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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진비 비싸서", "연차 쓰기 싫어서"…아파도 참는 샤이 코로나
    지금 이곳에선 2024. 8. 19. 19:09

    "검진비 비싸서", "연차 쓰기 싫어서"…아파도 참는 샤이 코로나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VIEW 5,859

    2024.08.19 15:32

     

     


    코로나19 입원환자수 통계/그래픽=윤선정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샤이(shy) 코로나'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싼 검진 비용과 개별 연차 소진 등 부담으로 확진을 회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의료계는 호흡기 질환 환자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일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수는 8월2주차 기준 1357명으로 잠정집계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4주 동안 입원환자 수는 7월 3주차 226명, 7월 4주차 472명, 8월 1주차 869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질병청은 지난 2년간 유행 추세를 고려했을 때 이달 말까지 환자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봤다. 또 코로나19가 지난해 8월부터 제4급 감염병으로 전환되면서 표본감시를 하고 있어 경미한 증상의 확진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확진 자체를 피하려는 '샤이코로나'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코로나19 진단비를 환자가 온전히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PCR 검사는 최대 8만원, 신속항원검사도 최대 5만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또 확진을 받아도 예전처럼 격리가 의무화되지 않아서 굳이 검사를 받지 않겠다는 반응도 많아졌다.
    이달 초 확진 판정을 받은 직장인 장모씨(28)는 "코로나19인 줄 모르고 감기 증상이 있어 병원에 갔는데 검사 비용에 진료비까지 4만원가량 나왔다"며 "예전에 무료로 검사받았던 걸 생각해서 '검사를 받으라'는 의사의 말에 따랐는데 계산할 때 가격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감기를 앓았던 직장인 김모씨(33)도 "코로나19인 것 같았지만 굳이 병원을 가진 않았다"며 "주변에 지인들이 8만원을 주고 확진 검사를 받았다고 하길래 코로나19에 걸려도 마스크만 잘 끼고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 먹으면서 버텼다"고 했다. 이어 "확진이 돼도 일주일 격리가 의무였던 예전과 달리 개인 연차를 소진해서 쉬어야 하기 때문에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감기약, 해열제 판매량 급증…'샤이코로나' 증가 우려/그래픽=윤선정
    샤이코로나 환자 수는 최근 급증한 감기약, 해열진통제 판매액을 통해 추정해볼 수 있다. 약국 현장 데이터 분석 서비스 '케어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4~10일 기침·감기약 판매액은 1억7660만원으로 한달 전 1억1161만원 대비 5000만원(59%)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해열진통제 판매액도 1억794만원가량으로 한달전 7148만원 대비 3000만원(51%)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도 호흡기 증상 등 감기 환자 중 코로나19 확진자의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기 환자 검체를 채취해 바이러스 분석 검사를 하면 5주 전엔 7%, 지난주엔 25%였는데 지금은 절반 이상이 코로나19"라며 "절반 이상이 넘었지만 앞으로 코로나19 비율이 더 높게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진단키트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케어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1일~17일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약국 판매량은 1만7748개로 지난 7월21~27일 2223개 대비 약 700% 늘어났다. 의료계는 늘어난 키트 사용량만큼이나 코로나19가 의심되는 환자도 급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도 격리 등을 권고만 하고 있지 개인이나 회사 차원에서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검진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방안은 힘들겠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검사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찾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차원의 대응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의 변화도 강조됐다. 엄 교수는 "앞으로 대한민국 사회가 본인이 아프면 쉴 수 있고 쉬어도 불이익받지 않는 문화로 바뀌어야 감염병 대응도 유리해질 것"이라며 "단순히 개인의 건강을 떠나 여러 질병 유행에도 '아플 땐 쉬어야 한다'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홍정익 질병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이날 열린 정례 백브리핑에서 "6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되는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14만 명분을 추가 공급해 이달 말까지 26만 명분을 계획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홍 국장은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약 6만 명분의 치료제가 도입돼서 배포가 진행되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약 14만 명분이 들어와서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 대한 대응책은 아직 따로 마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홍 국장은 "이번에는 추석 연휴도 길고 해서 대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현재 환자 발생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며 "이달 말까지는 환자가 계속 증가할 거라는 예측은 하고 있지만 추석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검사를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검사가 꼭 필요한 분들은 건강보험지원을 통해 검사비 부담을 낮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외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증가 중이지만 현행 위기단계 체계 내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유행 동향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면서 치료제 수급, 진료 등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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