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유럽 생활 /노벨 상은 이렇습니다문화 광장 2024. 12. 10. 12:20잠깐, 웹에서 더 편하게 보시려면 👉 클릭
VOL.38|2024.12.09안녕하세요, 독자님유럽에서 날아온 서른여덟 번째 편지를 개봉해 주셔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여러분,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시나요? 제 마음이 타는 냄새... 여러분, 진담입니다. 여러분께서 뉴스레터를 보고 계신 지금, 저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머물고 있는데요. 바로 내일(12월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일보는 현지시간으로 12월 10일 오후 4시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합니다.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기억하시나요? 어느 정도 확신해 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생시 같은 꿈이 아닌가 하는 기분 좋은 놀라움,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모국어로 읽을 수 있다는 자부심 등 여러 감정을 느끼시지 않았을까, 하고요. 오늘 슬유생에서는 노벨상 시상식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눠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주제, 노벨상입니다.노벨상은 이렇습니다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상이 아닐까 싶은, 노벨상. 다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도 그냥 지나가기는 아쉬우니 짤막하게 소개해 보겠습니다.노벨상은 스웨덴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산을 기금으로, 1901년 제정됐습니다. 알프레드 노벨은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러시아·프랑스·미국 등에서 기초공학 및 화학을 공부했습니다. 1867년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인물로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죠. 생전 막대한 돈을 번 그는 사망 1년 전 재산을 헌납하며 이런 유산을 남깁니다."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학·의학, 평화 분야에서 전년도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매년 상을 수여하라." 알프레드 노벨 사후인 1969년 경제학 분야가 추가되면서 시상 분야는 6개로 늘어났습니다.평화상 시상식(노르웨이 오슬로)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노벨상 시상식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립니다. 어라, 왜 굳이 다른 두 장소에서 열릴까요. 이는 노벨이 유서를 작성하고(1985년) 노벨재단이 설립됐을 때(1900년) 두 국가가 한 나라로 합병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합국가 체제는 1905년 끝났지만 노벨 관련 기구들은 그 상태로 유지를 한 거죠.
우리 모두의 관심, 노벨문학상에 대해서 조금만 더 짚어 볼게요. '과학자'인 알프레드 노벨은 왜 문학을 콕! 집어 상을 만들고자 했을까요. 노벨상 홈페이지는 이렇게 소개합니다. "알프레드 노벨은 광범위한 문화적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그가 가진 문학적 관심사는 평생에 걸쳐 이어졌습니다.그의 서재는 다양한 언어로 된, 풍부하고 광범위한 문학 작품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생애의 마지막 몇 년 동안 그는 작가로서 소설 쓰기를 시도했습니다. 문학은 노벨이 유언장에서 언급한 네 번째 분야였습니다."노벨문학상에 대한 간단한 통계도 한번 살펴볼게요.노벨문학상은 현재까지 117번 수여됐습니다(공동 수상이 있었던 까닭에 인원으로는 121명). 1914, 1918, 1935, 1940, 1941, 1941, 1943년 등 7번은 수여되지 않았어요. 여성 수상자는 지금껏 18명 배출됐습니다. 노벨문학상 최연소 수상자는 41세, 최고령 수상자는 87세입니다.진땀 뺀 시상식 티켓 확보!앞서 잠시 말씀드렸지만, 한국일보는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는 티켓 한 장을 확보했습니다. 무어라 묘사해야 할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 중요한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니, 기자 개인으로서도 참 영광입니다. 그런데 이 시상식 티켓, 손에 넣기까지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의 작가가 상을 받았다고 해서 한국 취재진 모두에게 개방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많은 한국의 언론사들은 시상식 및 연회 티켓을 확보하고자 진땀을 흘렸습니다. 정확히 말씀을 드리면, 진땀을 흘리는 것과 티켓을 확보하는 것 사이에는 별다른 연관이 없습니다. 행사 참석 신청을 한 언론사를 대상으로 노벨재단이 자체 평가를 거쳐 누구를 들여보낼지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사실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공을 들였는가 같은 일종의 무용담(?)을 공유할 수 있다면 흥미로운 슬유생이 되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노력을 투입할 공간이 없었습니다. 신청 뒤 '비나이다, 비나이다' 기도하는 것밖에는요. 그렇지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 자체로 역사이기에 한국일보가 참석하게 되었다는 것을 독자님들께 소개하는 것 또한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 티켓을 확보하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말씀드립니다.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인 10월 21일 한국일보는 노벨상 시상식 및 연회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메일(아래 사진)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노벨상 시상식 및 연회에 대한 참가 신청은 잘 됐다. 그러나 신청을 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자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검토 후 11월 15일까지 연락을 주겠다." 시상식에 참가하는 것은 무료이며, 연회에 참가하는 건 3,600스웨덴크로나를 내야 한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3,600크로나, 약 45만 원 정도입니다.우리가 누구입니까, '성격 급한' 한국인이죠. '11월 15일까지 연락을 준다고 했으니 혹시 그 전에 답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하루에 한 번씩 메일함을 확인하며 20여 일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대체 어떤 기준으로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도 찾아봤지만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뚜렷한 기준을 노벨재단 측에서 공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당해 노벨상 수상자 출신 국가에 많은 좌석을 할당한다고 전해집니다.약속된 날짜, 11월 15일이 됐지만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시상식 또는 연회 중 하나의 이벤트에서 당신의 언론사를 위해 한 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확답은 다음주 초에 다시 주겠다."
그리고 사흘이 더 흐른 11월 18일, 드디어 답(위 사진)을 받았습니다. "당신은 노벨상 시상식에 대한 인증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취재진이 지켜야 할 수칙 등을 명시한 서약서(아래 사진)에 사인을 해야 했어요. '취재진은 시상식 중 컴퓨터나 휴대폰 등을 보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취재진은 시상식 중 영상 또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으면 3만 크로나(약 380만 원)를 노벨재단 측에 내야 하고, 내년 행사에도 참가할 수 없다.'이런 과정을 거쳐 한국일보는 시상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을 현지에서 취재할 수 있게 됐는데요. 내일 시상식에서도 최대한 많은 것을 담아 독자님들께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끝으로 슬유생을 마치고자 합니다.아, 오늘은 <뉴스, 유럽>도 노벨상 특집으로 준비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수상 이후 한국일보가 꾹꾹 공 들여 쓴 노벨상에 대한 기사들 중에서도 해외와 관련한 기사들로 채워 보았어요.
"한강의 장편소설은 한마디로 현대적 세계관에 대한 도전이다. 그것은 사라진 듯했던 신, 영, 귀, 마를 불러들이는 일, 즉 세계의 재마법화(re-enchantment)에 관여하고 있다." 황종연 문학평론가·동국대 국어국문 문예창작학부 교수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를 전합니다.지난달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2007년 출간)'가 가장 먼저 현지 문자로 소개된 나라는 어디일까요. 정답은 베트남입니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한 '숨은 공신'인 베트남어 번역가 황하이번(46)을 허경주 하노이 특파원이 직접 만났습니다.한강의 문학이 세계의 독자들에게 도달할 수 있었던 데서 번역의 힘을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한강의 소설을 번역한 최경란(61·프랑스어)과 사이토 마리코(64·일본어), 윤선미(59·스페인어)가 말하는 한강 작품, 문화부 전혼잎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관련 기사: "울면서 한강 소설 번역했다"... 노벨문학상 조력자, 번역가들이 말하는 한강의 세계 [인터뷰]오늘도 독자님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의견과 함께 슬유생을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이번 주도 무탈하고 풍족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특정 누군가에게 도움주고 싶음 직접 연락하고 직접 도움의 손길 구체적인 설명해주고 내밀어주면 되어요. 개인적으로 지중해에서 지내는거 해보고 싶었어요. 하루하루 몸이 가벼워지는데 거기가서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요? 기약이 없어요. 내 건강을 내가 돌보고 자신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어야하는지 평범한 삶조차 허락되질 못하는가요? ㅜㅠ 거기서는 디지털노마드 가능하면 좋겠죠? 혹 떼려다 더 큰 혹이 붙는 건 아닐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고요.국내 최상위권 유투버, 블로거, 해외 디지털 전문가 대동해 이슈화시키다 이제는 특파원까지 직접 전화해 심각성 대화하고 친구 몇 명 데리고 가 실제 도움 주면 될 일을 이상하다는 생각 안드나요? 그만 같이 휘둘렸음 해요. 포루투갈어나 스페인어를 중년에 배울수 있는것도 쉽지 않지만 해외 비자가 허락될 수 없는 처지니 해외 디지털 크리에이터까지 대동, 왕따시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언론 매체가 같이 움직이면 그 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생각을 좀 해보세요.누군가에게는 죽음이겠죠. 차라리 절실히 필요한 분을 데리고 직접 방문해 어떻게 하자고 얘기를 해주는 게 개인적으로 도움됩니다. 평생 그렇게 안 살아본 사람들은 상상이 안되는 부분이라 일부러 뭔가를 숨기거나 왕따시키는거 아니라면 그렇게 어렵게 가지 않죠. 도움 주시고 싶으심 당장이라도 연락을 주세요. 친구해 주시던가 방문도 반깁니다. 전화 통화로 실제 얘기 하기도 힘들고 제 자식들도 안부 전화도 쉽사리 못하고 참고 살아요. 지중해 가족들 같이 갈 수 있음 좋겠어요.→ 아마도, 지중해에 관련한(또는 해외에서 사는 것에 대한) 관심과 걱정을 동시에 하고 계신 것 아닐까, 라고 추측을 해봅니다. 사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들이 너무 많죠 우리 주위에는. 부디 내년에는 무탈하거나 아니면 조금 더 수월한 나날을 독자님들 모두 누리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유럽의 자기 성별 결정권은 '인간 유전자의 게놈 지도'가 나오고, '클라인펠트증후군'이 알려지고, 신생아 열 명 중 한명은 태어난다는 게 밝혀졌고, 진화론적으로도 아주 흔할 수 밖에 없기에 10살 이상은 살아보고, 본인이 스스로 결정하게 했지요. 여튼 열리신 분 같아서 특별한 것은 없고 그대로 해주시면 좋을 듯하네요.→ 닫히지 않도록(?)ㅎㅎ 독자님들께서 늘 좋은 의견 보태주셔요!💬 유럽은 겨울이면 해가 짧아진다고 하잖아요. 정말 그런가요? 그럼 유럽 사람들은 일찍 퇴근해요? 밤이 길어지면 밤 문화(?)도 발달했나요? 유럽 사람들의 겨울 밤 문화가 궁금해여! 대체 뭐하면서 춥고 어두운 긴 밤을 지내는지... 해 못 보면 우울한데 자살률도 높아지나요?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가별,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베를린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네, 해가 짧습니다. 4시 정도면 어둑어둑해지곤 해요. 그래서 각자에게 맞는 겨울 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자살률은 밤의 길이와 비례하지 않는 듯한데, 직접 보실 수 있도록 링크를 공유드려요!💬 아무렇지 않게 쓴 글이 특정 누군가에게는 협박으로 들릴 수도 있어요. 전체 알지 못하는 부분을 같은 입장에 처했다면 님은 뭘 할 수 있을까요? 다 안다고 자신하는것 누군가에겐 실례가 될 수도 있어요. 37번째라는데 전 처음 읽게 되었고 뭘 어쩌라는지 잘 모르겠네요.→ 말, 글... 늘 조심해야 함을 느낍니다! 모쪼록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 정보 많이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 읽어주심에 늘 감사드려요! :D💬 슬유생 너무 유익하고 알차서 좋아요! 이걸 책으로 볼 순 없나요~~?? 먼나라이웃나라처럼요! 곁에 두고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어요~~~!→ 감히 먼나라 이웃나라를. ㅎㅎ 칭찬에 기분 좋은 연말입니다 :)
'문화 광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벨상 받고 환하게 웃은 한강, K문학 전세계에 '금실'로 연결 (3) 2024.12.11 "'소년이 온다' 읽고 계엄 집회에 나갔다"... 한강 소설 처음 읽은 독자 10인 (6) 2024.12.10 당신의 혀끝에서 그 맛이 느껴질 때 벌어지는 일 [물리학자 김상욱의 ‘격물치지’] (7) 2024.11.24 한강의 목사 삼촌 "조카 소설, 타락의 극치"…공개 편지 (3) 2024.11.15 제대로 물들 시간이 없었어요 (7) 202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