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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운명의 날…“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지금 이곳에선 2025. 4. 4. 09:44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탄핵선고’와 관련해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할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오늘(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을 선고할 예정인데요. 경향신문은 탄핵 선고를 이틀 앞둔 지난 2일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을 만났습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나 홀로 계엄 반대·탄핵 찬성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김 의원은 2024년 국회의원 배지를 처음 단 초선, 지역구는 울산입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이죠.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로 달려가 계엄 해제 표결에 동참했던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한 사람이었어요. 이후 김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보수의 가치를 정면 위반한 대통령의 탄핵에 동참해 달라”면서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탄핵 반대라는 국민의힘 당론을 따르지 않은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김 의원에게는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혔어요. 동료 의원들과 지역구 시·구의원들이 탈당하라고 압박하면서 그는 국민의힘 울산시당위원장직에서 자진해서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탄핵에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면 울산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두세 번 더 얻는 미래가 기다렸을지도 모르지만, 김 의원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작지 않은 대가를 치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계엄을 막고 탄핵에 앞장선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는 비상계엄 당시를 떠올리며 “국회에 무장군인이 난입하는 현장을 보며 ‘무섭다’, ‘두렵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매우 참담하고 화가 많이 났었다. 죽더라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바로 국회로 가야 하는 문제였다. 이것조차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다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탄핵이 만장일치, 즉 8 대 0으로 인용되리라 전망했어요. 이 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신 시절 의원직에서 제명당하며 남긴 유명한 말이죠. 그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에 대해 “삼권분립,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완벽하게 독재를 하려던 시도로밖에 읽히지 않는다”며 “당연히 8 대 0으로 인용 결정이 나올 거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1호 헌법연구관’인 이석연 변호사도 “재판관 만장일치로 인용돼야 하는 너무나 명명백백한 사건”이라며 탄핵 인용을 전망했는데요. 그는 기각될 경우 “박정희, 전두환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며 “저런 정도의 헌법 위반은 괜찮다고 오히려 헌재가 선언하는 상황이 되면 헌법은 휴짓조각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그 역시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보수적 인사입니다.
김상욱과 이석연처럼 상식을 말하는 사람들의 앞날도 선고 결과에 따라 굉장히 달라질 겁니다. 헌법재판관들이 전원일치로 탄핵을 인용해 국가적 파국을 막아낼지, 아니면 군사독재 시대로 회귀할지 대한민국의 운명은 헌법재판관 8명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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