨을 자처한다.

    모임방 운영형은 제품판매나 홍보 같은 사업색채를 띠지 않고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이 운영하는 ‘우리친구닷컴’(www. woorifriends.com)은 감성적인 단어인 ‘친구’를 주제로 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공동협력형은 사용자의 적극적인 참여 자세를 활용해 기업과 사용자가 공동의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다. CJ가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후원 프로그램 ‘Donors Camp’(www.donorscamp.org)가 대표적 사례다. 후원요청자가 제안한 프로그램에 대해 임직원이 스스로 후원을 결정해 온라인 기부를 하면, 회사가 그 기부액 만큼 동일한 액수를 추가로 기부한다.
    IT기술의 발전, 세계화의 진전, 지식경제의 성숙에 따라 이같은 고객참여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여기에 맞춰 기업은 고객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고객 주도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우선 고객 주도형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기존 상업적 목적의 인터넷 웹사이트와는 구분된 별도의 사이트를 구축해야 한다. 이곳은 고객의 요구와 아이디어를 획득하는 정보원이면서, 한편으로 테스트 마켓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주제나 오락성을 제공하면 참여도가 높아진다.
    또 시각적 메시지나 상징물을 활용해 커뮤니케이션 방해요소(noise)를 제거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문자보다는 그림·동영상과 같은 시각 기반의 메시지를 활용하는 게 커뮤니케이션의 명확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시각적 메시지는 지역·세대·계층·인종에 제약받지 않고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유니버설한 공간을 만들기에 유용한 도구다.

     

     

    조선일보(200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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