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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재확산은 단 ‘한 개’의 이것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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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재확산은 단 ‘한 개’의 이것 때문

    곽노필의 미래창

    지난해 발생한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 변이

    항체 회피력 키워…증상 악화 증거는 없어

    올해 들어 추가 변이로 전파력 더 강해져

    기자곽노필

    수정 2024-08-14 07:15등록 2024-08-13 09:30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빠르게 확산되는 데는 지난해 일어난 단 하나의 아미노산 변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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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 세계적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변이 KP.2와 KP.3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보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6월 말부터 입원 환자수가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8월 첫째 주엔 감염자가 860명을 넘어 올해 정점이었던 2월 수준에 가까워졌다.

    당국은 최소한 이달 말까지는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를 보면 세계적으론 7월 들어 28일까지 발생한 감염자가 19만4330명이다. 이전 28일에 비해 감염자가 3만8853명이 늘었다.

    그런데 코로나19 감염자의 급속한 확산에는 KP.2 및 KP.3 변이의 상위 계통인 JN.1 변이에서 일어난 단 하나의 아미노산 변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면역학’에 발표됐다. 이 단순한 변화가 바이러스의 항체 회피 능력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돌기처럼 솟아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돌기 단백질)을 이용해 사람 세포 표면의 수용체 단백질 ACE2에 달라붙은 뒤 입구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 단백질에 일어나는 변이에 따라 세포 결합력에 큰 차이가 난다. 최초의 변이체 알파(B117)에선 23개, 2021년 11월 우려변이로 지정된 오미크론에선 50개 이상의 변이가 일어났다.

    JN.1은 세계적인 대유행(팬데믹) 단계 후반기에 출현한 변종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다. JN.1은 조상인 BA.2.86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영역(RBD)에서 하나의 아미노산이 치환(L455S)된 것이다. L455S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455번째 아미노산이 류신(L)에서 세린(S)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127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져 있다.

    긴 아미노산 류신이 짧은 아미노산 세린으로

    JN.1 변이가 보건 당국에 처음 보고된 것은 2023년 8월이었다. 이후 이 변이는 급속히 확산돼 올해 1월 말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확인된 감염자의 88%, 85%, 77%를 차지했다.

    이전 변이체인 BA.2.86이 전 세계 감염의 5% 이상을 넘어선 적이 없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반전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떻게 해서 이렇게 엄청나게 커진 전파력을 갖게 됐을까?

    이탈리아 토스카나생명과학재단과 시에나대 공동연구진은 강화된 전파력의 비밀을 캐기 위해 메신저RNA 백신을 2~3회 접종하고 이전 변이에 감염됐던 적이 있는 14명의 혈액을 채취해 899가지 유형의 항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연구진은 항체를 BA.2.86 변이 바이러스와 함께 원숭이 세포가 담긴 접시에 넣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899개 항체 중 BA.2.86의 세포 감염을 차단하는 데 성공한 것은 66개였으나 JN.1 변이의 감염을 차단한 것은 23개로 훨씬 적었다.

    연구진은 이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JN.1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455번째 긴 아미노산 류신이 짧은 아미노산 세린으로 바뀌면서 항체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차단하는 능력이 크게 약해진 것을 발견했다. JN.1 감염을 예방한 항체는 혈액 기증자 14명 중 5명에게서 나왔다.

    슈퍼 면역력을 갖고 있는 이들은 그동안 메신저RNA 백신을 세 번 접종했으며,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첫 번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한차례 감염된 뒤 오미크론 변이에 다시 한번 감염된 경험이 있다. 연구진은 이때 생긴 항체들은 돌연변이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도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감염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세계적 확산세 당분간 계속될 듯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단일 돌연변이가 JN.1이 중화 항체를 회피하는 데 중요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이전 변이보다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우세종인 KP.2 및 KP.3 변이는 JN.1에서 2개의 아미노산 변이가 더 추가된 하위 계통이다.

    연구진은 이 변이로 인해 바이러의 면역 회피와 증식 능력은 더 강해졌으나 증상은 비슷하다고 밝혔다. KP.2에는 각각 R346T 변이가, KP.3에는 Q493E 변이가 추가됐다. R346T는 346번째 아미노산이 아르기닌(R)에서 트레오닌(T)으로, Q493E는 493번째 아미노산이 글루타민(Q)에서 글루탐산(E)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7월 현재 이 변이는 새로 분석된 바이러스의 약 20%를 차지하지만 감염과 백신에서 유래한 면역을 모두 회피하는 능력을 고려할 때 전 세계적 확산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의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KP.3다. 한국에선 점유율이 거의 절반에 이른다.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는 KP.3를 모니터링변이로 감시 중이며 지금까지 면역 회피 능력의 소폭 증가는 확인되나, 전파력이나 중증도가 증가했다는 보고는 없는 상황”이라며 “유럽에서도 KP.3 변이가 최근 유행의 원인 중 하나로 판단되지만 중증도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문 정보

    DOI: 10.1126/sciimmunol.adp9279

    SARS-CoV-2 JN.1 variant evasion of IGHV3-53/3-66 B cell germlines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1534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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