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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한 참사…그래도 함께한 시민들이 있다지금 이곳에선 2025. 1. 2. 19:28
비통한 참사…그래도 함께한 시민들이 있다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유가족들을 위한 담요 등 물품이 마련되어 있다. 강진형 기자
임주형기자호남취재본부 송보현기자김은하기자김희윤기자
입력2025.01.02 15:12
수정2025.01.02 15:56
03분 01초 소요
제주항공 참사 발생이 벌써 닷새째다. 시간은 흐르고 있지만 희생자 179명의 가족과 친지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모든 시민이 참사의 슬픔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민들은 참사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 조금씩 온기를 나눠주고 있다. 비록 희생자들을 먼저 보낸 슬픔은 쉽게 극복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시민들의 온기가 있어 이 혹독한 겨울을 견딜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먼저 간 동료 유지 지킨다" 무료 진료 나선 광주 치과의사들
광주 흑석동 치과의사인 A 원장 부고가 알려진 뒤 동료 의사들이 '무료 진료'에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인 중에는 광주의 한 치과의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사는 평소 지역사회에 온정을 베풀어 주민들은 물론 동료 의사들 사이에서도 귀감이 됐는데, 일부 의사들은 그를 기려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시치과의사회는 1일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인 치과의사 A 원장을 추모해 '무료 진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무료 진료 대상자는 평소 A 원장의 치과를 다니던 환자들이다.
의사회는 고인과 같은 대학교를 졸업했거나 연고가 같은 치과의사들이 미처 진료를 마치지 못한 고인의 교정 환자를 추가 부담 없이 돕기로 했다고 전했다. 평소 고인을 알지 못했던 일부 의사들도 기부 등으로 고인의 헌신을 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조기가 걸려 있다. 김현민 기자
앞서 A 원장의 치과 측은 고인 사망 이후 '여객기 사고로 인한 부고로 진료를 중단한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한 바 있다. 이 안내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추모 글이 이어졌다. 일부 치과의사들은 "해당 치과에서 진료받으시던 분들을 성심껏 진료해드리겠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한편 A 원장은 광주 광산구 흑석동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의사로,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졌다.
"법률적 지원 나서겠다" 함께하는 변호사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가족협의회와 법률 서비스를 지원하는 업무협약(MOU)을 했다. 1일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지역 80여명의 변호사가 참여하는 법률지원단을 꾸리고 시신 수습과 장례 절차, 진상규명, 배상·보상 등의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승객 대부분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행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대합실에서 사상자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법률지원단은 이날부터 유가족에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된 법률지원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피해자가 가족협의회의 사무를 자문·지원하고, 무안공항 탑승동 2층에 상담부스를 설치해 유가족들을 상대로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법률지원단은 법률상담을 원하는 유가족이 단 한 1명이라도 공항에 남아있는 한 현장부스를 유지할 방침이다. 무안공항 현장을 떠난 유가족들을 위해서도 광주, 목포, 순천 등지에서 법률지원단 소속 회원들이 전화와 내방 상담을 병행한다.
또한 SNS와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유가족들에 대한 혐오 표현이나 참사에 관한 허위·왜곡보도로 인해 2차 가해의 위험이 현실이 되는 것으로 보고 왜곡대응팀을 별도로 구성해 관련 사례를 채증, 추후 고소·고발 등 적극적 법률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력 회복하시라" 떡국 대신 전복죽 준비한 흑백 요리사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출연한 안유성 셰프가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진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을 돕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안 셰프는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에게 떡국이 아닌 전복죽을 대접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새해 첫날 떡국도 의미 있겠지만 유가족들은 너무 지쳐있고 힘들어하신다”면서 “음식 하나 목으로 넘기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금이나마 기력을 회복할 수 있게 전복죽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 희생자 대다수가 광주와 전남, 전북 지역 주민이라 안 셰프가 받은 충격도 컸다. 광주 출신으로 대한민국 제16대 조리명장인 안 셰프는 서울의 유명 일식집에서 요리를 배운 뒤 고향으로 돌아와 일식집을 차렸다. 안 셰프는 광주 서구에서 오랫동안 음식점을 운영해 와 참사 희생자들과 직간접적인 인연이 있다고 알려졌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인근 무안스포츠파크에 희생자 애도를 위해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지역 주민들이 조문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그는 “고객이었던 분도 계시고, 방송을 함께하셨던 피디(PD)님도 계시다”며 “한 다리 건너면 이쪽 지역에 계신 분들이랑 다 관계가 있는 분이어서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고 했다.
앞서 안 셰프는 참사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김밥 200인분을 준비해 공항을 찾았다. 한편 안 셰프뿐만 아니라 흑백요리사에 함께 출연했던 다른 요리사들도 유가족들을 돕는 데 동참하고 있다. 안 셰프는 “저희가 음식 봉사하는 소식을 듣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최지형 셰프, 방기수 셰프, 임희원 셰프 등 많은 셰프님들이 지금 내려오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희생자와 가족, 친지들의 아픔을 함께" 현장 달려온 종교인들
30일 무안스포츠파크에 설치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 [사진제공 = 대한불교조계종]
종교계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상처를 감싸 안기 위한 지원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 조계사 대웅전 영단에 희생자 합동 위패를 설치해 방문자들이 분향할 수 있도록 했다. 진우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단 지도부는 전남 무안군에 있는 무안스포츠파크 합동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조계종은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24개 교구본사에도 분향소를 마련해 국가 애도 기간인 1월4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자원봉사단을 파견해 유가족들을 위한 다과 제공과 위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송광종합사회복지관 등 산하 복지기관들도 실질적 지원에 동참하며 온정의 손길을 보태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공항과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 지원에 나섰다. 특히 무안 지역 목회자 40명으로 구성된 연합봉사단은 이른 새벽부터 식음료와 생필품을 제공하며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이 무안공항에 긴급구호캠프를 설치했다. 무안지역 30여개 교회가 협력한 봉사단은 유가족과 봉사자들에게 간편식과 생필품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서울시청 앞 합동분향소를 찾아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신속한 수습이 이뤄지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회는 송구영신 예배에서도 특별기도 시간을 마련하며 지속적 관심을 약속했다.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는 “무안공항 여객기 추락사고로 희생된 모든 분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하느님께서 이들의 영혼을 감싸주시고, 남겨진 가족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이용훈 의장은 "유가족의 충격과 슬픔을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다"면서 전 신자들에게 특별 기도를 당부했다. 천주교는 현장 지원과 함께 영혼의 안식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대한성공회는 다음 달 5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박동신 의장 주교는 "비극적 사고의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은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애도문을 통해 “참사 희생자들의 해탈 천도를 간절히 축원하며 청천벽력 같은 비극으로 큰 충격을 받은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며 마음 깊이 애도한다”며 “원불교는 희생자와 유족들이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나 하루하루 마음의 안정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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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흥미로운 뉴스를 전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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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안녕하세요. 아시아경제 송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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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아시아경제 김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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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문화스포츠부 김희윤 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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