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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울 대학 합격 기뻐했는데…이럴 줄은 몰랐어요" [이미경의 교육지책]지금 이곳에선 2025. 3. 13. 13:48
"인서울 대학 합격 기뻐했는데…이럴 줄은 몰랐어요" [이미경의 교육지책]
입력2025.03.12 10:03 수정2025.03.12 17:54
서울 주요 대학 기숙사 수용률 10%대
공공기숙사마저 '하늘의 별 따기'
대학생들, 등록금 인상에 월세까지 '이중고'
33㎡ 이하 대학가 원룸 월세 6% ↑
주민 반대에 기숙사 신축도 난관
재정난·학령인구 감소도 '걸림돌
#. 올해 성균관대학교에 합격한 박모양은 경기 군포시 산본동에서 서울 혜화동까지 1시간 30분 걸려 통학하고 있다. 본가가 충북 제천이라 당연히 기숙사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탈락했기 때문이다. 기숙사 탈락 통보를 받은 이후 혜화동 인근 원룸을 알아봤지만 월세 가격 급등으로 적당한 집을 찾지 못해 친척집에 머물게 됐다. 박양은 "대학에 합격하면 서울 생활이 순조로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며 "이달 중 캠퍼스 근처에 방을 구하는 게 목표지만 적당한 곳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3월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대학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이 낮아 입사 신청을 해도 선발되기 어려워서다. 대다수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해 학생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원룸 등 대학가 주변의 주거비까지 급등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기숙사 수용률 23.4%…대학생 주거난 심화
사진=뉴스1
12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대학의 기숙사 평균 수용률(전체 재학생 수 대비 기숙사가 수용 가능한 학생 수의 비율)은 23.4%다.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 소재 10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외대) 가운데 6곳은 수용률이 10%대에 그쳤다. 이 중 가장 높은 곳은 경희대(17.5%), 가장 낮은 곳은 한양대(11.2%)다.
공공기관은 정부 지원을 받아 저렴한 공공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학생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동소문행복기숙사의 지난해 1학기 신규 모집에서는 선발인원 181명에 2587명이 지원했다. 신규 입사자 101명을 뽑는 홍제동행복기숙사에는 1417명의 학생이 몰렸다.
치솟는 원룸값에 이중고... "통학거리 멀어도 어쩔 수 없어"
기숙사에 떨어진 학생들이 학교 근처에 원룸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세 대란' 이후 월세 가격이 급등해서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용면적 33㎡ 이하 원룸의 평균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는 전년 동월 대비 6.1% 오른 60만9000원이다. 같은 기간 평균 관리비도 8.1% 올라 7만8000원을 기록했다.
이번 학기 기숙사에 떨어져 서울 안암동에 원룸을 구한 서강대 3학년 박민석 군은 "기숙사는 월 이용료가 40만~50만원에 보증금도 10만원으로 부담이 적었다"며 "별도 관리비가 들지 않는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기숙사의 가성비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신촌 인근 원룸을 알아봤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더라"며 "통학 거리가 멀더라도 어쩔 수 없이 월세가 저렴한 지역의 원룸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숙사 확충도 난항... 재정난·주민반발 '발목
한양대 신축 기숙사. 성동구청 제공
낮은 기숙사 수용률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대학 입장에서도 기숙사 신축 계획을 수립하는게 쉽지만은 않다. 재정난과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오랜 기간 등록금을 동결해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부지를 매입하고 공사를 진행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학령인구 감소 추세까지 장기화할 전망이라 기숙사 확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서울 소재 대학은 기숙사 경쟁률이 높은 편이지만 일부 지방대학에서는 기숙사 정원이 미달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대학이 기숙사 신축 계획을 수립하더라도 지역사회와의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학이 기숙사 건립 계획을 발표하면 지역주민들이 주변 원룸 공실률 증가와 상권 침체 등을 이유로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양대학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학교는 2015년 낮은 기숙사 수용률로 학생들의 주거난이 심각해지자 총 603실, 1198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를 신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룸 운영을 생계 기반으로 삼고 있던 주민들이 생존권 위협을 우려하며 강력히 반대했다. 오랜 갈등 끝에 한양대는 2021년 비로소 착공에 들어갔다. 신축 기숙사는 올해 3월에 이르러서야 학생들을 처음 받기 시작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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