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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닝 인사이드 /겉만 민주주의자 판별법
    지금 이곳에선 2025. 3. 19. 10:23
    ‘관점 있는 아침’ : ‘모닝 인사이트’는 매주 수요일 오전 7시 한국일보 정영오 논설위원이 독자분들에게 보내는 뉴스레터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지나쳐온 현안들을 차별화된 관점으로 다시 읽어 보세요.
    독자 여러분, 어제 아침 창밖의 눈을 보며 노트북 바탕화면 배경을 봄꽃이 활짝 핀 정원으로 바꿔 봤습니다.
    작년에는 5월 중순 설악산에 40㎝의 폭설이 내렸던 걸 생각하면, 3월에 눈 좀 온다고, 혹시 봄이 오지 않을까 또는 늦게 오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대만큼 봄소식이 빠르게 오지 않아 갑갑하거나 조바심이 난다면, 작은 꽃 화분을 하나 사거나 아니면 저처럼 PC 바탕화면이라도 화사한 꽃 사진으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추천곡은 20세기 미국 재즈 가수 June Christy가 부른 ‘Suddenly It’s Spring’입니다. Kenny Drew Trio의 연주곡도 좋습니다.

    겉만 민주주의자 판별법
    겉만 민주주의자 판별법
    게티이미지 뱅크 코리아
    20세기 스페인 정치학자로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비교 연구로 이름을 떨친 후안 린츠는 충직한 민주주의자(royal democrat)와 겉만 민주주의자(semi-royal democrat)의 구별법을 내놓았습니다.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첫째, 승패를 떠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결과를 존중해야 합니다.
    둘째,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혹은 폭력을 쓰겠다는 위협)을 사용하는 전략을 분명히 거부해야 합니다. 여기에 중요한 원칙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반민주 세력과는 확실하게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번째, 원칙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겉만 민주주의자의 존재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암살자에게는 언제나 공범이 있는데, 그 공범이 바로 겉만 민주주의자이기 때문입니다. 겉만 민주주의자들도 평상시에는 앞의 두 가지 원칙을 존중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신과 관련된 세력이 폭력적이거나 비민주적 행동을 했을 경우 태도가 달라집니다. 폭력적 행위 방식과는 거리를 두는 척하면서 그 목적에는 동조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쿠데타 등을 시도하는 독재적 인물과 세력의 힘만으로는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여론의 지지를 얻기 힘들기 마련인데, 그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켜 주는 자들이 바로 겉만 민주주의자입니다. 그들이 민주주의 위기의 순간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기만 해도 민주주의는 곤경에 빠집니다. 이는 1936년과 1981년 스페인에서 반복해 벌어진 일입니다. 90년 전에는 충직한 민주주의가 패배했지만, 1981년에는 승리했습니다.
    이번 계엄 사태에서 충직한 민주주의자가 거둔 가장 큰 성과가 있다면, 우리 사회에 숨어있는 겉만 민주주의자들을 대거 찾아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결코 광장에서 서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법원 검찰 경찰 같은 사법 기구에도 있고, 공직사회에도 있습니다. 언론도 예외는 아니겠죠. 계엄 사태가 마무리되면 이들 겉만 민주주의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가장 까다로운 문제로 떠오를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주적 법과 제도와 절차, 그리고 선거로 정리해야 합니다. 정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 됩니다. 이건 긴 싸움입니다.
    누구 하나 사과 않고, 책임 안 지는 내란수괴 혐의자 석방
    [이슈메이커] “지귀연 부장판사, 윤 대통령 구속 요건 다시 검토해야”

    의정갈등 이젠 끝내야

    “나와 내 가족이 아플 때 이들에게 치료받게 될까 두렵다. 전공의와 의대생은 (잘못된 정부 정책의) 피해자라고 말하지만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간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와 그 가족들이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4명이 지난 17일 내놓은 성명입니다. 각 의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이 다가오면서 일부 의대생들이 수업에 복귀하는 동료들을 “더 이상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며 압박하자, 결국 교수들이 절박한 심정에서 제자들의 잘못을 꾸짖는 입장을 내기로 한 겁니다.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가 내년 입시 의대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이로 인한 의정갈등이 지금까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정부의 성급하고 무리한 조치와 이에 맞서 진료를 거부한 대학병원 전공의로 인한 의료 공백이 이어지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한 재정이 3조5,000억 원이 넘었습니다. 의료계의 숙원이던 필수의료 수가 인상에 필요한 비용이 2028년까지 10조 원인데, 거기에 필요한 재원의 3분의 1이 정책 실패로 인해 사용된 것입니다.
    결국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0명’으로 하는 대폭 양보안을 내놓으며 의대생 복귀를 촉구했지만, 돌아올 학생들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주도권을 쥐었다고 생각하는 의사 단체들은 의대 정원과 거리가 있는 ‘8대 요구안’까지 관철하려 합니다. 이런 오만한 태도에 의대 교수들은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며 “여러분은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로드맵도, 설득력 있는 대안도 없이 오직 탕핑(드러눕기)과 대안 없는 반대만으로 지난 1년을 보냈다”고 질타합니다.
    이 성명에 참여한 교수들은 1년 전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을 “환자를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앞장서 비판해 온 분들입니다. 정부가 섣부른 정책으로 의료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후 무책임하게 백기를 들자, 결국 의대 교수들이 나서야 하는 상황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하지만 의정갈등이 길어질수록 그 피해는 온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에서 현명한 해결책이 조속히 나오길 기대합니다.
    제 기득권 지키려고 신입생 방패 삼는 전공의·의대생

    “의사 면허 하나로 대접받으려” 서울대 의대 교수 4명, 전공의에 일침



    [지평선] 맹모도 기가 찰 ‘7세 고시’
    💬 yuna****님
    "요즘 우리나라 교육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놀 시간을 주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렵고, 공부를 안 하면 뒤처져 무기력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교육부가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교육체계를 만들어주길 바래요."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도 '6세 미만 영유아 절반을 학원으로 내모는 한국의 치열한 학업 경쟁'을 보도하며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틀린 비판이라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2030 남성’은 미개하고, 생각 없고, 양심조차 없다고 한다 [이영태의 초점]
    💬 gnag****님
    "2030 세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통계를 기반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20대 때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고 놀기 바빴는데, 요즘 젊은 분들은 다르네요. 정치와 언론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은 일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피로감이 느껴질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더 좋은 시간들을 많이 보낼 수 있기를 바래요!"
    ✍🏻 통계에 근거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건 부작용만 낳을 겁니다. 다만 극우든 극좌든 양극단으로 몰려가는 2030이 늘어나지 않도록 관심을 갖는 건 필요해 보입니다.
    [사설] 대통령 탄핵심판 역대 최장 평의...헌재, 좌고우면 안 된다
    💬 jqnt****님
    "헌재가 이렇게까지 결정을 미루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건 맞지만, 정치적 계산이나 외부 변수 때문에 시간을 끌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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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안에 대한 판단이 어렵거나 자유분방한 시각에 목마를 때, 한국일보 사설과 칼럼을 권해 드립니다. 팩트에 기반한 냉철한 관점이 여기 있습니다.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이 만드는 ‘관점 있는 아침’ : ‘모닝 인사이트’ 뉴스레터를 가족 친구 연인에게 선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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