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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전쟁의 배경엔 '트리핀 딜레마' 있다지금 이곳에선 2025. 4. 15. 10:11
트럼프 관세 전쟁의 배경엔 '트리핀 딜레마' 있다
[WEEKLY BIZ] [깨알 5Q] 기축 통화국은 달러 유동성을 풀어야 해 적자 쌓여
입력 2025.04.10. 17:45업데이트 2025.04.12. 06:28
기축통화는 국제 거래를 할 때 결제의 기준이 되는 화폐. /오종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세계 경제에 ‘관세 폭탄’을 터뜨리며, 그 배경이 됐다는 이른바 ‘미란 보고서’가 최근 월가의 화두다. 미란 보고서란 스티브 미란(Miran)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글로벌 무역시스템의 재구성 사용자 가이드’를 일컫는다. 이 보고서는 현재 미국이 ‘트리핀(Triffin) 딜레마’의 한계에 임박했으며, 이를 해소하는 차원으로 관세 전략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미란 보고서
◇Q1. 트리핀 딜레마란
기축 통화를 발행하는 나라가 직면하는 모순을 말한다. 미국 달러와 같은 기축 통화가 국가 간 거래에 원활하게 쓰이기 위해 많이 풀리면 기축 통화 발행국의 적자가 쌓이고, 반대로 기축 통화 발행국이 무역 흑자를 보면 돈이 덜 풀려 국제 결제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로버트 트리핀 예일대 교수가 1960년에 출간한 저서 ‘금과 달러 위기’에서 이 개념을 제시해 그의 이름을 따서 트리핀 딜레마라 부른다.
◇Q2. 달러 유동성 공급이 초래한 현상은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 적자다. 미국은 무역 적자를 오랜 기간 감내하며 세계 경제에 달러 공급을 이어왔다. 하지만 미국의 적자가 쌓이는 속도보다 안전 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 ‘강달러 현상’이 벌어졌다.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의 영향이 막강해지다 보니, 달러에 대한 높은 수요가 발생했고 이는 또다시 달러 가치 상승(강달러)을 초래했다.
◇Q3. 강달러 현상이 미국에 끼친 영향은
강달러 현상으로 미국인들은 그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수입품을 살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의 소비도 늘었다. 반면 미국 제조업 기업의 수출 경쟁력은 계속 악화됐다. 달러 가치가 높다 보니 미국산 제품은 해외에서 더 비싼 몸값이 매겨져 수출이 줄었다. 수출이 감소하니 미국 내 제조업과 관련된 일자리 등도 줄어드는 악영향이 생겼다. 무역 적자가 계속 악화되니 경제 불균형 문제도 심화됐다.
◇Q4. 미국 적자가 계속 누적되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60년대 40%에서 최근 26%(미란 보고서)까지 계속 쪼그라들었다. 세계 경제가 미국보다 빠르게 성장하는데, 유동성을 공급하느라 미국의 적자 폭만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아무리 기축 통화국이라고는 하지만 적자가 과도하게 누적되면 ‘달러의 가치가 과연 유지될까’란 의구심에 달러에 대한 신용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달러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도 악화해 달러 체제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Q5. 고관세 전략이 해법이 될까
미국은 기축 통화로서 달러의 역할과 국내 경제 안정성 사이 트리핀 딜레마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관세 전략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무역 적자를 축소하고 강달러로 위축됐던 자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킨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고관세 전략은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를 올릴 수 있다. 글로벌 무역을 위축시키며, 동맹국 등과의 관계 악화로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시스템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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