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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 '비밀 무기'로 키워지는 첨단 기업들...AI·드론 1위 모두 '非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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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서 '비밀 무기'로 키워지는 첨단 기업들...AI·드론 1위 모두 '非상장'

    [WEEKLY BIZ] 중국 첨단 기업들, 수익 우선이 아니라 정부의 기술 자립 과제 수행을 먼저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입력 2025.01.16. 18:08업데이트 2025.01.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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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의균·Midjourney

    “증시 상장(上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崛起)의 상징이자 중국 내 낸드플래시 분야 1위 기업인 창장메모리(YMTC)가 최근 시중에 확산하던 상장 루머를 공식 부인했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노트북 등 IT 기기의 저장 장치로 쓰이는 반도체로,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단을 쌓아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 핵심이다.

    그런데 2016년에 설립된 YMTC는 2023년에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하며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제재에 대항하는 상징이 됐다. 미국 상무부가 2022년 말 이 기업을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는데, 도리어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을 이끌고 첨단 제품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누적 투자 유치금은 2200억위안(약 44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점유율 35.2%)와 SK하이닉스(20.6%)가 장악한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4%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7위 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픽=김의균

    ◇베일에 가려진 중국 1위 기업들

    미국이 콕 찍어 공격하는 중국의 반도체·드론·AI(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군(群) 분야 1위 기업들이 상장을 마다하고 있다. 상장을 해야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하고 기업 공신력도 높일 수 있는데 이를 한사코 피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국가가 이 기업들의 후원자를 자처하며 베일에 가려진 ‘비밀 무기’로 키우고 있기 때문이란 말이 나온다. 첨단 기술 산업은 초기 시장은 작고 투자 규모는 큰 특징이 있어 한국 등 해외에서는 대기업이 판을 주도하지만, 중국에선 국가의 선택을 받은 신생 기업들이 국유 자본과 정책 특혜를 등에 업고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구조다.

    국가가 미·중 기술 전쟁 속에서 국력을 총동원해 키운 ‘병기(兵器)’이기에 경기 하락 속 증시 부양이 중요해진 상황에서도 외부 공개보다 치마폭에 감추는 것을 선택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 메모리 반도체의 두 축인 YMTC(낸드플래시)·CXMT(D램)은 물론이고, 중국 1·2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과 유니SOC, 세계 드론 시장의 75%를 차지한 DJI 등은 죄다 비상장 기업이다.

    이에 이들은 눈에 띄지 않게 기술을 개발해, 성과를 깜짝 공개하는 ‘게릴라 전법’을 쓸 수 있어 경쟁사에 더욱 위협적으로 여겨진다.

    중국 최대 D램 제조사인 CXMT는 2016년 설립 이후 상장설(說)이 파다했지만, 자국 반도체 보조금과 애국(愛國) 투자금을 등에 업고 ‘비공개’ 기업으로 남았다.

    이 기업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2%를 달성했고, 내년엔 세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을 따라잡을 전망이다. 지난달 중순엔 한국 기업들의 최신 주력 제품인 첨단 D램 ‘DDR5′ 양산에 돌입했다. 그동안 ‘구형 D램’만 생산하던 회사가 AI 서버, AI PC에 쓰이는 첨단 D램에까지 손을 대며 저가 물량 공세 전선을 확대했다.

    설립 초기에 한국 반도체 기업 엔지니어들을 대거 모셔왔던 기업이 10년 만에 위협적인 경쟁자로 발돋움한 것이다.비상장 기업인 화웨이 산하의 팹리스 기업 하이실리콘도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SMIC 등과 손잡고 첨단 반도체 설계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차단에 맞서 심자외선(DUV) 장비를 이용한 5나노(㎚) 반도체 공정 기술 개발을 주도한 곳이 바로 하이실리콘이다.

    ◇중국 첨단 기업들 목표는 수익 아닌 기술

    중국에서 업계 선두에 오른 첨단 기술 기업들이 굳이 상장을 꺼리는 이유는 이들의 경영 목표가 ‘수익 극대화’가 아닌 국가의 기술 과제 수행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특정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한 ‘챔피언’ 기업들은 기술 돌파에 매진하는 대가로 무한한 자금을 지원받기에 외부 돈줄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장기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도 물론 유리하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외국 자본 유입으로 중국의 핵심 기술 기업에 대한 통제력 약화를 원치 않는다. 국내외 상장 시 불가피하게 기업의 지배 구조와 핵심 보유 기술 등이 공개되는데, 이로 인한 중국의 기술 발전 단계와 정·재계 커넥션이 드러나는 것도 ‘상장 기피증’의 중요한 이유로 추정된다.

    더구나 중국의 핵심 기술 기업들은 상장을 추진하더라도 미국이 아닌 중국 증시를 선택해야 한다.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를 합친 시가총액은 14조5500억달러로 미국(58조 달러)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국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덩치를 불린 이들이 제멋대로 해외로 나가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1위 파운드리 기업인 SMIC는 2019년 뉴욕 증시에서 상장 폐지까지 불사하고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기술혁신판)으로 귀화했다. 지금은 홍콩거래소에 중복 상장돼 있다. 2021~2022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자진 상장 폐지를 결정한 중국 기업은 11곳에 달한다.

    중국의 AI 공룡으로 떠오른 센스타임(2021년 상장), 윈충커지(2022년), 포패러다임(2023년) 등도 예상보다 적은 자금 조달을 감수하고 중국 본토나 홍콩에 상장했다. 미국 증시가 갈수록 중국 기업에 적대적인 것도 중국 기업의 미국행을 차단한다.

    ◇더 많은 ‘비밀 무기’ 육성할 수도

    ‘비상장’으로 상징되는 중국의 폐쇄적인 첨단 기술 육성 시스템이 이어지면 중국 기술 동향은 더욱 베일에 가려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중국만의 리그’가 고착화되면 한국 등 외국 기업들에 생소한 기술 표준과 관례 등으로 인해 중국과의 협업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 또한 자국 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와 불투명한 기업 구조가 외국 자본의 탈(脫)중국을 가속화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귀환에 따라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 범위가 넓어지면 중국의 ‘비밀 무기’ 리스트는 더욱 길어질 공산이 크다.

    2004년 설립된 중국의 5대 스마트폰 제조사 중 하나인 오포(OPPO)는 1430억위안(약 28조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데도 상장을 미루고 있다. 이 기업은 재작년에 접었던 반도체 설계 사업을 올해 재추진한다. 틱톡을 보유한 ‘중국 최대 비상장 기업’ 바이트댄스는 작년 8월 중국판 챗GPT로 불리는 ‘더우바오’를 공개하며 미국 오픈AI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투자한 비상장사인 파이티움은 중국 독자 수퍼컴퓨터 설계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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