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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 천재' 스위프트, 대중 보복소비 심리 꿰뚫어"
    지금 이곳에선 2024. 11. 24. 10:49

    "'마케팅 천재' 스위프트, 대중 보복소비 심리 꿰뚫어"

    [WEEKLY BIZ] '제국의 설계자' 저자 우드 "팬과 교감은 '감정 경제학'의 모범"

    홍준기 기자

    입력 2024.11.07. 17:05업데이트 2024.11.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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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팝스터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달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시저스 수퍼돔에서 '디 에라스 투어' 공연을 펼치는 모습./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녀가 코로나 끝나자마자 세계 각지를 돌며 대규모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세요. 공연에 대한 팬들의 목마름, ‘보복 소비’ 심리를 정확하게 자극한 겁니다.”

    홍보·마케팅 전문 기업 로토스나일에 몸담고 있는 크리스토퍼 마이클 우드 디렉터는 최근 WEEKLY BIZ 인터뷰에서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색다른 관점으로 평가했다.

    지난해부터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 경제학)’란 용어를 만들어 낼 만큼 핫한 그녀를 ‘마케팅의 귀재’로 바라보고 해부한 것이다. 최근 ‘제국의 설계자(영어판 제목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전하는 비즈니스 교훈)’란 제목의 책을 펴낸 그는 “지난해 미국 내에서 스위프트 공연을 찾은 팬들은 1인당 1327.7달러(약 185만원)를 썼다”며 “돈을 쓰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잘 읽어낸 비즈니스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김의균

     

    ◇보복 소비 공략한 영민한 사업가

    -스위프트의 사업적 면모가 잘 드러난 지점은.

    “스위프트가 올해 말 끝나는 ‘디 에라스(The Eras) 투어’에서 버는 총수입은 2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스위프트의 6번째 콘서트 투어인 에라스 투어는 콘서트가 열리는 전 세계 도시 곳곳에서 엄청난 경제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스위프트노믹스란 말까지 만들어냈다.

    이는 스위프트가 코로나 사태 직후 대규모 월드투어를 기획하며 사람들의 보복 심리를 잘 건드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2020년 코로나가 번진 뒤 대규모 공연 개최가 멈춰있다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에라스 투어는 문화 생활에 돈 쓰고 싶은 사람의 욕구에 불을 붙였다.”

    -스위프트는 ‘전략적 포지셔닝’에도 능숙하다는데.

    그렇다. 스위프트는 시대적 상황과 자신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잘 반영한 음악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코로나 사태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은 2020년 스위프트가 발표한 정규 앨범인 ‘포크로어’와 ‘에버모어’를 통해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그는 저서에서 팬데믹 때 나온 스위프트의 두 음반을 두고 ‘추운 방에 놓인 포근한 담요 같았다’고 썼다).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할 때에도 ‘소비자의 욕구’를 잘 반영한 셈이다. 앨범·공연 도시별 맞춤형 굿즈를 제작한 것 역시 사업가로서 스위프트의 영민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스위프트의 ‘진심 전략’이란.

    “스위프트는 설득의 심리학’을 쓴 로버트 치알디니 애리조나주립대 교수가 주창한 ‘호감의 원칙’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업가다. 감사 표시와 칭찬, 성과 공유는 스위프트에 대한 직원들의 호감을 키웠고, 더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스위프트는 지난해 7월 자신의 공연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5500만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했고,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 편지를 전달했다. 스위프트는 대행사를 쓰지 않고 본인이 소유한 기획사인 ‘13매니지먼트’를 통해 공연을 준비하고 진행한다. 직원들이 진정으로 스위프트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자기의 삶 담아낸 문학가

    -스위프트의 음악이 큰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인가.

    “스위프트가 만든 것은 음표로 구성된 노래가 아니라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적 언어’였기 때문이다. 스위프트는 음악을 통해 개인적인 경험을 보편적인 주제로 승화해 왔다. 예를 들어, ‘유 빌롱 위드 미(You belong with me)’에 고등학생 시절 짝사랑 경험을 담아냈고, ‘소 롱, 런던(So long, London)’은 영국 배우 조 앨윈과의 결별을 암시하는 노래다. 지난해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 미주리대 등이 스위프트의 작품을 주제로 한 문학 강의를 개설하기도 했다.”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과 ‘싸움’을 벌이기도 했는데.

    “스위프트는 가수들이 자신의 음악에 대한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음악 시장의 거물들과 직접 싸웠다. 2014년에는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음악을 뺐다.

    이듬해인 2015년 애플이 애플뮤직 무료 체험 기간에 가수들에게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자, 최신 앨범인 ‘1989′를 애플뮤직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공개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애플이 무료 체험 기간에도 가수들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꿨다. 예술가로서 비즈니스의 핵심 자산이 자신의 음악이라는 점을 정확히 이해했다고 볼 수 있으며, 뛰어난 ‘협상가’로서의 면모도 보여준 것이다.”

    ◇팬덤이란 고객 중심 비즈니스

    -스위프트는 팬들과 적극 소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위프트는 팬들이 자신의 성공을 견인하는 소비자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소셜미디어 활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에도 이미 마이스페이스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팬들과 소통했다. 팬들의 소셜미디어 댓글에 직접 응답하고, 팬들의 피드백을 음악에 반영하기도 했다.

    진정성 있는 교류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감정경제학적 접근’의 우수 사례라 할 수 있다. 스위프트는 앨범 발매 전 팬들을 초대해 ‘비밀 세션(Secret Sessions)’을 열기도 했다. 스위프트가 구운 쿠키를 나눠 먹으며 신곡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마치 팬들을 스위프트라는 기업 이사회의 일원인 것처럼 대우하면서 ‘충성도’를 강화하는 전략인 셈이다.”

    최근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사업가로서의 역량을 분석한 책을 내놓은 크리스토퍼 마이클 우드 로토스나일 디렉터/로토스나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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