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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먹으면 10㎏ 빠져요"… 이 의사, AI가 만든 가짜였다지금 이곳에선 2025. 9. 6. 19:30

소셜미디어(SNS)에 돌고 있는 다이어트 약 광고. 광고 속 의사는 AI(인공지능)로 만든 가짜다. /인스타그램 캡처
“갱년기 굳은 지방은 운동과 식단으론 절대 못 빼요. 그런데 이것만 먹으면 10㎏ 이상 빠집니다.”
5일 인스타그램에 뜬 한 영상을 클릭하자 16년째 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는 의사라고 소개한 남성이 이렇게 말했다. 얼핏 보면 의사가 출연한 건강 정보 영상같이 보이지만 AI(인공지능)로 합성해 만든 ‘딥페이크(deepfake)’였다. 영상 속 의사가 내놓은 “임상 참여자 전원이 4개월 만에 평균 15㎏ 이상 감량했다” “섭취 지방의 9배를 배출한다”는 주장도 근거 없는 내용이었다.
소셜미디어에서 의료인을 사칭한 ‘가짜 의사’발(發) 광고가 늘고 있다.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짧게 편집한 것처럼 위장하지만 실제로는 AI로 만든 가공 인물들이 등장하는 영상이다. 이런 영상들은 대부분 “큰일 납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같은 문구를 덧붙여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한다. 본지가 5일 AI 전문가들과 함께 영양제 업체 3곳이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에 올린 건강 관련 광고 3731건을 분석해 봤더니 695건(18.6%)이 AI로 생성된 가짜 의사가 한 광고였다.

그래픽=백형선
AI 영상은 이미지·영상을 제작해주는 생성형 AI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명령어만 입력하면 1분 만에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피부 주름이 사라졌다 생기거나, 목소리 톤이 지나치게 일정한 점, 입 모양이 대사와 맞지 않으면 AI 영상”이라며 “그러나 일반 소비자가 이런 특징을 세세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런 광고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소셜미디어 서비스도 아직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60·70대가 이런 AI 영상 광고에 취약하다고 했다. 최근 AI로 생성된 영상을 보고 건강 제품을 구매한 허모(62)씨는 “영상 속 전문가가 보장하니 믿고 샀는데 가짜인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부모님이 의사·약사가 추천하는 영양제 영상을 보고 제품을 주문해 약국에 갔더니 성분이 확인되지 않아 위험하니 복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노골적으로 허위 사실을 내세워 상품을 광고하는 콘텐츠도 많다. 유튜브에는 ‘천연 성장 주사로 키 169㎝에서 183㎝ 만든 비법’이라는 자막과 함께 “이 원료를 먹으면 성장호르몬이 두 배로 폭발한다”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 “덴마크 고등학생이 네 달 만에 20㎝ 커져 성장 억제 주사를 맞았다”거나 “키가 180㎝ 이상이면 법으로 섭취를 금지한다”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 이런 일이나 법은 없다. 의료계에선 “의학적으로 특정 성분이 키를 급격하게 크게 한다는 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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