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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쿠팡 새벽배송 “고정 야간근무 적응 불가능…심혈관 질환 위험 높여”지금 이곳에선 2025. 11. 11. 08:43
의사들, 쿠팡 새벽배송 “고정 야간근무 적응 불가능…심혈관 질환 위험 높여”
정부가 불안정 시장 덮어 두는건
자유를 빌미로 직무유기하는 것
야간노동 최소화 방안 모색할 때
고용안정·소득보장 함께 검토를
박태우기자
수정 2025-11-11 07:08등록 2025-11-11 05:00

5일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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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0∼5시 배송 제한’을 제안한 이후 새벽 배송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크게 엇갈린다. 노동자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 배송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다른 곳에서 소득을 올리기 어려운 일자리 사정을 언급하며 ‘자발적 노동’을 강조하는 시선도 있다. 야간노동의 성격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연구해온 직업환경의학·예방의학 전문가들은 새벽 배송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10일 한겨레와 인터뷰한 복수의 전문의들은 야간노동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이들이 더욱 주목하는 대목은 쿠팡 새벽 배송의 특수성이다. 쿠팡 새벽 배송은 야간(밤 9시∼다음날 아침 7시)만 일하는 고정근무자가 전담하며 1년마다 계약이 갱신된다. 이혜은 한림대 의대 교수(직업환경의학)는 “(인간의) 완벽한 야간근무 적응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보고가 많다. 야간 고정근무자도 낮에도 활동하기에 하루 주기 생체리듬은 결국 교란된다”고 말했다. 김진환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교수(예방의학)도 “야간 고정근무보다 야간 교대근무가 조금이라도 (인체)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다. 야간 고정근무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상대적으로 더) 높인다”고 강조했다.
1년마다 계약을 맺으며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형태라는 점은 야간노동에 내재한 건강 위험을 높이는 또 다른 요소다. 김 교수는 “고용이 불안하면 아프더라도 쉬지 못하는 상황이 구조적으로 만들어진다. 질병 조기 발견과 회복이 어려워 건강 악화가 누적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야간의 일자리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노동자들이 주로 채우게 되기 때문에 건강불평등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간노동을 ‘노동자의 일할 자유’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선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김 교수는 “야간노동은 비용을 절감하고 (배송) 속도를 극대화하려는 기업이 설계한 것”이라며 “(야간노동 규제 등) 정부의 개입이 일할 자유를 억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이 만든 불안정한 구조를 그대로 두는 것이야말로 자유의 이름으로 (불안정한 노동) 시장을 방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야간노동을 최소화하되,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고 소득을 보장할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야간배송을 선호하는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은 아닌지 면밀히 봐야 한다”며 “야간노동을 제한할 때 고용 보장과 소득 보전은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조건”이라고 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은 “완성차 업계에서 심야노동을 없애기 위해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서 부품공급 업체에도 심야노동이 사라지는 등 함께 영향을 끼쳤다”며 “배송기사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노동자들까지 야간노동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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